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 학기 초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2025.02.24 90명이 봤어요

서울문영여자고등학교 안지웅 선생님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게 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학기 초부터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 입시에서는 교과, 논술, 학종 등의 학생을 선발하는 여러 가지 전형이 있지만, 고교 입학 후 제일 처음부터 준비가 필요한 전형이 바로 학종인 것이다. 학종은 단순한 성적 경쟁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 과정과 학업 및 비교과 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등학교 생활 전반을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마다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의 차이는 있겠지만 학기 초, 학생들이 학종을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주요 준비 사항과 필요한 과정을 정리해 보자.

 

 

1. 진로 목표 설정과 진로 탐색 과정에서의 역량 발휘

 

 학종 준비의 출발점은 자신의 진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대학은 학생이 단순히 성적이 우수한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는지를 본다. 따라서 학생들은 학기 초부터 자신의 관심 분야와 강점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희망 전공을 구체화 하는 것이 좋다. 과거에 비해 진로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고, 자율•진로•봉사 활동 등의 다양한 창의적 체험 활동 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학생 개개인이 준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가능하면 빠르게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화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다만, 최근 상위권 대학은 진로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보다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의 학생의 역량을 중시하는 추세이고, 최근 점점 늘어나고 있는 ‘무전공 전형’ 같은 경우는 뚜렷하게 진로를 정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라고 볼 수도 있기에 자신의 ‘진로 역량’을 강조하는 것도 좋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 무엇이 있을까?”

“나는 어떤 사람이고, 장단점은 무엇일까?” 

“내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과목은 무엇일까?”

“10년 후에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미래에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내가 희망하는 전공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길러야 할까?”

 

 사실 학종은 진로가 명확한 친구들이 그 진로로 나아가기 위해서 고등학교 재학 중에 어떤 과정을 거쳐 공부하고, 얼마나 지적 호기심을 발현했으며, 필요한 어떤 역량을 키워 나갔는지에 주목하는 전형이다. 그러기에 만약 아직 진로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다양한 경험을 통해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학교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설되어 있다. 여러 가지 진로체험 프로그램, 전문가 멘토링, 관련 독서 등을 통해 스스로의 관심사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¹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이슈에 관심을 두다 보면 나도 모르게 흥미로운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경우를 찾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학기 초부터 적극적으로 진로 관련 활동을 찾아 나선다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¹ 학교마다 ‘학교교육계획서’라는 것을 3월 중, 학교 홈페이지 등에 업로드한다. 해당 파일을 살펴 보면, 교내의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각종 활동 등을 미리 확인하고 계획할 수 있다.

 

 

2. 학생부 기록을 염두에 둔 학업 및 비교과 활동 계획

 

 학종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다. 학생부는 교과 학습 역량 및 태도, 비교과 활동, 독서, 자율, 진로, 봉사, 동아리 활동 등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담고 있다. 따라서 학기 초에는 각 영역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지 로드맵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사교육의 소위 학종 컨설팅을 받게 되면 고가(高價)의 비용을 지불하고 학생이 학생부를 어떻게 채워 나갈지에 대한 로드맵을 설정해 주고 점검 및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사교육 컨설팅을 받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진로 및 목표 설정 등이 되어 있다면 해당 로드맵을 충분히 스스로 설정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다.

 

가. 교과 활동의 심화 및 탐구 학습 계획 수립 및 실천

 

 학업 역량은 학종에서 가장 기본적인 평가 요소다. 단순히 성적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전공이나 관련 계열에 관련된 특정 과목에 대한 심화 탐구를 통해 학업적 호기심전공 적합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심화•탐구 학습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표 자료를 만들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쉬우면서도 기본적인 방법이다. 또한 관련하여 추천 도서를 찾아 보고, 이런 과정에서 생기게 되는 추가적인 의문 사항에 관련된 논문이나 전문 자료를 찾아보는 습관도 필요하다. 뭔가에 대한 학습이나 심화•탐구활동을 펼쳤다면 여기서 관련 내용들을 행동으로 옮겨서 적용해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른 가치를 지닌다. 배운 것을 변화의 기초로 삼고 실제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여 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들이 그야말로 제일 중요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하 세특)에 입력될 기틀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업 시간에 임하는 학생의 적극적인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질문을 자주 하고, 토론에 참여하며, 수행평가에서도 단순하게 맡겨진 과제물을 해결하는 정도로만 끝나지 말고 이어지는 지적 호기심과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학기 초부터 이러한 태도를 지속하면 교사의 세특 기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 비교과 활동의 전략적 선택과 집중 계획 수립

 

 학생부를 효과적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활동의 개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심 분야와 연계된 ‘의미 있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활동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해당 활동을 중심으로 로드맵을 작성해 보자.

