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수학 선택과목의 이해와 결정

2025.01.21 101명이 봤어요

배재고등학교 장지환 선생님

 

 

수능 과목의 구성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인문/자연계열의 경계를 허물고 학생들이 본인 각자가 진로 방향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2022 대입의 수능부터는 2015 개정교육과정을 반영해 국어, 수학에서 학생이 학습한 과목을 응시할 수 있도록 개편되었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동시에 선택해 응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국어와 수학의 과목과 배점을 살펴보면 국어의 경우 독서, 문학을 공통과목으로 76점을 배정하였고, 화법과 작문과 언어와 매체 중 1과목을 선택하도록 하며 24점을 배정하였다. 수학은 수학Ⅰ, 수학Ⅱ를 공통과목으로 원점수를 74점 배정하였고,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 중 1과목을 선택하도록 하며 원점수를 26점 배정하였다.

 

국어, 수학 선택과목의 결정 고려 요소

 

국어, 수학에 선택이 도입됨에 따라 선택과목의 결정에서는 아래의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첫 번째, 학교에서 선택하고 이수한 과목이다. 수능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학교에서 선택하지 않은 과목을 수능에서 선택한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 이수할 과목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수능 시험에서의 선택과목도 미리 생각해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본인이 학습을 하기 수월한 과목이다. 국어 선택과목의 경우 언어와 매체에는 문법 영역이 포함되어 있어 문법에 자신이 있는 학생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답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험 중 다른 지문이 긴 문제들을 푸는데 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본인이 문법 문제를 어려워하는 경우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을 때는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수학 선택과목의 경우 미적분은 변화와 넓이 등 해석적으로 다양한 함수를 다루고, 기하는 점, 직선, 곡선 등 평면과 공간 위 도형의 성질을 다루며 확률과 통계는 현상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확률적 사고와 통계적 기법을 학습한다. 본질적으로 보면 각 내용이 융합되며 서로의 이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봤을 때 각 선택과목의 내용이 다른 분야로까지 느껴지는 만큼 학생 각자가 더 잘하는 부분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선행까지는 아니더라도 미리 교과서나 개념서 등을 살펴보면서 공부를 할 만한 내용인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 대학 진학에 유리한 과목이다. 결국 수능 성적은 대학 입시에 활용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는 만큼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하기 위한 중요한 변수가 된다. 따라서 본인에게 유리한 과목, 즉 본인의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 학생 개별적으로 사정이 다르므로 각자 고민하는 것으로 하고 이제부터는 세 번째 요소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국어, 수학 선택과목의 성적 산출

 

이전 칼럼에서 결국 대학에서 활용되는 국어, 수학 점수는 표준점수라고 하였다. 국어, 수학의 표준점수 산출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1, 2]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를 활용한 선택과목 원점수 조정 공식(국어, 수학)

 

결국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가 어떻게 산출되느냐가 선택과목 유불리의 관건이 되는데 이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본인과 같은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의 공통, 선택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이다. 이 수식의 의미를 다시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결국 표준점수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① 공통과목을 잘 볼 수 있는 학생이 많은 과목을 내가 선택하는 것, 그리고 ② 나의 선택과목 원점수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어, 수학 선택과목의 유불리 판단

 

한편 2024, 2025 수능에서 추정한 등급별 과목 선택 비율은 다음과 같다.

 

[표1] 국어, 수학 등급별 과목 선택 비율(추정치)

 

이러한 내용을 살펴보면 국어에서는 언어와 매체, 수학에서는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의 공통과목 평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최선호 모집단위인 의예, 치의예, 약학 등과 서울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미세한 표준점수의 차이가 합·불을 결정하는 만큼 이 과목들을 선택하고 높은 원점수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경쟁이 낮은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실제 문제를 풀어보고 본인의 원점수에 해당하는 표준점수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판단 기준이 된다. 아래는 2024학년도 9월에 시행된 평가원 모의고사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에 해당하는 과목별 원점수이다. (단, 공통, 선택과목 점수 조합에 따라 표준점수는 1~2점의 차이가 날 수 있음)

 

[표2] 2024학년도 9월 시행 모의고사 표준점수 대비 선택과목별 원점수(국어)

 

국어의 경우 언어와매체 원점수가 90점인 경우 표준점수가 120점이지만, 화법과 작문의 경우 그보다 높은 원점수인 92점을 얻더라도 표준점수는 119점이었다. 이러한 경향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과목 선택을 고민하는 경우 기존 모의고사의 선택과목을 풀어본 후 두 과목의 원점수가 비슷하거나 1문제 정도 화법과 작문의 점수가 높다 하더라도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고, 2문제 정도 차이가 난다면 화법과 작문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 생각된다.

 

[표3] 2024학년도 9월 시행 모의고사 표준점수 대비 선택과목별 원점수(수학)

 

수학의 경우 선택 인원이 적어 해당 정보가 없는 기하를 제외하고 미적분, 확률과 통계의 표준점수 대비 원점수를 살펴보면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에서 같은 원점수 80점이라도 미적분의 표준점수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확률과 통계를 선택해서 4점 문항을 하나 더 맞아 원점수가 84점이 된다면 표준점수는 역전되게 된다. 국어와 다르게 수학의 경우 가산점을 부여하는 학교가 있으므로 미적분·기하에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 대학이나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을 고려하고 있고, 확률과 통계에 자신이 있다면 확률과 통계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탐구 선택과목의 결정은?

 

탐구 과목의 경우 최근 서울대 물리학, 화학 필수응시 모집단위 설정, 주요 대학 과학탐구 필수 응시과목 폐지 움직임에 따라 표준점수 변동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어 더욱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각 대학의 정시 전형의 탐구 반영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다루고자 한다.

 

#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