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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I를 준비한다면 이것부터!

2025.07.07 172명이 봤어요

상산고등학교 김솔지 선생님

 

 

 MMI에 대해 다룬 지난 칼럼(‘MMI가 뭐예요?’)에서는 주로 의예과에서 많이 실시되는 면접 방식인 ‘MMI(Multiple Mini Interview, 다중 미니 면접)’의 개념과 기본적인 성격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MMI를 준비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어떤 자료를 읽으며 대비하면 좋을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MMI에서는 단순한 문제 풀이나 암기적 지식을 묻지 않는다. 각 상황에서의 답변 도출 과정을 인과 관계에 의해 논리적으로 정립할 수 있는지, 각 상황에서 자신의 평소 가치관을 투영하여 윤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 또 자신의 가치관이나 인성이 현실적 맥락과 연결되는지에 대해 다양하고 심층적으로 접근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따라서 이러한 출제 경향에 맞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1. MMI를 준비한다면

 

 MMI를 준비해 보기로 결심한 학생이라면 평소 깊은 성찰을 통해 자신과 사회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 문제, 불평등, 공정, 소외, 편견, 인권, 동물 복지, 능력주의, 경쟁’ 등의 키워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친구들과 다양한 가치 논제로 토론해 보는 것이 좋다. 그 과정에서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서는 지난 기출문제를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시 답안과 출제 의도를 포함한 세부 분석 내용까지 담겨 있어 대학별 고사를 대비할 때 기본이 되는 자료이다. 선배들의 면접 후기를 구할 수 있다면 이를 읽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선배들의 후기는 학교 선생님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각 시도 교육청에서 각 학교로 배포되는 자료를 이용할 수도 있다. 또한,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학생부 종합전형 가이드북’도 유용하다. 학생부 종합전형 가이드북을 정독하면 대학별 면접 진행 방식과 유의 사항, 각종 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자료 확인을 마친 후에는 실전 모의 면접을 실시하면 좋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면접에 임하는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녹화하여 살펴보면서 연습하는 것이 권장된다. MMI에서는 의료인으로서의 기본 인성이나 딜레마 상황 등에 대해서만 묻는 것이 아니라, 의료 상식 및 기본 시사 문제도 다룰 수 있으므로 틈틈이 의학 뉴스나 의학 관련 이슈에도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최근 의학 이슈로는 공공 의대 설립, 원격 의료, 의료 인공 지능, 필수 진료 분야 지원, 건강 보험 보장성 확대, 국가 의료 역량 확충 등이 있겠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 알아보고, 각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두기를 바란다.

 

 의학의 실천 자체가 윤리이며, 바람직한 의사란 도덕적 전문직이어야 하기에 의대가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는 ‘생명 존중, 윤리 원칙 준수, 도덕성, 책임감, 사회에 대한 책무감, 정직, 공감 능력, 소통 능력, 인내심, 희생정신, 윤리 공정성, 리더십, 성실성, 유연성’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비판적 사고능력, 도전 정신, 창의성, 과학에 대한 열정, 언어 능력, 논리적 사고력, 판단력, 명확한 자아 인식, 스트레스 극복 능력, 글로벌 마인드, 국제적 감각, 체력’ 등도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볼 수 있다.

 

 

2. MMI 대비 시 읽을거리

 

 MMI는 의학을 전공하는 데에 필요한 자질, 적성과 인성을 평가하는 면접이다. 그렇기에 의학 계열 종사자에게 요구되는 인성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고, 이를 잘 보여 줄 수 있는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평소 어떤 자료를 읽어 두면 좋을까? ‘MMI가 뭐예요?’라는 제목의 칼럼 말미에 의사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자료 숙독을 권한 바 있다. 그 자료는 ‘의사 윤리 강령’, ‘의료 윤리 4원칙’, ‘한국의 의사상’ 등이었다. 이 가운데 ‘의사 윤리 강령’은 다음과 같다.

