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7 12명이 봤어요
서울세종고등학교 최희원 선생님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학생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다. 이에 학생부종합전형은 정량화된 성적이 담지 못한 학생의 학업동기, 학업에 대한 의지와 노력, 자기 주도적인 활동과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결국 학생의 활동 결과만이 아니라 활동의 동기와 과정까지 종합해서 평가하는 전형이다.
이러한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를 위해 특히, 자연계열의 경우 진로와 교과를 어떻게 연계하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자연계열은 과학 교과에서 진로와의 연계성이 비교적 잘 드러난다.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부터 성취도, 과목별 세부 특기사항까지 학생들의 관심과 역량, 그리고 희망 진로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수업 시간을 충실히 활용하여, 어떤 수업의 형태이든지 사고력, 탐구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에 대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발휘할 필요가 있다. 과학적 문제 해결을 위해 문제와 관련 있는 원리, 개념 등의 지식을 활용하고 실험, 조사, 토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 해석, 평가하여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1.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를 위한 자연계열에서의 과목선택 문제
고등학교 1학년 때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그에 따라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도 많다. 고등학교 1학년 시기에 과목 선택을 하게 되면 그동안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던 학생도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받으며 자료를 찾아보는 등의 진로 탐색 노력을 하기 시작한다. 학생은 과목선택 시 수능에서 선택할 과목과 대입에 필요한 과목을 고려해야겠지만, 기초과목을 튼튼히 하고, 탐구 과목에서는 교과별 학문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일반선택과목 위주의 선택을 하는 것이 대학 교육을 이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학의 자연계열 모집 단위에서는 수학과 과학의 교과역량이 필요하기에 고등학교 때 수학과 과학 과목을 충분히 이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교과에서는 모든 과학 분야들을 공부하기 위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일반선택과목을 충실하게 이수하는 것을 권장한다.
과학교과 일반선택과목으로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 일반선택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등급이 산출되는 일반선택과목은 자신의 희망 진로에 필요한 과목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수강 인원이 많거나 내용이 쉽다고 느끼는 과목을 선택하기도 한다. 공대 진학을 희망하면서 물리학Ⅰ이 학습 부담이나 수강 인원수가 적어 등급 산출에 유리하지 않다고 선택을 안하는 경우와 일반선택과목을 피하고 절대평가인 진로선택 과목 위주의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선택 과목은 내용이 많거나 어렵더라도 선택해서 얼마나 열심히 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성장을 보였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은 자연과학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과목이기에 자연계열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3~4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리학과, 간호학과, 통계학과와 같이 계열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모집 단위에서도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중 1~2과목을 이수하는 것이 대학에서 공부할 때 도움이 된다.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교과의 수업에서는 개념과 원리를 익히는 동시에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실험, 조사, 발표 등의 활동까지 고루 이루어진다. 상대평가이면서 수능선택자가 많은 과목이기에 선생님은 정기고사 문제를 출제할 때 변별이 되도록 신경 쓰며, 교과서 전체 내용을 빠짐없이 다 수업하고, 수행평가에서 학생들의 역량이 잘 드러나면서 점수 부여에 대한 문제가 없는 주제를 정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과학Ⅰ과목을 이수한 후에 과학Ⅱ 과목을 이수해야 하기에 과학Ⅰ과목의 내용 요소를 충실히 학습해야 한다. 1학년 때 학습한 통합과학과 과학탐구실험을 분야별로 나눠서 한 단계 심화시켜 배우는 과학Ⅰ 과목은 앞으로 학습할 과학분야의 이론적 기초가 될 것이며, 과학Ⅰ과목 수업 시간에 나온 주제나 키워드를 가지고 진로선택과목을 선택할 때 참고하거나 진로선택과목에서 배우는 내용을 통해 발전시킬 수도 있다.
과학교과 진로선택과목으로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생활과 과학, 과학사, 융합과학이 있다.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는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 때 이수한다. 과학 과목은 Ⅰ과목과 Ⅱ과목 사이에 위계가 있기 때문이다. Ⅰ과목을 이해하고 난 뒤에 Ⅰ과목에서 원리와 용어를 익혀서 심화 과정인 Ⅱ과목을 학습할 때 사용한다. 때문에 고등학교에서는 과학Ⅰ과목 미이수시 과학Ⅱ과목을 선택하지 못하게 아예 막아놓는 경우도 있다.
