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수능위주 전형 합격 공식

2024.12.20 50명이 봤어요

 

배재고등학교 장지환 선생님

 

 

지난 칼럼 돌아보기

 

이번 칼럼을 이해하기 위해 지난 칼럼에서 다룬 용어를 다시 한 번 정리한다.

- 원점수 : 문제에 표기된 배점을 더한 점수

- 표준점수(표점) : 상대평가 과목(국수탐) 간 유‧불리를 해결하기 위해 점수 분포를 같게 보정한 점수

- 백분위 : 응시 학생 전체에 대한 그 학생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 집단의 비율을 나타낸 수치

- 누적백분위(누백) : 국수탐 표준점수합을 기준으로 하는 상위 누적 인원에 따른 백분위

 

참고점? 배치점?

 

하나의 평가로 다양한 대학과 학과에 지원하고 선발되는 대입 제도를 운영한다면, 평가 결과의 상대적 위치와 대학과 학과의 선호도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정시 수능위주 전형의 경우 수능 성적을 받은 후 대학과 학과를 지원하게 되므로 수능 성적이 어느 정도 위치가 되는지가 지원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한국사, 영어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낼 수 없으므로 이를 제외하고 난이도를 보정한 국어, 수학, 탐구과목의 표준점수를 더하면 수능 성적의 상대적인 위치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대학, 학과 지원의 지원가능점수 즉, 참고점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배치점이라 불리었지만, 이는 대학의 서열화를 조장하는 단어라 지금 입시에서는 참고점이라는 단어로 대체하였다.)

 

 [표1] 1994 대입 참고점(중앙교육, 대성)과 2023 대입 참고점(이투스) 일부

 

 

참고점 설정의 원리

 

참고점을 설정하기 위해 두 가지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 모집단위의 학생 선호도와 참고점에 따른 누적인원에 따른 누적인원(또는 누적백분위)이다. 그럼 이제부터 참고점을 설정하는 예를 들어본다.

 

현재 가장 선호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서울대 의예과의 2025 대입 정시 최초모집인원은 29명이고, 2025 수능에서 표준점수 합이 415점 이상인 학생이 29명이면 서울대 의예과 참고점은 415점으로 설정하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참고점을 설정할 수가 없다.

 

첫째, 학생의 선호도는 개별 차이가 있다. 415점 이상을 얻은 학생이 모두 서울대 의예과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고 본인이 더 선호하는 학과, 예를 들면 컴퓨터공학과나 기계공학과를 지원할 수도 있다.

 

둘째, 정시의 경우 가, 나, 다군에 해당하는 모집단위를 하나씩 지원하므로 다른 군에 더 선호하는 대학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군으로 빠져나가는 누적인원까지 고려해야 한다.

[표2] 군별 누적인원표(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셋째, 수시에서 합격한 학생은 정시에서 지원이 불가능하다. 즉, 수능을 응시한 모든 학생이 정시 수능위주 전형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표3] 수시최초합 비율 추정(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넷째, 수시에서 모두 선발하지 못한 인원은 정시로 이월되어 정시에서의 모집인원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추가로 참고점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여러 가지 내용도 고려해야 하므로 이 과정은 정확한 데이터와 함께 진학 경험과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현재 공교육에서 공개하는 참고점은 데이터와 노하우 측면에서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각 사교육 업체가 발표하는 참고점이 다양하게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표4] 2025 정시 지원 참고점(2024. 12. 8. 기준,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대학환산점의 이해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과정으로 산출된 참고점은 아쉽게도 정시에서 합격을 결정하지 않는다. 왜나면 대학에서는 참고점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고점은 말 그대로 정시 지원에 참고가 되는 가이드라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결국 정시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합격을 결정하는 점수인 대학환산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학환산점은 대학에서 원하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활용하여 변환한 대학별 점수이다. 

[그림] 대학환산점의 이해

 

 학생의 원점수는 재료, 수능 성적표에 표기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은 손질한 재료라 할 수 있다. 결국 대학에서는 손질한 재료로 대학 입맛에 맞는 요리를 만들게 된다. 대학환산점은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중 어떤 성적을 활용하며 어떤 과목을 반영할 것이며, 과목별로는 어떠한 비율을 조합할지, 과목별로 가산 또는 감산을 하면서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을 선별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의 변별을 결정하게 된다. 결국 정시위주 전형에서 합‧불을 결정하는 것은 대학별 환산점이다.

 

예를 들어, 아래의 경우 2023 대입 성균관대 자연계열에 지원한 학생의 입결을 살펴보면, 참고점이 되는 표점합은 7점 차이가 있었지만 환산점에서 역전되어 결국 표점합이 낮은 학생이 합격하였다.

[그림] 2023 정시 성균관대 지원 결과

 

정시위주 전형의 합격 공식

 

따라서 정시에서의 합격 공식은 아래와 같이 결정된다.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들 중 대학환산점의 석차가 모집인원 이내”

 

정시에서 대학은 가, 나, 다 중 하나의 군에 모집단위를 설정하고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어떤 모집단위에 지원할 때는 같은 군에 있는 다른 모집단위와 다른 군에 있는 모집단위를 고려해야 한다. 또 모집인원의 경우 최초모집인원, 수시이월을 반영한 최종모집인원에 더해 다른 군의 모집단위에서 합격해 빠져 나가는 충원합격인원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나의 대학환산점이 지원 예정자의 대학환산점 중 어느 정도의 위치가 되는지 판단이 되어야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 정보가 축적되게 된다. 

 

한편 참고점, 대학별 변환표준점수표, 최종모집인원, 대학환산점 정보 등 정시 지원에 필요한 정보는 정시원서 접수 바로 전에 모두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수능 시험 후 또는 수능 성적이 발표된 직후 초조한 마음으로 정보들을 구하면 오히려 왜곡된 정보에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따라서 정시를 지원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평정심과 인내심이다. 그리고 정시 입결, 대학환산점의 위치 정보 등은 사교육보다는 공교육에 축적되어 있는 만큼 정시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원서 접수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학교에서 정시 상담을 받기 권한다.

#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