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5 204명이 봤어요
상산고등학교 김솔지
1. 논술 전형의 특징
논술은 고등학교 교육 과정과 연계된 제시문을 기반으로 수험생의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논술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전체 모집 인원의 3%를 조금 넘는 정도이지만, 수도권 소재 주요 대학들과 지역거점 국립대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고, 비교적 낮은 내신 성적으로도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이기에 수험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25 대입에서 논술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문계열 모집 인원은 41개 대학 4,813명으로 2024 대입(4,449명) 대비 364명이 증가하였다. 자유전공학부 중 인문계열 논술을 선택할 수 있는 대학과 계열 구분 없이 모집하는 대학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자유전공학부 가운데 인문 논술을 선택할 수 있는 학교는 건국대, 경기대(서울캠퍼스), 경희대(사회계), 고려대, 서울여대, 연세대(미래캠퍼스) 미래인재 전형, 이화여대, 한국외대이며, 계열 구분 없이 모집하는 곳은 서경대이다. 서경대는 당초 논술 전형을 폐지할 계획이었다가 다시 유지하는 방향으로 바꾸어 약술형 논술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고려대, 상명대, 신한대, 을지대가 논술 전형을 신설하였다. 고려대의 경우 논술 100%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는데, 경영대학의 경우 4개 등급 합 5(탐구 1과목 반영) 이내라는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상명대와 을지대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올해 논술 전형에서는 내신의 비중은 줄고 논술 고사의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천대, 고려대(세종캠퍼스), 한국외대 등은 논술 100%로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는다. 가톨릭대는 논술 비중이 10% 증가했고, 성신여대와 숭실대는 논술 비중이 20% 증가하였으며, 논술 신설 대학인 고려대는 논술 비중 100%로 전형을 시행한다. 논술 고사의 역할이 증가한 만큼 논술 고사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앞으로 연재할 칼럼에서 인문계열 논술 전형을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2. 인문계열 논술 고사 유형
논술 고사는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출제하기에 그 유형이 대학별로 다르다. 이에 자신에게 맞는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는 대학을 찾아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문계열 논술은 대학별로 ‘언어 논술’, ‘언어 논술+통계·도표 분석’, ‘약술형·교과 서술형 논술’ 등 다양한 유형으로 출제되므로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와 논술 가이드북, 모의 논술 고사 등을 살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는 기출 문제뿐 아니라, 출제 배경과 채점 근거, 논제 해석 방향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논술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희망 대학의 최근 3년 치 보고서를 확인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별로 출제되는 문제의 유형을 파악하고 공통되는 논술 고사 유형의 학교들을 묶어 연습하면 효율적인 대비가 가능하다.
인문계열 모집 단위는 고교 교육 과정 수준의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적·비판적 사고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인문계열 논술은 주로 언어 논술 형태를 취하며, 몇 개의 지문을 제시하고 요약, 평가, 비교하게 하거나 특정 지문의 관점을 지지하거나 반박하도록 한다. 이때, 제시되는 지문의 주제는 주로 사회 교과와 연계되므로 통합사회, 생활과 윤리 등의 교과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보다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모집 단위나 대학에 따라 도표나 그래프를 제시하고 이를 해석하거나 추론하도록 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형을 풀어낼 때는 사회·문화 교과에 대한 충실한 이해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일부 대학은 상경계열에서 수리적인 능력을 요하는 문제를 출제하기도 한다. 연세대의 경우, 인문계열 모집 단위 전체에, 건국대, 경희대, 숭실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는 일부 모집 단위에 수학I, 수학II, 확률과 통계 개념을 활용한 수리 논술 문항을 포함한다. 인문계열 모집 단위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수리 논술이 포함된 유형에 부담을 느낄 수 있으나, 그러한 이유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수리 논술을 포함한 모집 단위에 지원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표1> 인문계열 논술 유형별 분류(2025 수시 진학지도 길잡이,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한편, 유사한 유형으로 논술 고사를 치르더라도 대학마다 답안 양식에 차이가 있으므로 대학별 답안 양식을 사전에 확인하여 대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모의 평가를 통해 수능을 대비하듯, 각 대학의 모의 논술 채점 결과와 모범 답안 등을 활용하여 출제 경향과 채점 기준 등을 미리 알아 두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인문계열 논술의 출제 범위를 살펴보면, 국어 교과목을 기본으로 하고, 사회과학 분야 교과목이 자주 활용된다. 특히 일반 교과를 중심으로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을 충실히 익힌다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사회 교과서에 실린 도표 등이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통계와 도표를 해석하는 연습을 해 둘 필요가 있다.
