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24학번
경기 한백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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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합격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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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국어국문학과 학생부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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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학생부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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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국어국문학과 학생부교과
제 좌우명은 "내 앞에 있는 건 하나의 선택일 뿐"입니다. 저는 어떠한 선택을 하기가 두려울 때마다 이 말을 되뇌입니다. 내가 걷고 있는 길은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고, 중요한 건 그 선택지 자체보다는 선택 후 내가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이 좌우명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만들어진 것이지만, 불안하고 막막했던 수험생 시절 이 말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습니다. 당시의 저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학생분들께 자신의 선택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그 자신감의 근거가 될 정보를 드리고자 합니다.
대학교 최종 합격 인증이
완료된 멘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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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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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탐색좋아하는 일 vs 현실적인 일? 나도 몰라국어국문학과 재학중이라고 밝히면 주로 이런 말을 듣는다.“국어 선생님 되려고?”“책 읽는 거 좋아해?”“글 잘 쓰겠네.” 하지만 국어국문학과에서 책 많이 읽는 애들은 잘 없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적성과 취향에 맞춰서 학과를 선택하는 건 아니니까. 대학에 입학하고 가장 놀란 것 중 하나가 국문과 학생들 중 대부분이 복수전공, 교직 이수, 로스쿨 등을 준비한다는 사실이었다. 글 쓰는 게 좋아서 국문과에 온 내가 너무 단순했던 걸까. 나는 하고 싶은 일을 지향했을 뿐인데 내 선택이 잘못됐던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대학생들 커뮤니티에서 익명 채팅을 한 적이 있다. 같은 학교 재학생들을 임의로 매칭해 주는 채팅이었는데, 화학공학과 학생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그 학생을 ‘K’라고 하자. K는 시 쓰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고3 때 시를 많이 썼었다고. 그 애는 내가 듣는 국문과 전공 수업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지루해하는 우리 학과 수업을 재밌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K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받아서 팔로우를 했다. 피아노 치는 영상이 올라와 있기에 피아노도 잘 치냐고 물었다. 공부를 못했으면 음대를 갔을 수도 있단다. 문득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도 잘하는 애가 시도 잘 쓰고 피아노도 잘 친다니. 중학교 때 단소를 배우고 아직도 소리를 못 내는 나로서는 질투가 났다.왜 음대도 국문과도 아닌 화학공학과를 갔냐는 질문은 하지 않았다. 질문할 필요도 없이 뻔했고, 본인이 싫어할 수도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냐는 질문은 많이 받았다. 나는 그 질문에 한 번도 제대로 답한 적이 없다. 예전에는 망설임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했겠지만 지금은 나도 모르겠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고, K는 잘하는 일을 선택했다. 우리의 선택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무엇이 맞고 틀린지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12살 때부터 소설가의 꿈을 가지고 국문과에 왔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은 대학에 들어오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져야 할 꿈이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불안정해졌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이라는 단기적이고도 강력한 목표가 있었는데 대학에 오니 앞날이 막막했다. 공모전에서 번번이 낙방할 때마다 마음의 추는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실패 쪽으로 기울었다.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른 과를 선택했더라도 난 여전히 불안했을 것이다. 