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자유전공학부에 대해 잘 아시나요?저는 고등학교다닐 때는 자유전공이라는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자세히는 잘 몰랐습니다. 저는 논술 전형을 준비했었는데 저희 학교의 경우에는 논술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학과가 1유형인 ST자유전공학부밖에 없었고 지원할 당시에는 아무생각없이 학교만 보고 지원해서 자유전공에 대해 알아볼 생각이 없었어요. 합격하고 오티에서 해주는 설명을 듣고 성적이랑 인원 제한없이 왠만한 학과를 고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했습니다.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그게 자유전공학부의 장점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정시든 수시든 학과를 정해서 들어온 친구들과 다르게, 저는 1학년 동안 여러 전공을 경험해보고 2학년 진입 시 원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한 학기를 겪어보니, 이 '자유'라는 단어가 생각보다 무거운 책임과 고민을 동반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 주관적인 자유전공학부의 후기를 작성해보겠습니다. 1학기를 시작할 때, 하고 싶었던 학과가 딱히 없었기도 해서 저는 멘토 선배님의 추천으로 산업공학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산업공학이라는 분야가 생산성, 효율성, 시스템 최적화를 다루는 학문이라는 설명을 듣고 흥미를 느꼈고, 실제로 산업공학과 전공 수업을 들어봤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물리를 안해도 된다는 점에 혹했었긴 했었어요,,)그런데 자유전공학부 특성상 다양한 학과 설명회나 선배들과의 만남 기회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학과들에도 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전기정보공학과는 작년에 유독 지원자가 몰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전공 커리큘럼도 비교해봤습니다. 또 자유전공학부 사람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친구를 새로 사귈 필요도 크게 없으니 그 점이 끌리기도 했어요.동시에 안전공학과 쪽도 알아보게 되었는데, 안전공학과에는 각 회사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취업이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시기가 제게는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산업공학과에 대한 애정은 분명히 있었지만, 동시에 '더 안정적인 선택지가 있는데 굳이 산업공학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자유전공학부라는 제도가 주는 가장 큰 역설은 바로 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곧 끊임없이 비교하고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일반 학과 학생들은 이미 정해진 전공 안에서 깊이를 더해가는 데 집중할 수 있지만, 저는 매 순간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이 맞나'를 스스로에게 되묻고 있었습니다.산업공학과에 마음이 기울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산업공학이 상대적으로 물리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1학기 수강신청을 할 때 물리 과목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산업공학 쪽으로 갈 거라면 물리보다는 수학이나 통계, 프로그래밍 관련 과목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그런데 전기정보공학과나 다른 공학 계열 학과들을 알아보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 학과들은 대부분 물리 기초 과목을 이수했다는 전제하에 2학년 전공 수업이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1학기에 물리를 듣지 않은 상태에서 2학년에 진입한다면, 계절학기를 통해 따로 물리를 이수하거나, 아니면 다른 학년 친구들과 함께 1학년 과목을 다시 들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이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정말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이미 지나간 학기의 선택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요. 계절학기를 들으면 방학 동안 충분히 쉬지 못하고 추가적인 학습 부담을 져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웠고, 그렇다고 다른 학년 수업을 듣자니 시간표가 꼬이고 동기들과 함께 수업을 듣지 못한다는 점도 걸렸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단순히 '어떤 학과를 갈 것인가'를 넘어서 '내가 1학기에 내린 선택이 앞으로의 학업 스케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인 고민으로 번졌습니다.지금 와서 돌아보면, 이 경험을 통해 제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자유전공학부에서의 1학기 수강신청은 단순한 한 학기의 선택이 아니라, 향후 2년의 학업 설계와 직결되는 중요한 결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처음 입학했을 때는 이런 연쇄적인 영향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후배님들께는 진심으로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관심 학과를 하나로 좁히지 못했더라도, 본인이 고려하고 있는 학과들의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기초 과목이 무엇인지는 반드시 미리 파악하고 수강신청에 반영하시길 바랍니다.학업적인 고민 못지않게 저를 힘들게 했던 건 바로 소속감의 문제였습니다. 자유전공학부는 정원 자체가 일반 학과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입학 동기들이 많다는 것은 얼핏 보면 친구를 사귀기 좋은 환경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일반 학과 친구들은 같은 과 학생회, 새내기 배움터, 과방, 선후배 모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속감을 느끼고 끈끈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매일 같은 강의실에서 같은 과목을 듣고, 같은 진로 고민을 나누면서 동질감을 쌓아가죠. 하지만 자유전공학부는 사람은 많은데 각자 듣는 수업이 다 다릅니다. 어떤 친구는 경영 쪽 과목을 듣고, 어떤 친구는 공학 계열 기초 과목을 듣고, 또 어떤 친구는 인문사회 계열 교양을 듣습니다. 한 학기가 지나도 같은 수업을 두 번 이상 함께 듣는 친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이런 환경 속에서 저는 처음 한두 달 동안 꽤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다른 과 친구들이 과방에 모여서 같이 밥을 먹고 시험 기간에 서로 족보를 공유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어디에도 완전히 속해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유전공학부 자체적으로도 학생회나 모임이 있긴 하지만, 구성원들의 관심사와 목표 학과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일반 학과처럼 끈끈한 결속력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한 학기를 돌아보면, 자유전공학부 1유형 생활은 분명히 쉽지 않았습니다. 학과를 정하지 못해 이리저리 흔들렸던 시간들, 물리를 선택하지 않아서 생긴 계절학기 고민, 그리고 소속감 없이 외로웠던 순간들까지, 입학 전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들의 연속이었습니다.하지만 동시에 이 모든 과정이 저에게 값진 경험이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일반 학과 학생들은 보통 입학과 동시에 전공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전공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그냥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저는 한 학기 동안 직접 여러 학과의 수업을 들어보고, 선배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취업 전망이나 적성까지 다각도로 고민하면서 제 진로를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인기 있어서', '취업이 잘 돼서'라는 이유만으로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전공 수업을 들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자유전공학부 1유형이라는 선택은 분명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한 학기의 경험을 통해 단순히 학과를 선택하는 것을 넘어, 제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더 잘 성장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자유전공학부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자유로움이 주는 무게를 미리 알고 입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막연한 불안감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보와 준비를 갖추고 시작한다면, 저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한 학기를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남은 수험 생활도 응원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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