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전형, 그리고 학생부에서의 교과 영역

2024.12.10 52명이 봤어요

 

세화여자고등학교 문우일 선생님

 

 

 대학입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집 시기에 따라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이 있고, 수시에 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 실기전형 등이, 정시에 수능전형과 수능위주전형이 있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을 터이다. 그리고 전형방법과는 별도로 전형요소, 그러니까 대학교 입장에서 학생들을 평가하기 위한 자료라 할 수 있는 것들로 학교생활기록부, 수학능력시험성적, 논술, 실기 등이 있다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대학교 입시라는 것이 사실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의 전형 방법에 전형 요소들이 어떻게, 어떤 비중으로 설계되어 있느냐의 문제일 뿐, 그리 복잡한 것은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학에서 공개하는 입학 요강들이 어려워 보이는 것은 위의 용어들 말고도 알고 있어야 하는 열쇠말이 더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고등학교 학생들이나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위의 용어들은 매우 낯설다. 아니 오히려 낯설지 않게 여기는 것이 더욱 혼란을 부추기는 것이라 하겠다. 대표적인 것이 ‘교과’라는 단어이다. 물론 ‘교과’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서 교과목과 관련된 기록들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학생부를 어떻게 이해하느냐는 관점에 따라 그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대입에 초점을 맞추면 너무도 당연하게 교과 영역비교과 영역으로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다. 

대입 전형은 크게 학생부를 활용하는 전형과 그렇지 않은 전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학생부를 활용하는 전형에서 어떤 기록을 어떻게 반영하느냐를 구분하는 것이 기본이다. 쉽게 풀어보면 위의 전형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교과전형은 학생부에서 교과영역을 반영하는 것이고,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과 영역 이외의 나머지까지 한꺼번에 평가하는 전형이라 하겠다. 이렇게 볼 때 학생부의 다양한 기록들을 교과 영역과 그 외의 영역, 즉 비교과 영역으로 나누어 이해하는 것은 꽤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교과 영역에 속하는 것들과 그 이외의 영역에 속하는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출결상황

<표1: 학교생활기록부 항목 및 전형별 반영여부>

 

 흔히 교과전형이라고 하면 대뜸 내신 몇 등급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물론 숫자로 드러난 성적은 교과의 핵심 요소이다. 하지만 이것만이 교과 전형의 평가 대상이 되는 생기부 내용의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다. <표1>은 학교생활기록부 항목 및 전형별 반영여부를 정리한 자료이다. 교과전형 대상 항목은 출결상황과 교과학습발달상황이다. 

출결상황은 다시 결석일수, 지각, 조퇴, 결과의 네 항목에 대해 각각 질병과 미인정 그리고 기타 사항으로 구분하여 숫자로 표시하도록 되어있으며, 특기사항에는 항목에 표시된 숫자의 의미를 전달할 필요가 있을 경우 담임선생님께서 입력한다. (<그림1> 참조) 

 

<그림1: 출결상황 예시>

 

교과학습발달상황

교과학습발달상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우선 흔히 내신성적이라고 불리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일반적으로 교과영역의 전부라고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해당하며, 여기에는 학년별 이수과목, 각 이수교과의 단위수,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 성취도(수강자수), 석차등급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림2> 참조)

<그림2: 교과학습발달상황 첫 번째 부분 예시>

 

두 번째 부분은 흔히 교세특으로 불리는 세부능력과 특기사항이다. 이 영역은 각 교과담당 선생님들이 수업 중에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관찰하여 평가한 내용을 기술한다. (<그림3> 참조)

<그림3: 교과학습발달상황 두 번째 부분 예시1>

 

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위의 예시에서 보듯, 교세특은 해당 교과명이 앞에 제시되고, 이후 이에 관한 학생의 교과학습활동에 관한 기록이 기술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아래 <그림4>를 보자.

<그림4: 교과학습발달상황 두 번째 부분 예시2>

 

없다! 맨 앞에 표기되어 있어야 할 과목표기가 없다. 이 부분은 교사들이 생활기록부 입력 작업을 할 때, ‘개인별 세부능력과 특기사항’이라고 하는 항목이 학생들이나 대학에서 볼 때 이렇게 과목명이 없이 표기된다. 도대체 이 영역은 무엇일까? 과거 이 부분은 영재학급 등과 같이 특정 교과 활동과 연결짓기 어려운 개인별 학습활동을 입력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부분에 관해 학교에서 추가 활동을 한다면 입력이 가능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아래 <그림5>를 보자.

<그림5: 수업량 유연화에 따른 학교 자율적 교육활동 내용 입력 방식>

 

위에서 볼 수 있듯 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뭔가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학교자율교육과정에 따라야 한다. 학교자율교육과정이란 기본적으로 수업을 양적으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범위는 한 학기 수업을 17주로 보고, 이 중에서 16주는 해당 교과의 수업을 진행하되 나머지 1차시는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음으로 학교의 자율적 교육활동이 있어야 한다. 위에서 교과 수업이 아닌 다른 목적이라고 기술한 바로 그 내용이다. 그렇다면 교과 수업이 아닌 다른 목적을 자율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특정 과목에 한정하여 입력하기 어려워야 한다. 이 부분이 바로 자율적 교육 활동과 관련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두 개 교과 이상의 선생님들께서 융합 수업을 진행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수업을 했어도 교과 세특에만 넣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개인 세특에 넣을 수 있다. 

학교 자율적 교육을 통해 진행된 융합수업-수학과 과학, 혹은 수학과 사회 등-을 통해 학생이 자율적으로 참여한 교과 프로그램을 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에 기록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 대학입시에서의 교과전형 평가 대상이 되는 것은 크게는 '출결‘과 ’내신 성적‘, ’교과별 세부능력과 특기사항‘, 그리고 ’개인별 세부능력과 특기사항‘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과전형에 대해서 내신 몇 등급으로 환산되는 숫자만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다. 물론 상당 부분 이렇게만 보아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형 대상으로 이외의 것들이 있음을 이해한다면 그 말만을 믿고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다음 번 원고를 통해 교과전형 평가 방식으로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통해 그 세밀한 이해를 더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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