고3 때 끊임없이 되뇌었던 생각을 지금도 한다. ‘슬럼프가 오면 울어도 된다. 울면서 문제를 푸는 사람이 이긴다.’불안감이 나를 괴롭게 해도 나는 계속 글을 쓴다. 불안감은 어쩔 수 없고 그렇기에 당연한 것이니까. 나 자신에게 가장 손해가 되는 일은 슬럼프와 불안감을 핑계로 가만히 있는 거겠지.‘좋아하는 일’과 ‘현실적인 일’ 중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나와 같은 선택을 할 수도, K와 같은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수능 수학 30번 문제보다 어려운 문제이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학생들에게 나는 이런 말을 해 주고 싶다. 좋아하는 일 vs 현실적인 일? 나도 몰라.그러니까 직접 해 봐.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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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탐색국어국문학과? 국어 선생님 되려고?최근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고 국어국문학과 입결이 올라갈지도 모른다는 우스개가 돌았다. 나도 처음에는 반가웠다.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서 글 쓰는 게 과제로 나오기 전까지는 분명히 기뻤다. 가뜩이나 책 구하기도 어려운데 책을 읽고 논제까지 정하라니 앞이 막막했다. 나는 책 읽는 것과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그래서 국어국문학과에 왔다. 그러나 내가 쓰고 싶은 글과 국어국문학과에서 가르치는 글은 결이 다르다는 사실을 도서관에서 한국 문학사 관련 서적을 뒤적이면서 깨닫게 되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국어국문학과는 국어와 국문학에 관련된 지식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학과이다. 한국의 문학사, 작가론, 시론, 희곡론, 중세 국어 등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다양한 분야가 국어국문학과의 연구 범위에 포함된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대중문학인데, 국어국문학과에서는 대중문학뿐 아니라 고전문학, 근대문학 등도 가르친다는 것이다. 국어국문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국어국문학과라는 학과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국어국문학과는 이름 그대로 국어와 국문학을 배우는 학과이다. 1학년 전공수업에서는 ‘국어’의 ‘국’이 무엇인지 논하는 것에서 시작하였다. 나라 국國. 즉 우리 나라, 한국이란 무엇이냐는 것이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나라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지 아는 게 국어국문학과 수업의 시작이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국어국문학과가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학과라는 것이다. 국어국문학과가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당연하게 들리지만 많은 학생들이 간과하는 사실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는 해당 작품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한국의 문학 작품을 배우려면 한국의 역사까지도 알아야 한다. 국어국문학과의 수업에서는 한국의 역사가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나는 이 부분이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할 때 다분히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또한 국어국문학과를 진학할 때에는 학교의 커리큘럼을 잘 확인해야 한다. 같은 국어국문학과라고 하더라도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학문 스타일을 추구하는 학교가 있고, 뉴미디어나 대중문학 등 보다 개방적인 국어국문학의 분야를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 학과 누리집에 들어가면 해당 학교의 해당 학과에서 들을 수 있는 전공 과목과 학과 커리큘럼을 조회할 수 있다. 학교에서 추구하는 학문 스타일과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내용이 일치한다면 대학교의 수업 내용을 더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문사철의 선봉장에 서 있는 국어국문학과에 들어오면 진로, 취업 등과 관련된 현실적인 질문들에 답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는 하다. 그런 시선들을 감수하고 들어온 학과에서 정작 내가 배우고 싶은 것과 다른 것을 가르치니 정신적으로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하는 입장에서 한국 문학의 전반적인 정체성과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은 중요하다. 정체성과 역사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이후 내가 원하는 분야를 배울 때에도 더 넓고 깊은 능력을 쌓을 수 있다. 꼭 국어국문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진학할 학과에 대해 진지하게 알아보고 자신이 배우게 될 내용이 이후 자신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지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할 듯싶다.