2022.02.22 2693명이 봤어요
충남교육청연구소 교육연구사 박진근
1. 개요
아직 논술 전형은 사라지지 않았다. 2018 대입 제도 개편안(2018.8.17.) 중 ‘[과제10] 지필평가 개선’에서 ‘사교육 유발이 우려되는 논술 전형은 단계적으로 폐지 유도(국정 과제)’라고 언급된 이후, 논술 전형은 꾸준히 선발 인원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2023학년도 대입전형 기준 36개의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총 11,016명을 선발하고 있고, 다른 전형에 비해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2022학년도부터 적성고사 폐지에 따라 가천대, 고려대(세종), 수원대가 2022학년도부터 논술 전형을 신설하였고, 홍익대(세종)도 2023학년도부터 신설하였다. 그리고 서경대는 SKU논술 우수자 전형(교과 60%+논술 40%)을 실시하여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논술을 실시하고도 한다. 그래서 아직은 논술 전형도 하나의 경쟁력 있는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논술 전형은 고등학교 1,2학년 교과 성적을 잘 받지 못했거나, 정시 수능 위주 전형만 준비하겠다고 수시에 딱히 관심을 갖지 않았던 학생들한테는 한줄기 빛과 같은 전형이다. 왜냐면 교과 성적이 일부 반영 된다고는 하나, 실질 반영률이 작은 편이고, 다른 전형에 비해 지원 자격이 다소 느슨하기 때문이다.
2. 자연 계열 논술고사
이 칼럼에서는 자연 논술 중에서 수리 논술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기로 하자.
2023학년도 논술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36개 중 인문 계열만 모집하는 경기대학교를 제외하고 35개 대학에서 자연 계열로 모집한다. 아래의 [표]와 같이 35개 대학 중 서울여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의 자연 계열 논술에는 수리 논술을 치르고 있다. 자연 계열 논술고사를 유형별로 살펴본다면 수리 논술만 출제되는 대학이 가장 많다. 따라서 자연 계열 논술고사에서는 수학의 문제 해결력과 추론 능력이 상당히 요구된다.
[ 자연 계열 논술고사 대학별 유형 분류 ]
[표] 출처 : 2023 대입정보119
3. 수리논술의 특징
수리 논술은 수학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이를 서술하거나, 어떤 명제나 정리를 증명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즉, 수리 논술은 구체적인 정답 뿐만 아니라 풀이 과정 또한 중요한 시험이라 말할 수 있다. 일반화된 어떤 명제를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문제, 구체적인 값을 구하는 과정을 묻는 문제의 예로는 다음과 같다.
[ 2020학년도 동국대학교 수리 논술 기출문제 ]
[ 2021학년도 성균관대학교 수리 논술 기출문제 ]
[표] 출처 : 동국대학교 논술가이드북, 성균관대학교 자연논술 기출문제
그리고 수학 출제 범위는 고등학교 2015 개정교육과정 보통교과의 과목으로서 대학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논술고사는 선행학습을 유발하지 않게 고교과정 내에서만 출제해야 한다. 그래서 논술고사를 치른 후, 대학은 선행학습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작성하여 논술고사의 모든 제시문과 문제가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만 출제되었는지 과목별 성취기준에 의거하여 공개하고 있다. 정규내 교육과정은 보통 수학,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기하, 미적분 이렇게 6과목을 의미한다. 이 6과목 중 출제범위는 대학마다 다르다.
