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탐구 선택 과목의 이해와 결정

2025.02.12 212명이 봤어요

배재고등학교 장지환 선생님

 

 

탐구 과목의 구성

 

탐구영역은 크게 사회탐구 과목과학탐구 과목으로 나뉜다.

 

사회탐구는 총 9과목으로 윤리와 관련된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지리와 관련된 한국지리와 세계지리, 역사와 관련된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일반사회와 관련된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로 구성된다. 과학탐구는 총 8과목으로 물리학Ⅰ, Ⅱ, 화학Ⅰ, Ⅱ, 생명과학Ⅰ, Ⅱ, 지구과학Ⅰ, Ⅱ로 구성된다. 각 과목은 총 20문제로 1과목 당 시험 시간은 30분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공식적으로 인문/자연계열의 구분이 사라짐에 따라 학생들은 2022 대입의 수능부터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구분 없이 17개의 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하여 응시할 수 있게 되었다.

 

 

탐구 과목 선택의 변화

 

2015 개정교육과정 도입 전 수능에서는 과학탐구와 사회탐구를 동시에 선택할 수 없었고, 2022 대입의 경우에도 주요 대학에서도 자연계열 모집단위는 과학탐구를 응시한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였으므로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사회탐구 중 2과목 또는 과학탐구 중 2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편 수학에서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경우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의 산출식에 따라 상대적으로 확률과 통계 선택자에 비해 높은 표준점수가 산출되었다. 일반적으로 미적분 및 기하를 선택한 학생은 과학탐구를 선택한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미적분+과학 2과목 선택 조합의 학생은 높은 표준점수를 얻게 되었다.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들은 자연계열에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인데 반해, 과학탐구 선택 학생들은 정시 수능위주 전형에서 대학의 라인을 높이기 위해 인문계열 모집단위를 지원하면서 소위 ‘교차지원’, ‘문과침공’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림 1] 2023 대입 정시 수능위주전형 인문 모집단위 미적분+과학탐구 선택 합격 비율 (출처-대교협)

 

이러한 부작용에 따라 교육부에서는 대학의 대입 전형 운영, 고교-대학 연계 사업 등을 평가하여 국고를 지원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에서 자연계열에서 과학탐구를 필수로 지정하는 경우 평가에 불리하게 반영하였고, 그 결과 2025대입에서는 아래와 같이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많은 대학에서 자연계열의 과학탐구 필수 응시를 폐지하였다.

 

[표 1] 2025 대입 주요대학 자연계열 모집단위 수능 반영 현황

 

2023년 4월 대학별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이러한 내용이 반영되어 발표되면서 내용이 어려운 과학보다 사회를 선택하고 응시해도 선호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생기게 되었다. 따라서 과학 2과목 선택보다는 과학 1과목과 사회 1과목을 선택해 응시하는 소위 ‘사탐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하고 사회, 과학탐구를 각 1과목 선택한 학생의 전체 응시자 대비 비율은 2024 수능에서는 1.5%로 추정되었으나 3월 학력평가부터 3.9%로 늘어 결국 2025 수능에서는 9.8%에 이르게 되었다.

 

[표 2] 2024학년도 모의고사 및 수능 미적분기하+사과탐 조합 비율 추이

[그림 2] 2024학년도 모의고사 및 수능 미적분기하+사과탐 조합 비율 추이

 

평가원 보도 자료에 따르면 2025 수능 응시인원은 과학탐구의 화학Ⅰ의 인원이 가장 많이 줄었으며, 사회탐구의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의 응시인원이 증가하였다. 이에 주로 과학과목의 표준점수가 높았던 이전과는 다르게 아래와 같이 다수의 사회과목의 표준점수도 높아지게 되었다.

 

[표 3, 4] 2025 수능 탐구과목 표준점수 대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원점수

 

 

탐구 과목 선택의 유불리 판단

 

이전 칼럼에서는 국어, 수학 선택과목에서 유불리를 판단할 때는 문제를 풀어본 후 원점수에 해당하는 표준점수를 살펴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탐구의 경우 이와 함께 고려할 내용이 있는데 바로 대학에서의 탐구 반영 방법이다.

 

우선 대학별 가산점을 살펴보아야 한다. 2026 대입 정시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명지대, 서울과기대 등 다수의 주요 대학에서 계열별 탐구 가산점을 부여한다. 따라서 본인의 희망대학의 홈페이지에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탐구점수를 표준점수, 백분위, 변환표준점수 중 어떤 점수를 반영하느냐에 따라 유불리는 상당히 달라진다

 

서울대의 경우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게 되는데 과학Ⅱ의 표준점수가 일반적으로 높은데다가 가산점까지 고려하면 자연계열의 주요학과인 의예, 치의예, 수리과학부 등은 대교협 어디가에 공개된 합격 커트라인점수를 살펴보았을 때 합격생의 대부분이 과학Ⅱ를 1과목 이상 선택한 학생임을 유추할 수 있다.

 

연세대의 경우 아래 [표4]와 같이 백분위에 따른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생활과윤리 원점수 50점 만점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백분위 100점으로 연세대 점수로 70점을 얻게 되는데, 만약 이 학생이 과학탐구 변환표준점수에 3% 가산점을 부여하는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했다면 지구과학Ⅰ의 원점수 45점으로 백분위 98에 가산점이 반영된 70.14점의 점수를 얻은 학생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표 5] 2025 수능 연세대 변환표준점수표(일부)

 

탐구 과목 선택의 선택 기준

 

지금까지 수능에서 난이도 변동성이 가장 큰 과목은 탐구였다. 또 탐구는 대학마다 반영 방법의 차이가 크고, 특히 여러 대학에서 적용하는 변환표준점수의 경우 수능 이후에나 발표되는 만큼 실제 반영되는 점수의 예측도 가장 어려운 과목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탐구 선택에서는 유불리만을 기준으로 과목 선택을 판단하기 보다는 다음 기준들을 고려하고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첫 번째, 국어, 수학 선택과목 결정과 같이 학교에서 선택하고 이수한 과목을 가장 우선순위로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탐구 점수만 높다고 해서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학습량을 국어, 수학, 영어와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학교에서 이수한 과목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 해당 과목에 추가적인 학습 시간이 필요한 만큼 본인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탐구 과목의 경우 학생의 성향에 따라 과목별로 학습 효과의 차이가 큰 만큼 만약 학교에서 이수하지 않은 과목의 선택을 고려하고 있는 경우 해당 과목의 학습을 진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과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선택을 고려해보는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의 경우에는 상당한 문해력이 필요한 만큼 과목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오히려 과학보다도 학습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개념 학습을 한 강 정도 해보고 문제까지 풀어본 후 선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탐구과목의 경우 진학하는 전공의 특성과 연관이 가장 큰 과목인 만큼 대학에 진학한 후 전공 학습에도 도움이 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등학교에서의 공부는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라 대학에서 전공을 학습하기 위한 기초가 되고, 결국 사회에 진출해서 활동할 때도 고등학교에서 공부했던 내용을 활용하게 된다. 수능에서 선택한 과목이라면 집중적으로 이를 학습하게 되는 만큼 대입만 바라보며 단편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본인의 인생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면서 정말 본인에게 필요한 과목인지 판단하기를 권한다.

 

#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