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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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준비수능? 별로 안 떨려요. 아 손이 축축하네.스토리노트 소재를 고민하다가 수능이 얼마 안 남았으니 내가 수능 최저 맞췄던 얘기를 해 보기로 했다. 나는 3월 모의고사 점수가 수능 점수라는 말을 절대 믿지 않는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3합 7의 수능 최저를 1등급 하나 없이 턱걸이로 맞추지는 않았겠지. 나는 3년 내내 본 모의고사 중 9월 모의고사와 수능을 가장 망쳤다. 둘 다 사탐 성적이 3등급까지 내려갔고 3합 7을 가까스로 충족했다. 고3 6월까지만 해도 3합 4에서 5가 나오는 성적이었기에 이대로만 가자는 생각을 했는데 수능은 이대로 가지 못했다. 갑자기 수능 방침이 바뀌더니 모든 사람들의 물수능 예상을 깨고 불수능이 닥쳤다. 3합 7이 아슬아슬했던 건 절대평가인 영어가 1등급 비율이 4%밖에 안 될 정도로 어렵게 나왔던 영향도 있었다. 수학은 원래 못했다손 치지만 그다지 어렵지도 않았던 생윤은 왜 3등급이 떴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사문은 나름 할 말이 있다. 도표 계산하는 공부를 주구장창 했는데 정작 수능에서는 킬러 문제 논란으로 말장난 문제가 잔뜩 나왔었다. 수능에서 하늘이 내 편을 들어줬던 부분은, 시험마다 아프던 배가 그래도 수능날이라고 멀쩡했던 것 정도?수능은 그렇다. 무슨 문제가 나올지 모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나는 ‘혹시 모른다’는 말을 달고 사는 스타일이라 시험장에도 한 시간 일찍 갔고 도시락도 죽만 챙겨 갔으며 핸드폰도 안 들고 갔다. 그런데도 예상 못한 문제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수능장이라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냥 그 얘기가 하고 싶었다. 원래 그런 곳이니 긴장하지 말라는 말은 감히 못 하겠고, 당황할 거면 알고 당황하는 게 낫다.그리고 연습 때 못하는 건 수능장에서도 못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수능장은 미친 듯이 정신이 없다. 막상 시험이 시작되면 긴장은 별로 안 되지만 내가 문제를 제대로 풀고 있는 건지 어떤지 제대로 분간이 되지 않는다. 즉, 수능 시험장에서 나오는 건 내 몸에 체화된 진짜 실력과 진짜 습관뿐이라는 것이다. 수능 때는 어려운 문제 스킵해야겠다, 수능 때는 계산 실수하지 말아야겠다, 수능 때는 듣기 풀면서 독해 6문제 풀어야겠다……연습 때 안 되는 건 수능 때도 안 된다. 수능 때는 그냥 본연의 내가 더 나오는 것뿐이지 갑작스럽게 초인적인 머리를 가진 내가 태어나는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수능 때 사용할 전략은 미리 모의고사를 풀 때 몸에 익혀두는 게 좋다. 난 그래도 수능에서 사용할 전략이라고 생각하면 체화가 더 빨리 되는 느낌이 들었다. 뭐 기분탓일 수도 있겠지만. 고3 이맘때쯤 학교 선생님한테 “지금부터는 성적이 드라마틱하게 오르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는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난 그 말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오르지는 않아도 떨어질 수는 있다. 경험자로서 말하는 거다. 수능 전에 내 몸에 어떤 습관을 들여놓느냐에 따라 한두 문제 맞고 틀리는 게 결정된다. 그 습관을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수능장에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문제를 풀지가 결정된다. 수능 50일이 깨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자.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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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대학과 고등학교의 독서토론얼마 전 오랜만에 학교에 갈 일이 생긴 걸 기회 삼아 고3 시절을 보낸 교실과 동아리 활동을 했던 도서관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수업이 다 끝났을 시각임에도 이런저런 과제물을 들고 친구들, 선생님과 바쁘게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이 보이더군요. 아마도 지금의 여러분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을 1년 전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친구들과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즐겁지만, 막연하기만 한 공부와 활동들을 수행하며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불안함을 느꼈던 게 그때의 저였습니다. 당시의 저와 비슷한 기분을 경험하고 있을 학생들에게 편지 한 통 보낸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씁니다.저는 고등학교 1, 2학년 때 도서부였습니다. 제 진로랑 가장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선택한 동아리였죠.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는 단연 한 권의 책을 주제로 파트너와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 활동을 고르겠습니다. 처음 해 보는 활동이라 재미있었고, 처음 해 보는 활동이라 불안정했습니다. 저와 완전히 다른 진로를 가진 친구와 책 한 권을 골라야 했던 적도 있고, 재미없다고 꺼리던 시사 책을 멋모르고 주제 도서로 선택했던 적도 있습니다. 오래된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며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지? 