 

동아리 활동: 단순히 친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동아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공학 계열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과학 실험 동아리에서 프로젝트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좋다. 만일 신입생으로 입학하여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하고자 했는데, 학교에 관련 동아리가 없다면 2학년이 되기 전에 관련 교사와 부단한 교류다음 학년도(2학년) 창체 동아리로 개설될 수 있게 준비해 보는 것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과거에는 학생이 개설한 ‘자율동아리’라는 것이 대입에 반영되었지만 현재는 반영되지 않는다)

자율 활동: 교내 발표회, 연구 프로젝트, 학급이나 학교 임원 활동 등을 통해 탐구 능력을 보여주거나 리더십과 문제 해결 능력 등을 기를 수 있다. 자신의 역할을 기존의 프로그램이나 활동 등을 했다는 단순한 참여로 끝내지 않고,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로 활동: 각종 교내 프로그램외부 기관과 연계한 활동, 다양한 멘토링과 강연 및 실험탐구 활동 참여, 전공 관련 탐구 보고서 작성 등은 학종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 독서를 통한 지적 성장과 탐구 심화

 

 독서는 학생의 사고력과 탐구심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단순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교과의 학습 내용과 관련 지어 독서를 하거나, 교과 수업 후에 생긴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독서를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리하여 발표하거나, 심화 탐구를 진행한 내용 등을 보고서 등으로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² 예를 들어, 경영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국어 시간에 고전 소설 ‘허생전’을 배웠다면, ‘매점매석(買占賣惜)’이나 ‘독과점(獨寡占)’과 관련된 관련 도서를 읽고 기업 사례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또는 수학 시간에 개념을 배우고 그것이 적용된 실생활의 현상이나 상품 등을 찾아보며 관련 독서 활동을 하는 탐구 활동도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이 수업의 요소나 내용과 조금이라도 연결된다면 해당 과정의 증빙 자료를 가지고 교사에게 제출해 보자. 학생부의 세특 기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² 아예 각 교과 각 단원, 혹은 각 수업이 끝날 때마다 자신의 지적 호기심이 드러나는 의문 사항 등을 정리하여 생성형 A.I에게 질문하고 이를 활용하여 관련 도서를 추천받아 보는 것도 좋다.

 

라. 꾸준한 활동 기록과 자기 관리

 

 학종은 3년 간의 길고 긴 준비가 필요하다. 단기간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학기 초부터 꾸준히 자신만의 기록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엑셀 등의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학생부의 각 항목에 입력된(될) 내용진로와 관련된 자신의 다양한 활동 계획 등을 정리해서 업데이트 하는 것을 추천한다.

 

활동 일지 작성: 매주 자신이 했던 학습 및 활동을 간단히 정리하면, 후에 학생부 기록을 정리할 때 큰 도움이 된다.

목표 설정점검학기별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이런 교과에서 이런 활동을 펼쳤다면 다음 학기에서는 연관된 어떤 활동이 가능한지 살펴보면 좋다.

자기 성찰: ‘이번 활동에서 내가 배운 점은 무엇인가?’, ‘어떤 점이 부족했고, 이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추가적으로 더 궁금한 점은 없는가?’, ‘이번 활동을 다른 교과와 연계시킬 만한 부분이 있는가?’ 등과 같은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더 나아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을 추천한다.

 

마. 교사와의 소통을 통한 맞춤형 지도 활용

 

 학생부의 모든 요소에 기록하고 입력하는 주체는 교사지만, 모든 학생의 활동을 교사가 일일이 기억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학기 초부터 교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누군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진로를 꿈꾸고 있는지, 해당 교과의 어느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 얼마나 역량이 있는 학생인지를 드러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자신의 관심 분야와 목표를 교사에게 알리고,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자신이 교과 수업 후 지적 호기심이 생긴 분야나 부분에 대해 실제로 심화•탐구 활동을 진행한다.

심화•탐구 활동을 한 내용을 정리하여 교사에게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피드백을 요청한다.

- 정기적으로 교사와 상담하며 교과 활동과 비교과 활동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다른 과목으로 응용해 볼 수 있는지 살펴본다.

 

 

 학종 준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기 초라는 출발점에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며,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부 기록을 단순히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 과정을 담아내는 과정임을 이해하고, 교사와 소통하며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간다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학종을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완성하고, 원하는 대학과 전공 학과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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