3. 인문계열 논술 고사 대비 전략
인문계열 논술에서 주가 되는 언어 논술형 문제에서 요구하는 핵심 능력은 독해력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룬 글을 읽고 핵심 논지를 파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논술 전형 대비의 출발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문계열 논술은 대학별로 언어 논술로만 제시되지 않고 통계·도표 분석, 수리 논술 등과 함께 출제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지원에 앞서, 기출 문제와 모의 논술 문제를 확인하여 자신이 어떤 유형에 적합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문계열 논술은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이해력과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대학에서 제시한 범위에 해당하는 교과 연계 지문 등을 충실히 읽으며 훈련해야 한다. 논술 고사에 활용되는 개별 제시문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생각 단위를 담은 여러 글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각 제시문을 단편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넘어, 제시문 이면의 주제와 제시문 간의 연계된 주제를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러한 유형의 글을 택하여 일정한 시간 내에 논지를 파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하나의 생각 단위를 여러 제시문으로 구성한 유형의 부분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합격의 요건이다. 그렇기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여부는 논술 고사 합격 전략을 판단할 때에도 절대 간과하면 안 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건국대학교의 경우, 인문계열 논술 고사에서 최근 몇 년간 통상 50% 내외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시 말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게 되면 실질 경쟁률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표2> 2025 대입 인문 논술 수능 최저학력 기준(2025학년도 모집요강 확인, 각 대학 입학처)
논술 전형은 경쟁률이 높은 전형이지만,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출 수 있고, 대학에서 요구하는 답안 작성 방법과 출제 의도를 잘 파악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각 대학에서 발표하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살펴보고 기회가 닿는 대로 모의 논술에도 적극 참여하며 출제 의도와 유형을 파악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논술 전형이 신설된 학교의 문항 유형 및 출제 범위 등은 수시모집 요강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인문 논술의 경우 교과서 이외의 제시문도 출제되기에,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 출전을 확인하고 최근 출제 경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논술 출전을 살펴보면 대학 또는 계열별로 인용되는 도서의 특징이 드러난다.
지난해 논술을 실시한 학교들의 2024학년도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살펴보면 4권의 도서가 각각 두 곳의 대학에서 제시문으로 중복 활용됐다. 이는 교수 등 출제위원들이 눈여겨본 도서로, 수험생들은 추천 도서 격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공감의 배신(폴 블룸)’과 ‘공감은 지능이다(자밀 자키)’는 경희대와 아주대에서 출제된 바 있고,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시애틀 추장)’는 경희대와 숭실대에서 출제됐다. 한편, ‘프랑켄슈타인(메리 셸리)’은 숙명여대와 홍익대에서 활용됐다. 동일 도서는 아니지만, 같은 개념이 두 대학에서 활용된 경우도 주목할 만하다. ‘사회적 자본’ 개념은 홍익대 인문계열 논술 오전 2번과 부산대 논술 인문·사회계열 2번에서 공통적으로 출제됐다.
<표3> 2024 대입 인문 논술 중복 출제 도서(2024학년도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 확인, 각 대학 입학처)
3월에 각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에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통상 5월부터 7월까지 논술 가이드북이 배포된다. 가이드북에는 당해 전형 방법과 모집 인원, 유형별 접근법, 전년 경쟁률과 논술 해설 및 합격 수기 등의 자료가 담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논술 가이드북 역시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다수의 상위권 대학 논술 가이드북에서는 ‘출제 의도 파악’을 강조하였다. 또한, 문제의 요구 사항에 맞는 답안 구조를 갖추어 연습할 것을 권하였다.
가이드북 공개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는 모의 논술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학에 따라 출제 교수의 해설 영상을 공개하기도 하니 참고하면 좋다. 대학별 모의 논술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방식으로 나뉜다. 오프라인 방식은 대학이 정한 날짜에 실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논술 고사를 경험할 수 있는 방식과 고교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도록 문제지와 교사용 해설지를 제공하는 방식이 있다. 온라인 방식은 일정 기간 동안 수험생이 온라인을 통해 모의 논술에 응시하는 형태로 치러진다. 온라인 모의 논술의 경우, 단순히 홈페이지에 문제지와 해설지를 공유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일정 기간 전용 홈페이지에서 답을 입력하도록 하고, 선착순 채점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대학에서 제공하는 논술 관련 자료는 풍성한 편이다. 이를 사전에 확인하여 대비하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 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지원한다면 논술 전형 합격은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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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