졸업하고 나면 깨끗이 잊을 활동들에 이토록 열중하는 게 의미가 있나? 이런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동아리뿐 아니라 공부를 할 때나 수행평가를 준비할 때 그런 생각들이 일상적으로 끼어들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었습니다. 고등학교의 활동들이 졸업식 후에는 물거품처럼 사라질 거라고요. 그래서 때때로 제가 하는 일이 의미 없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글쎄요. 대학교에 들어와서 참여하게 된 독서토론회에서 저는 고등학교 때 했던 동아리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됩니다.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책이 독서토론회의 주제였습니다. 너무 어려웠습니다. 교수님은 쉬운 책이라서 술술 읽힐 거라고 말씀하셨지만요. 뇌의 가소성에 대해 설명하는 챕터에서 든 생각은, ‘이게 뭔 소리지?’ 였습니다. 토론날에는 철학과 학생과 정치외교학과 학생의 휘몰아치는 말씨름에 내가 여기서 입이나 떼 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낯선 책을 끝까지 읽고 토론에서 제 생각을 말할 용기를 냈던 이유는 고등학교 때 했던 활동들이 제 안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시사 책을 주제로 팟캐스트 대본을 작성했고 지금은 인간의 사고 방식에 대한 책으로 토론회에 참석합니다. 예전에는 자연계 친구와 마음을 맞췄고 지금은 여러 학과의 학생들과 토론을 벌입니다. 무언가를 할 용기는 경험으로부터 비롯되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참여했던 활동들은 결국 나 자신의 무기가 되어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할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대학교 시험은 참 특이합니다. B4 사이즈의 빈 답안지와 대여섯 개의 서술형 문제를 줍니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최대한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답안지에 몽땅 적으면 높은 점수가 나옵니다. 우리의 미래는 빈 종이와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곳에 무엇을 적어내게 될까요? 저는 미래라는 빈 답안지를 채워 넣을 답안이 되는 것이 바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하는 활동들이 당장은 의미를 모르겠고 자신에게 무슨 효용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쌓은 경험들은 졸업하고 나서도 남아 나의 생각과 능력을 확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어 준다는 사실을 저는 조금 늦게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하는 활동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내가 쌓은 경험은 미래의 내가 힘겨운 과제를 직면했을 때 그것을 극복하도록 돕는 가장 좋은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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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내가 일반고를 선택한 이유나는 일반고 출신이다. 중학교 내신이 좋은 편이라 특목고 자사고를 생각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일반고를 선택했고 나는 지금까지 언제나 최고의 선택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최'선'이 아니라 최'고'가 맞다. 여기서 최고의 선택이라는 건 지금 내가 지금의 결과에 만족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다른 걸 선택했을 때 지금보다 나은 결과가 있었을 거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학교 내신이 높은 학생들 대부분이 일반고와 자사/특목고 중 고민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반고와 수시의 장점을 살려 대학에 갔다고 자부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하나의 케이스로서 그런 학생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솔직히 나는 성실성이 좀 떨어지는 편이다. 공부를 안 했다는 건 아니고, 짧은 시간동안 몰입해서 공부하는 게 잘 안 되고 그 집중력을 긴 시간동안 쏟아붇는 건 더더욱 안 된다. 시험 기간을 길게 잡고 공부했다고 하면 성실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글쎄, 오히려 성실성이 없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험 기간을 길게 잡은 게 맞다. 이런 나 같은 사람들한테는 일반고를 추천하는 편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상위 영점 영영영영에 드는 천재가 아닌 이상 중학교 내신 190 이상의 학생들이 모인 학교에서는 높은 집중력이 필수다. 중학교 때 내가 정말로 긴 시간동안 완벽하게 집중해서 성적을 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내 장점이라고 한다면 면학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안 받는 것이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하면 마음에 부담감이 있다고 여겼던 적도 많다. 그래서 공부도 주로 집에서 많이 했고, 스터디카페나 독서실도 아예 안 갔다. 주변이 시끄럽든 조용하든 난 크게 신경 안 쓰는 스타일이었고,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아서 일반고의 면학 분위기가 공부하는 데 큰 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면학 분위기가 내 공부에 큰 영향을 안 받는다고 생각된다면, 일반고에 가는 걸 추천하는 편이다. 