 

<자료 1> 의사 윤리 강령 (출처: 한국의사 100년 기념재단)

 

 ‘의사 윤리 강령’은 대한의사협회가 제정, 공포한 것으로 의사가 존경과 신뢰를 받으면서 학문에 기초하여 양심과 전문적 판단에 따라 환자를 진료하며 윤리적인 의료를 펼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톰 비첨(Tom Beauchamp)과 제임스 칠드레스(James Childress)는 “생명 의료 윤리학의 원리들(Principles of Biomedical Ethics)”에서 생명 의료 윤리의 갈등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네 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자료 2> 생명 의료 윤리 원칙 (출처: 생명 의료 윤리학의 원리들)

 

 위의 ‘생명 의료 윤리 원칙’ 가운데 첫 번째로 제시된 ‘자율성 존중의 원칙’은 의사가 의료 행위를 하기 전에 환자의 자율적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의사가 환자를 일방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자신의 일을 결정할 자율권을 지니기에, 그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누구도 그 권리를 침해할 수 없고 환자의 자율적 의사에 따라 진료 행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는 전문적인 의료 정보가 부족하므로 의사는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러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악행 금지의 원칙’은 의사가 환자에게 해악을 입히거나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데에 의술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악행이란 넓게는 명예, 재산, 자유 등의 훼손을 의미하나 의료 분야에서는 신체적 혹은 심리적 훼손을 가리킨다. 한편, 의료 행위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의도치 않은 부정적 결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악행 금지의 원칙을 어느 수준까지 준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이 경우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시행되는 의료 행위는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이중 결과의 원리(Principle of double effects)를 적용하기도 한다. 세 번째로 제시된 ‘선행의 원칙’은 의사는 다른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두 번째 원칙인 ‘악행 금지의 원칙’이 어떤 행위를 하지 말라는 소극적 의미를 가진다면, 선행의 원칙은 해악의 예방과 제거 및 선의 실행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의미를 지니며 흔히 온정적 간섭주의(paternalism)와 연관된다. 온정적 간섭주의란 부모가 자식의 행복을 위해 좋은 것을 권유하듯이, 의사도 환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환자의 건강을 증진하도록 간섭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온정적 간섭주의에 근거를 둔 선행의 원칙은 자율성 존중의 원칙과 상충된다는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의의 원칙’은 모든 의료 자원의 분배는 정의롭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이다. 의료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를 분배할 때는 정의가 요구된다. 전통적으로 분배의 정의는 ‘성과에 따른 분배’, ‘능력에 따른 분배’, ‘노력에 따른 분배’, ‘필요에 따른 분배’라는 네 가지 기준이 고려된다. 이를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어떤 분배의 원칙을 따라야 하는지, 네 가지 분배 기준을 모두 고려한다면 어느 기준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지 등이 결정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대한의사협회가 우리 시대에 맞는 바람직한 의사상(醫師像)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확립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 및 예비 의사들을 위해 제작 및 배포한 ‘한국의 의사상’이다. 의협은 한국 의학교육 평가원이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 연구소를 통해 의협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소책자 형태로 ‘한국의 의사상’을 담아냈다.

 

<자료 3> 한국의 의사상 (출처: 대한의사협회)

 

 의사의 진료 능력의 범주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루던 전통적인 의사상과는 달리, 위의 자료에서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개인적인 계약 관계를 벗어나 의료가 사회적 제도로서 정착함에 따라 의사는 진료 능력과 함께 사회적 차원의 다른 능력도 갖추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오늘날 의사의 역량이란 의료의 본래의 가치 수호와 사회적 실천을 위한 사회적 리더십·소통·관리 그리고 한층 더 강화된 전문 직업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무성도 강조되는 매우 고도의 복합적인 능력의 보유를 의미하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한국의 의사상'은 현재 대한민국의 의사들이 전문 직업인으로서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역량을 ‘환자 진료’, ‘소통과 협력’, ‘사회적 책무성’, ‘전문 직업성’, ‘교육과 연구’라는 다섯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면접장에 가기 전, 이러한 자료들을 살펴보고 체화한다면 의학 계열 종사자에게 요구되는 인성이 무엇일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2025학년도 대입 대비 인적성 면접 분석 자료집(전국진학지도협의회)

생명 의료 윤리학의 원리들(톰 비첨, 제임스 칠드레스)

2014 한국의 의사상(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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