절대평가인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과목은 학습의 양이 많고 내용이 심화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Ⅰ과목에 비해 부담을 덜 갖는 경우가 있다. 이는 수능 선택 인원수가 매우 적고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2학기 때는 정상적으로 진도를 나가는 수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계열 희망 진로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관련된 과학Ⅱ과목을 2~3과목 수강한다. 특히 자연계열의 대학교 1학년에서 배우는 일반 물리학, 일반화학, 일반 생명과학의 순한 맛 버전이 고등학교 과학Ⅱ과목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좋을 것이다.
과학Ⅱ과목은 등급이 산출되지 않기에 고등학교에서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었나에 따라 점수가 천차만별일 수 있다. 따라서 교과 활동으로 어떤 것들을 했으며, 어떤 역량을 익혔는지가 표현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위계가 있기에 과학Ⅱ과목 성취도를 판단할 때 과학Ⅰ과목의 성취도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화학Ⅰ과목에서 3~5등급을 받은 학생이 화학Ⅱ에서 성취도 A를 받는다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서 서술된 내용을 통해 학생의 역량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과학Ⅰ과목 중 자신이 관심 있고 앞으로의 진로와 관련 있는 과학Ⅱ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과목 선택을 통해 관심 주제를 심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진로 선택 과목 중 위계가 엄격하지 않은 과목인 과학사, 융합과학, 생활과 과학은 개설되는 학년도 학교마다 다르다. 과학사, 융합과학, 생활과 과학 과목은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교과 융합 학습과 실생활 관련 학습 등이 가능하다. 생활과 과학 및 과학사는 통합과학과 과학탐구실험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학습 가능하다. 융합과학은 여러 자연 현상들을 연결해주는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와 적용을 하는 과목이기에 과학Ⅰ과목을 1~3과목 수강한 학생이 이수하기를 권장한다.
보통교과의 심화학습으로 전문교과Ⅰ을 이수할 수도 있다. 전문교과Ⅰ에는 고급 물리학, 고급화학, 고급 생명과학, 고급 지구과학, 물리학 실험, 화학 실험, 생명과학 실험, 지구과학 실험, 융합과학 탐구, 과학과제연구, 생태와 환경, 정보과학이 있다. 학교에서 수요에 의해 개설되어 이수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개설하지 않기에 학생들은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이수하기도 한다. 고급 과목과 실험 과목은 과학Ⅰ,Ⅱ를 이수한 후 또는 함께 이수할 수도 있다. 주의해야할 점은 물리학Ⅰ을 이수하지 않은 채로 물리학Ⅱ와 고급 물리학을 이수하는 것이다. 학생이 등급이 산출되는 일반선택 과목을 피하기 위해 이와 같은 선택을 한다면 물리학Ⅱ와 고급 물리학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위계상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고급과목과 실험과목을 2학년에서 이수한다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용을 잘 학습했다고 보기 어렵다. 어떤 과목을 선택했고 해당 과목을 얼마나 충실하게 들었나가 중요하다.
2. 학생부종합전형 대비를 위한 교과 세특 기재 및 바람직한 방향
과학교과 수업은 강의식 수업, 실험 수업, 발표 수업, 토의・토론 등으로 이루어지며 모둠활동과 개별활동이 가능하다. 주된 수업 방식은 교사마다 다르겠지만 과학 교과에서는 필수적으로 실험 평가가 포함되어 있다. 어떤 방식의 수업이든지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지식, 개념, 원리, 태도, 탐구 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진로 활동, 자율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독서와 연계시킬 수도 있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는 성취기준에 의한 활동 내용, 학습 목표 기반 내용, 학생의 역할, 참여도, 독서, 발표, 실험, 수행평가보고서, 탐구보고서, 진로 희망, 탐구 자세, 학업 태도 등을 기록할 수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교과 활동이 중요해지면서 수업을 기획하는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까지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과학 교과는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교과에서 다양한 관심사를 찾을 수 있고, 주제 탐구를 할 수 있는 과목이다. 자연계열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까지도 과학 수업에서 많은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나온 주제를 가지고 독서 기반 꼬리 물기 탐구를 할 수 있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 요소 중 관심 키워드가 있으면 조사를 통해 관련된 서적, 동영상, 실험 등을 찾을 수 있다.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를 통해 어떤 과정을 거쳐 주제 탐구를 하였는지, 그 결과가 어떤지, 그것으로 나의 태도는 어떻게 변했는지의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 탐구의 시작이 어렵다면 독서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다. 직접 경험을 할 수 없다면 간접 경험의 최고가 독서라고 할 수 있다.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호기심을 풀어나가는 탐구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독서 기반 꼬리 물기 탐구를 통해 학생은 성장할 것이고 이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또는 다른 과목을 배우면서 심화 확장된 또 다른 탐구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강의식 수업에서 개념과 원리를 익히며, 교과 내용에서 관심 가는 키워드를 찾을 수 있고, 실험 수업에서 과학자들이 이론을 만들어간 과정을 경험하며 교사가 디자인해 준 실험을 변화시키거나 다른 실험에 적용할 수 있으며, 실행과정에서 궁금한 점은 추가 조사 활동이나 독서를 통해 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 그 책의 참고문헌을 찾아서 또 다른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 지식을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활동한 내용을 종합하여 발표하는 것은 자신의 정보와 생각을 잘 전달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실험이나 조사를 팀으로 하면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자신의 의견과 조율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으며, 느리더라도 함께 가고 서로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도 향상될 것이다. 교내 과학탐구대회가 있다면 자신의 호기심을 그 대회를 활용하여 풀어내는 장기 프로젝트를 달성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교과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찾아서 깊이 있게 공부해보는 경험으로 큰 성취감을 느끼며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은 발전하고, 그 내용은 기록될 것이다.