나는 절대 절대 절대 정시를 할 생각이 없었다. 입시에 있어서 '절대로', '무조건'이란 건 없지만 정시에 있어서만큼은 예외였다. 앞서 말한 내용과 비슷하다. 난 집중력이 좀 부족한 편이고,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길게 집중하지 못한다. 일반고 내신은 단기적으로 성적을 끌어올리는 일이지만 모의고사 공부는 장기전. 마라톤에 자주 비유되듯 성적이 오르지 않는 긴 기간을 집중력과 정신력만으로 견뎌 내야 하는 일이다. 나는 고등학교에 가기 전부터 이게 나와 안 맞는다는 걸 잘 알았다. 그래서 무조건 수시로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교과든 종합이든 상관 없고 어쨌든 수시. 정시고 재수고 없다. 그게 내 마인드였기에 일반고를 선택했던 거다. 일반고는 수시 교과전형에 유리한 게 사실이다. 내 원서는 1종합 5교과였다. 종합 한 개는 떨어지고 교과 5개는 하나 빼고 전부 최초합으로 붙어서 우스갯소리고 '종합 탈락률 100프로, 교과 합격률 100프로'라는 말을 하고 다닌다. 교과도 전부 안전한 건 아니었던지라 걱정을 좀 했는데 결과는 좋게 나왔다. 물론 저 종합 탈락률 100프로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학교를 졸업한 뒤 다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우리 학교 생기부가 정말 안 좋았더라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내 종합이 떨어졌던 걸까 싶기도 하다.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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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슬럼프: 뜻밖의 행운슬럼프에 대한 답은 버티는 것뿐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하는 편이다. 나도 슬럼프가 있었다. 하필이면 공부 잘하는 초등학교 동창이 같은 고등학교에 있었던 탓에, 그 애가 나보다 공부를 잘했던 탓에, 그리고 나는 한 번도 그 애를 이겨본 적 없었던 탓에. 슬럼프의 이유는 단순히 성적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현재 나의 위치를 불안하게 하는 모든 것이 슬럼프의 원인이 된다. 우리는 때때로 슬럼프의 원인이 되는 것을 미워하고 싫어하려 한다. 하지만 나는 슬럼프를 기꺼이 마주하고, 이겨내진 않더라도 받아들이기를 추천하고 싶다. 내가 기어이 미워하지 못했던 그 초등학교 동창 얘기를 해봐야겠다.앞선 얘기만 보면 내가 그 애를 밀어내고 싶어도 밀어내지 못한 것처럼 들리겠지만, 나는 고등학교 때 그 애랑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음, ‘거의’가 아니라 ‘아예’ 하지 않았다. 심지어 연락처도 없었다. 그 애에 대한 소식은 엄마를 통해 들었을 뿐이었다. 내 열등감은 방향 없이 마음 속에 고여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나는 그냥 공부했다. 이 슬럼프인지 뭔지 모르겠는 감정을 이겨내려고 한 적도 없다. 울고 싶은 순간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울면서도 문제를 푸는 사람이 합격한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그게 맞다. 슬럼프라는 건 아마 내가 그 애를 이겼어도 왔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보단 내 자리에 버티고 서겠다는 생각을 했다. 추상적인 말이지만, 내가 언제나 강인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어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는 것만으로 기약 ‘있는’ 입시 생활을 버티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슬럼프를 미워하지 않아도 된다. 불안감이 들어도, 열등감이 들어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내 경험상 입시가 끝나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으면 대부분 사라질 감정들이다. 앞서 말한 그 애와 관련해서도 그렇다. 입시가 끝나고 우리 둘 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로 그 애랑 연락이 닿았다. 기존 아르바이트를 그만둘지 말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그 애한테 아르바이트를 소개받았다. 열등감이니 불안감이니 말해도 아직 그 애랑 희미한 인연이 닿아 있었기에 얻을 수 있는 행운이었던 것 같다.이후 그 애한테 내 입시 생활과는 많이 다른 이야기들을 들었다. 상위권 학생들 모임 같은 얘기였다. 나도 나름 상위권이었는데, 내가 아는 게 없는 걸 보면 내게 정보가 상당히 부족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또다시 열등감이 들었을까? 그건 아니었다. 입시가 끝나니 사람이 긍정적이게 된 건지, 그 애의 이야기를 듣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느 모임에 속하거나 정보를 교류하지 않는 은둔자 스타일이 멋있지 않나? 오글거리지만 나 스스로를 싫어하곤 했던 고등학교 때보단 훨씬 낫다. 슬럼프를 이겨내는 건 승리가 아닌 결과다. 승리는 누군가와의 결과를 통해서 생기는 것이지만, 결과는 스스로의 만족을 통해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의 고등학생에게 입시란 인생과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평생을 건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입시가 인생과업이냐 아니냐를 논하는 건 지금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곧 그 인생과업과 숙제의 결과가 나올 것이란 사실이다. 