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로스쿨

상산고등학교 김솔지 선생님

1. MMI란?

 다중 미니 면접으로도 부르는 MMI(Multiple Mini Interview)는 주로 의예과에서 많이 실시되는 면접 방식으로, 인적성 면접 형태의 하나다. 2001년 캐나다 맥마스터(McMaster) 의과 대학에서 최초로 설계된 후, 현재 북미, 호주 등 세계 주요 의과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활용되고 있다. 도덕적 판단과 윤리성, 대인 관계 등의 비인지적 특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전통적 면접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개발됐다. 문화적 감성, 정신적 성숙, 팀워크, 공감 능력, 신뢰 구축 및 의사소통 능력 등을 포함한 비인지적 자질을 평가할 수 있도록 짧은 시간 내에 잘 짜인 주제나 시나리오로 각각의 인터뷰 방에서 시행되는 면접 방식이다. 이는 지원자들이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인성 및 가치관을 잘 갖추었는지 다각도로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학 입장에서는 응시자의 능력을 다각도에서 평가할 수 있으며, 면접관이 다른 면접관들의 평가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이며 주도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면접관에게 시간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신뢰할 수 있고 공정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 역시 MMI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응시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면접실에서 실수를 하였더라도 다른 방에서 만회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응시자로서는 면접을 치르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MMI는 여러 개의 면접실을 순서대로 다니며 각각의 면접실에서 요구하는 형태의 면접을 진행한다. 의사로서의 자질과 적성, 인성, 환자와의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평가하고자 특정 상황을 제시한 뒤, 상황이 발생한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거나 제시문에 대한 지원자의 생각을 말하도록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또, 전공 관련 제시문을 통해 전공 수학에 필요한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평가하기도 한다. 정답이 없는 열린 질문으로 구성된 면접 문제가 많고, 면접 시간은 총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세부 진행 방식은 대학마다 다르지만, 보통 핵심 질문 3가지를 2분에 걸쳐 미리 읽고 8분 동안 시험장 안에서 면접관을 만나 면접을 진행하도록 설정하고 있다. 일명 ‘마라톤형 면접’이라고도 불린다.

<그림 1> MMI 진행 방식-인제대 사례 (출처: 인제대 입학처)

2. MMI·인적성 면접 실시 대학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무대인 의예 입시에서 면접 점수는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다. MMI는 수험생의 다면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면접이므로 단순히 아는 것을 대답하는 자세로는 추가 질문이나 가치 충돌 상황에 대해 충분한 답변을 내놓기 어렵다. 평소 탐구하는 자세로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생각하는 훈련, 토론, 발표를 통해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표 1> 2026 의대 면접 유형

 한편, 의학 계열 선발에서 면접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대두되며 수시 모집에서뿐 아니라, 정시 모집에서도 면접을 시행하는 대학이 있다. MMI를 실시하는 대학도 다수 있으며, 인적성 면접과 확인 면접을 묶어 간략한 형태의 MMI를 시행하는 대학도 있다. MMI는 다수의 면접실을 구성하고 지원자가 면접실을 돌며 주어진 상황이나 제시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답하는 과정에서 인성, 상황 판단 능력, 소통 능력, 공감 능력 등 의사로서의 자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건양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 등에서 실시한다. 정시에도 면접을 시행하여 적격성 여부를 ‘P/F(Pass/Fail)’로 판단하거나 성적에 반영하기도 한다.

<표 2> 2026 의대 정시 면접 반영 10개교

 의사들의 윤리의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인적성 평가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기존에 MMI는 의대, 치대, 수의대 등 의약학 계열에 한해 실시되었으나, 2026 입시에서 서울대가 간호대 수시 일반 전형에서 MMI 형태로 실시하기로 했다. 상황·제시문 기반 면접과 서류 기반 면접을 복수의 면접실에서 진행한다. 면접은 30분 내외로 진행되며, 상황 숙지를 위한 답변 준비 시간을 별도로 부여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제시문 기반 면접을 통해 전공 적성과 학업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했으나, 올해는 간호학을 전공하는 데에 필요한 자질과 적성 및 인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3. MMI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MMI에서는 단순한 문제 풀이나 암기 위주의 지식을 묻지 않는다. 각 상황에서의 답변 도출 과정을 인과 관계에 의해 논리적으로 정립할 수 있는지, 각 상황에서 자신의 평소 가치관을 투영하여 윤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 또 자신의 가치관이나 인성이 현실적 맥락과 연결되는지에 대해 다양하고 심층적으로 접근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올해 공개된 서울대 의대 MMI 제시문을 살펴보면 다양한 상황과 형식을 통해 예비 의료인에게 필요한 역량들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도록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서울대는 구체적인 질문은 공개하지 않고 제시문만 공개한다. 아래 제시문을 보면, 치과 대기실 소음이나 기차 내 소란 상황 등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갈등 상황을 제시하여, 지원자가 다양한 이해 당사자의 입장을 헤아리고 공감하며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서울대는 2025 입시에서 MMI를 통해 사회적 이슈 및 정책에 대한 이해나 과학적 소양 및 자료 해석 능력, 인문학적 성찰과 가치관, 대인 관계 및 소통 방식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자료 1> 2025학년도 서울대 의과대학 적성·인성 면접 제시문 [1], [9](출처: 서울대 입학처)

 서울대는 그림 제시문도 활용한다. 2025 입시에서는 서로 다른 두 그림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가)는 자크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이며, (나)는 앙투안장 그로의 ‘자파의 페스트 환자를 위문하는 나폴레옹’이다. 면접에 참여한 학생들의 복기에 의하면 각 그림의 차이점과 그림의 상황에 대해 말해 보도록 하고, 만일 이 그림들이 각색된 것이라면 각색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지, 나폴레옹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각색을 원한다면 어떤 경우에 각색이 허용되는 것일지, 본인이 이와 같이 후대에 기록해 남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 제시되었다고 한다. 나폴레옹 기록화를 두 점 제시하고 기록의 의의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수험생의 논리적·비판적 사고력을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자료 2> 2025학년도 서울대 의과대학 적성·인성 면접 제시문 [3](출처: 서울대 입학처)

 이러한 MMI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 깊은 성찰을 통해 자신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확장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와 차별, 불평등, 소외와 편견, 인권, 동물 복지 등 다양한 논제로 친구들과 토론을 벌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는 지난해 기출 문제는 물론, 예시 답안과 세부 내용 분석까지 담겨 있기에 MMI를 준비할 때 기본이 된다. 또한, 선배들의 면접 후기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대학별로 공개하는 면접의 진행 방식과 유의 사항 등이 정리되어 있기에 학종 가이드북을 정독하는 것도 추천한다. 자료 확인을 마쳤다면 실전 모의 면접을 실시한 뒤,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 살펴보고 선생님의 피드백을 받으며 훈련하는 것이 좋다. 또, 틈틈이 의학 관련 뉴스나 의료 관련 이슈에 관심을 가지며 의료 윤리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한편, ‘생활과 윤리’ 교과를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교과서를 정독해 볼 것을 추천한다. 특히 ‘생명 윤리’ 부분에 다양한 읽기 자료와 토론할 만한 주제가 수록되어 있기에 해당 부분을 꼼꼼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의사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의사 윤리 강령, 의료 윤리 4원칙, 한국의 의사상’ 등의 자료를 숙독하는 것도 권장된다.

참고 자료

대학별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 (각 대학 입학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6학년도 대입정보 119 (대교협)

2025학년도 대입 대비 인적성 면접 분석 자료집 (전국진학지도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