수리논술 출제 범위를 과목별로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 대학별 수리논술 출제 범위 ]
[표] 출처 : 2023 대입정보119
4. 수리논술 대비 전략
그럼 수리논술을 대비하는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 대학별로 출제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자.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의 출제 범위가 수학Ⅰ, 수학Ⅱ 공통으로 하여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택1인 점을 감안할 때, 수리논술의 출제 범위인 위 [표]는 학생들한테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자연 계열 대부분의 학생들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수능에서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확률과 통계를 깊게 공부한 학생은 많지 않다. 또한 정규 교육과정에서 확률과 통계를 이수하지도 않은 학생도 적지 않다. 따라서 수리논술에서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를 모두 출제하는 대학의 경우, 학생들이 수능 공부와 병행하며, 수리논술을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대학별 수리논술 출제 범위가 상이한 만큼 지원을 희망하는 대학의 논술 출제 범위를 사전에 확인하여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자세한 풀이를 쓰는 습관을 갖자. 학교생활을 하며 수리논술을 대비하는 시간을 별도로 할애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3학년이 되어 수능 대비까지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 시간 내기가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평소 수학 공부에서 수리논술을 위한 역량을 기르는 방법으로 수능 문제, 내신 대비 문제의 풀이를 자세하게 쓰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 수능이나 지필평가를 공부할 때에는 풀이보다는 정답을 구하는 데만 더 집중하게 된다. 풀이를 써 보는 습관이 길들여지지 않은 학생들은 실제 논술고사에서 정답을 맞췄더라도 과정의 지나친 비약과 생략으로 감점 받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문제 풀의 과정에서 풀이를 자세하게 쓰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과정에 수학적 논리를 부여하면서 논리성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소 학습을 통해 논술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셋째, 평소 수학을 공부할 때 명제를 증명하는 습관을 갖자. 수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명제의 증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증명 과정을 자세하게 살펴보지 않아도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수학 문제를 푸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다. 증명 과정을 통해 나온 정리나 명제를 적용만 하면 되는 문제가 대다수이기에 보통 증명은 깊게 공부하지 않고, 가볍게 이해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증명은 수학적 논리성을 기를 수 있는 최고 학습 자료이다. 따라서 출제 범위 내 수학 과목의 증명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도 수리논술 풀이 과정에 논리성을 부여하는 역량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넷째, '선행 학습 영향 평가 결과 보고서' 또는 논술 가이드북을 참고하자. 앞서 말한 것처럼 논술고사는 고교 교육 과정을 잘 준수하여 출제 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 다음 연도 3월 말까지 대학별로 '선행 학습 영향 평가 결과 보고서'를 공개한다. 이를 통해 논술고사 기출문제가 어느 과목의 어떤 성취 기준에 입각해서 출제하였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채점 기준, 예시 답안, 문항 정보 등 기출문제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들어있다. 그리고 대학마다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논술을 대비할 수 있게 논술 가이드북을 제작하여 탑재하는 경우도 있다. 논술전형의 특징이나 현장 교사들이 말하는 논술 대비 전략, 논술 전형 과년도 평균 점수 등을 제공하여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논술전형을 준비할 수 있게 대학들은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선행 학습 영향 평가 결과 보고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출문제가 최고의 예상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당해 연도 모의논술 문제를 꼭 풀어보자. 논술고사 치르기 전 대부분의 대학들은 모의논술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모의논술은 당해 연도 출제 패턴을 알려주는 가장 좋은 시험이므로 모의논술은 꼭 풀어야 한다. 단 유의할 사항은 모의논술이 쉽다고 해서 반드시 논술고사 문제까지 같은 난이도일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모의논술은 난이도가 아닌 문제 유형을 제시하는 시험이라는 점은 잊지 말자.
여섯째, 타대학 기출문제도 참고하자. 대학별 논술고사 유형이 같고 출제 범위가 같다면 타대학의 기출문제도 풀어볼 것을 추천한다. 논술문제를 출제하는 교수들이 자연 계열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고교 과정의 수학 내용은 비슷하다. 따라서 타 대학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논술 대비에 의미가 있다. 특히 당해 연도에 먼저 치른 대학의 기출문제가 어디에서 출제되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논술고사를 대비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출문제를 다룰 때 유의할 점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2023학년도 대입 기준 교육과정은 2015개정교육과정에 해당된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대입기준으로는 2021학년도부터 해당되므로, 2009개정교육과정에 해당하는 2020학년도와 그 이전 기출문제를 다룰 때에는 교육과정 범위를 꼭 확인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09개정교육과정에서는 공간벡터, 공간에서의 직선과 평면의 방정식이 ‘기하와 벡터’ 과목에 있는 내용이었고, 모비율의 추정, 자연수의 분할, 집합의 분할은 ‘확률과 통계’ 과목에 있는 내용이었다. 즉, 그 당시 기준으로는 정규내 교육과정이었다. 하지만, 2015개정교육과정에 들어서 위와 같은 내용은 정규 내 과정에서 제외되었으므로, 이를 확인하여 기출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이 외에도 2009개정교육과정 대비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수학 교과목의 달라진 내용을 확인해서 대학별 맞춤형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권장한다.
5. 마무리
혹시 고등학교 1,2학년 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며, 교내활동을 충분히 하지 못했는가? 내신 대비에 익숙하지 않아 정시 수능위주 전형만을 준비하고 있는가? 이런 학생들이 있다면 수시에서 논술전형에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
수리논술은 수학 실력이 가장 중요한 고사이다. 즉, 지필평가나 수능 수학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학생이 문제 풀이를 서술하는 훈련만 충실하게 한다면 수리논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수리논술은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만 출제되므로, 문제를 풀어보지도 않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으며 수능 준비와 논술 준비를 함께 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대학별 출제 범위와 출제 경향, 그리고 출제 유형을 확인하며 자신이 강점이 있는 대학을 선별하여 전략적으로 논술고사에 도전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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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