대학이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수험생 시절 느끼는 많은 부정적 감정들은 대학이 해결해 준다. 그리고 그 시절에 느꼈던 타인에 대한 질투와 자신에 대한 혐오는 결과가 나온 뒤 뜻밖의 행운과 자신감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나는 아르바이트라는 작은 일로 그것을 느꼈지만, 12년동안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린다는 흔치 않은 경험이 나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임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언젠가 감당하기 힘들고 막막한 일이 생겼을 때, ‘그래도 입시 때보단 나은 것 같아!’라고 생각하며 넘길 수 있는 날을 생각하며 지금의 슬럼프를 이겨내 보기를 바란다.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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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준비글쓰기 수행=퀘스트 깨기자신은 뼛속까지 이공계형 인간이기 때문에 글쓰기 수행평가에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인문계형 학생이라고 무조건 글쓰기 수행평가 만점 받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애초에 국어나 화작 과목에서 나오는 글쓰기 수행평가는 ‘학생이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수행평가도 ‘평가’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학생이 수업 시간에 배운 걸 잘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글쓰기 수행평가에서 중요한 건 창의성이나 수려한 문장이 아니다. 대학에서야 성적이 교수님 마음대로 결정되지만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언제나 객관적인 지표를 가지고 수행평가 채점을 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이 아무리 글을 잘 써도 마음대로 가점을 줄 수 없고 학생이 아무리 미숙한 문장을 써도 마음대로 감점을 줄 수 없다. 그러니 글쓰기 수행평가 준비를 할 땐 반드시 옆에 ‘채점 기준표’를 펴 놓아야 한다. ‘건의문 작성하기’ 수행평가를 준비한다고 가정해 보자. 채점 기준표에는 ‘독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있는가?’, ‘건의 사항의 실현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는가?’, ‘문제 상황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는가?’ 등등이 들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글의 맨 첫 부분에 독자에 대한 인사말을 넣고, 건의 사항을 실행했던 다른 지역의 사례를 넣고, 문제 상황을 드러내는 통계 자료를 찾아 넣을 것이다. 그게 교과서에 나와 있는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채점 기준표를 펴 놓고 게임 퀘스트를 깨듯이 하나씩 글에 추가하는 방식을 사용해야 글쓰기 수행평가 준비하기가 편하다. 자신의 창의성을 드러내는 내용, 전문성을 가미한 내용도 좋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채점 기준표라는 퀘스트를 다 깬 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글쓰기 주제를 정할 땐 내가 얼마나 흥미 있는 주제인지도 중요하지만, 채점 기준표를 충족하기 위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주제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글쓰기 주제를 ‘학생들에 대한 체벌이 필요하다.’라고 정했다고 쳐 보자. 물론 진짜로 이러지는 않았다. 당연하게도 이런 주제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 주제를 정하는 건 자유지만 주제에 따라 과제 수행의 난이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명제에 반기를 들고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건 소크라테스에게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엄청난 논리력으로 채점자를 설득할 자신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우리는 점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표현의 자유’라는 게 있긴 하지만 자유에는 언제나 책임이 뒤따른다. 글쓰기 수행평가의 주제는 어느 정도 대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보편적으로 수용 가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쓴 글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글쓰기 실력에 대한 확신이라기보단 자신이 채점 기준표를 모두 채웠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 선생님들은 수행평가에 있어 객관적인 채점 기준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는 주관성이 개입하는 분야이다. 내가 ‘유추’의 방식을 사용해 쓴 문장이 선생님 눈에는 ‘유추’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정말 교과서에 있는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했고 그걸 내 글에 잘 접목했다면 그건 ‘유추’가 맞을 것이다. 학생 본인이 자신의 글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만 주관성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에서 승리할 수 있다. 