과학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꼭 진로와 연계할 필요는 없다. 진로를 아직 찾지 못했거나 진로와 무관해도 교과 관련 키워드를 가진 독서 기반 탐구를 통한 다양한 활동이나 경험은 진로를 탐색하는 좋은 과정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과학 교과에서의 일련의 활동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3. 진로 위주의 세특 VS 교과 역량 위주의 세특
학생들은 주제 탐구를 할 때 교과와 진로를 연결시키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관심 분야를 진로로 정하니까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억지로 연결시키거나 종합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관련 전공에 맞는 주제를 먼저 정하고 그 후에 과목과 억지로 엮으려는 등의 주객이 전도된 상황은 우려스럽다. 학생들은 ‘생명과학과 컴퓨터 전공을 어떻게 엮으면 좋을까요?’와 같은 질문을 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교과 내용을 충실히 학습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는 내용 요소에서 자신이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찾는 것이 정답이다. 탐구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해당 교과 성취기준에 맞게 학습하며 수업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꼭 전공과 관련되지 않는 탐구활동이어도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태도와 역량은 대학에서 학습할 때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희망 전공을 정하고 세특을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부자연스럽거나 연결시킬 수 없는 과목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중간에 진로를 바꾸면 학생들은 세특과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가 달라져서 섣불리 종합전형을 포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략’보다는 주어진 학습환경에서 수업을 충실하게 이수하고 학교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발휘하고 기록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수업시간을 통해 배움을 확장하고 토론, 실험, 과제수행과정에서 다양한 탐구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탐구과목은 학생들의 관심 진로를 드러내기 좋은 과목이다. 특히 과학 교과는 자연계열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배움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원 전공에 대한 주제 탐구를 할 수 있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으로 남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교내 대회, 동아리 활동, 자율 활동, 진로 활동으로 확장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과학 관련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은 생명과학 수업 시간에 배운 키워드로 관련 독서를 하고 가설을 세워 실험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생명과학Ⅰ의 유전 단원에서 DNA 구조를 학습하며 DNA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 조사 활동을 통해 자료를 찾고, DNA에 관한 책을 읽으며 배경지식을 확장할 수 있으며, 전기영동을 통한 DNA 확인 실험을 설계하고 진행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팀으로 유전자 조작 찬반 토론을 할 수도 있으며, 동아리 시간이나 진로 시간에 추가 실험을 계획하고 실행하거나 캠페인이나 설문조사를 계획할 수도 있다. 교과 수업 시간에 자신의 탐구 결과를 발표할 기회가 없다면 학급 자율시간을 이용하여 발표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탐구 과정에서 걸림돌이 생긴다면 스스로 다양한 자료를 찾거나 선생님 또는 친구들의 조언을 얻어서 해결하면서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학년이 올라가서 생명과학Ⅱ 유전자의 발현 단원을 공부하게 되면 예전의 의문에 대한 해결을 할 수 있으며 또 다른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다. 꼭 생명과학 관련 전공을 희망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탐구 과정에서 보인 지식의 확장 과정, 열의와 관심은 다른 분야를 탐구할 때도 적용될 것이다.
자연계열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착실히 준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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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