글쓰기 수행평가에선 받을 수 있는 점수를 못 받을 가능성이 다분히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국어 수행평가 글쓰기는 작문 실력이 좋지 않아도 만점 받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글쓰기 수행평가에서 중요한 건 형식과 조건이기 때문이다. 표현이나 문장이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그들이 평가 기준에 들어 있을 때일 것이다. 글쓰기를, 적어도 글쓰기 수행평가를 두려워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쓴다.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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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방법수학 못하는 연대생의 수학 스토리노트이 스토리노트는 수능 수학의 목표가 3등급인 학생들이 봤으면 좋겠다. 수능 수학 목표가 1등급이라면 이 스토리노트는 봐서는 안 된다. 나도 못 해본 일을 하라고 조언할 능력은 없다.난 수학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수학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조언할 성적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내신이라면 몰라도 수능에서만큼은 수학이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걸 쓰고 있는 이유는, 적어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는 내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하면, 수학을 정말 싫어하지만 수학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는 사람들이다. 내가 원서를 썼던 학교 중 네 군데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 3합 7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과적으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학교에 등록하긴 했지만 3합 7은 맞췄다. 그리고 그놈의 수능최저학력기준 때문에 나는 수학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국어, 영어, 사탐으로 3합 7을 맞추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난 무작정 세 과목에 올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중학교 때부터 내신과 모의고사를 막론하고 시험날만 되면 배가 아팠기 때문이다. 국어는 수능 1교시이기 때문에 난 그때 당연히 배가 아플 거라고 생각했다. 국어시간에 복통이 있을 걸 고려하면 난 어떻게든 수학을 최소한 3등급에 맞춰야 했다. 유인물과 교과서의 문제들을 외우기만 하면 되는 일반고 내신 수학과 수능 수학의 난이도가 같을 리는 만무했기 때문에, 나는 수학을 포기했다고 말하면서도 매번 수학책을 붙잡고 있었다. 내가 수학 공부할 때 썼던 방법은, 그래프 그리는 연습부터 하는 것이었다. 수학 문제 중에는 그래프를 그려야 쉽게 풀리는 문제가 있고, 수식을 써야 쉽게 풀리는 문제가 있다. 그렇지만 문제를 보자마자 그래프를 그릴지 수식을 쓸지 정하는 건 쉽지 않다. 나는 그 고민의 순간이 왔을 때 대부분 그래프를 선택했다. 수학 학원에 다닐 때 선생님은 함수의 원리를 알면 그래프를 안 그리고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다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난 곧 수학 학원을 끊었고 그냥 계속 그래프로 문제를 풀었다. 그래프를 그리는 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사실 수식이나 공식보다 직관적인 방법이다. 내가 구하고자 하는 점의 위치가 어디인지 눈으로 볼 수 있고, 내가 구하고자 하는 직선이 무엇인지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그래프를 능숙하게 그릴 수 있으면 문제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 자주 나오는 문제 유형을 푸는 방법을 외워 두는 것이다. 이건 특히 선택과목 문제를 풀 때 유용했다. 나는 확률과 통계 선택자였는데, 확률과 통계의 신뢰구간 개념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가서 그냥 문제 푸는 방법을 외워서 수능장에 들어갔던 경험이 있다. 심도 깊게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문제 푸는 방법을 그냥 외우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니지만, 내 목표는 1등급이 아니었기 때문에 딱히 상관 없었다. 가끔 수학 공부를 하다 보면 ‘나오기는 되게 자주 나오는데 이해가 안 가는’ 문제가 생긴다. 그럴 땐 문제 푸는 방법을 외우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된다. 그럼 적어도 수능장에서 한 문제는 확실하게 정답을 찍을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로, 내가 수능장에서 사용했던 전략을 들고 싶다. 이건 공부법은 아니고 일종의 편법이지만, 문제 푸는 순서에도 전략이 있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수능장에서 문제지를 받고 풀 수 있는 문제를 전부 푼 다음 어려운 문제들만 남아 있을 때, 어려운 문제 한두 개 도전해 볼 시간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도전해야 하는 문제는 단답형 문제다. 선택형 말고 단답형 말이다! 선택형 문제를 찍을 경우 정답일 확률은 0에 수렴한다. 반면 선택형 문제를 찍을 경우 정답일 확률은 무려 20%나 된다. 내가 단답형 5문제를 모두 찍든, 그중 한 문제를 20분 들여서 풀어내든 그 5개 중 맞는 문제의 개수는 거의 차이 나지 않는다. 만약 문제를 다 풀고 선택형 문제 5개, 단답형 문제 4개가 남아 있다고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 푼 단답형 문제들 중 어느 선지가 가장 적게 나왔는지 세고 그걸로 남은 5문제를 모두 찍는다고 하자. 웬만하면 1개는 맞을 것이다. 단답형 문제의 경우, 확률과 통계 선택자라면 못 푼 문제 중 경우의 수를 전부 세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있는지 찾아 보자. 확률과 통계의 고난도 문제는 경우의 수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하면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고난도 문제 중 그나마 만만해 보이는 걸 골라서 남은 시간을 모두 써서라고 풀어내 보자. 운이 나쁘면 하나도 못 풀지도 모르지만 운이 좋으면 하나쯤 풀어낼 수도 있다. 물론 전략이나 편법이 피지컬을 이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앞서 말한 문제 풀이 순서의 전략은 어느 정도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먹힌다. 그렇기에 수능 전략을 소개하기 전 약소하게나마 공부법을 언급한 것이다. 이번 내 조언은 철저히 입시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지, 제대로 된 수학 공부법이 아니다. 멋도 없고 얍삽한 방법이다. 하지만 원래 입시란 정공법만이 먹히는 판은 아니고, 대학 붙은 사람들 중에는 나같은 사람도 있는 법이다. 우직한 공부, 물론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꼭 이상향만을 좇을 수는 없는 수험생들에게 내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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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준비제시문 면접에서 답 바꿔 말하고 최초합격했습니다나는 입시를 치를 때 면접이 있는 전형은 절대 절대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특히 제시문 면접이라면 더더욱. 학교에 특강을 하러 왔던 우리 고등학교 선배님이 보여 준 제시문 기반 면접 기출 문제를 보고는 그 생각을 굳혔었다. 차라리 6개 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학교를 썼으면 썼지, 제시문 면접이 있는 학교는 무조건 제외할 셈이었다. 국어 비문학 지문 읽는 데에도 5분이 넘게 걸리는데 어떻게 8에서 10분 안에 제시문을 읽고 답변까지 생각하란 말인가? 내가 임기응변이나 발표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아무리 학원에서 준비를 한다고 해도 한 달만에 내가 날고 기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학교장 추천 전형에서 제시문 면접을 봐야 하는 연세대학교는 내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지금은 그 학교에 재학 중이지만 말이다. 만약 나와 같은 이유로 제시문 면접, 혹은 면접 자체를 고사하고 있는 수험생이 있다면, 나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담임 선생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제시문 면접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었다. 나는 한 달 동안 면접 학원을 다니면서 제시문 면접을 준비했다. 연습 문제를 접해 보니 대학교에서 요구하는 제시문 면접이 내가 흔히 생각하는 ‘면접’과는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쉬운 비문학 지문을 말로 독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임기응변이나 창의력, 배경지식의 영역은 아니었다. 순발력으로 문제를 읽고 답을 찾기 위한 핵심 문장을 제시문 안에서 찾아내는 것이 제시문 면접의 핵심이었다. 학생의 생각을 묻는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정해진 답이 있고 학생은 그 답을 유추해야 하는 유형의 면접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시문 면접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학생은 이러한 제시문 면접의 성격과 특징을 알고 있어야 할 듯하다. 연세대학교 제시문 면접은 녹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내가 받은 제시문은 법에 대한 소크라테스와 공자의 견해, 그리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법을 제정하는 가상의 국가 A, B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금은 내용을 다 잊어버린 걸 보면 제시문을 읽었을 당시에도 제시문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제시문에서 키워드와 핵심 문장을 뽑아 내는 것이었고, 나는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했다. 학원에서 익힌 대로 문제를 먼저 읽고, 제시문들의 키워드를 빠르게 정리한 다음 그 키워드들을 기준으로 제시문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메모했다. 학원에서 본 연습 문제는 대부분 제시문에 (가)부터 (다)까지 3개였는데, 시험장에서 받은 제시문은 총 4개여서 좀 당황했지만 일단 준비 시간 8분은 완만하게 넘길 수 있었다. 문제는 답변 과정에서 생겼다. 긴장감에 말이 빨라진 건 그렇다 치더라도, (가), (나), (다) 제시문의 핵심을 요약하는 1번 문제에 대답할 때 (나)와 (다)의 내용을 서로 바꿔서 말해 버린 것이다. 그걸 깨달은 후 당황감에 말은 더 빨라지고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인지하지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자포자기한 건 아니었다. 한 달간 학원 다닌 시간과 면접장에 앉아 있는 내 간절함이 아까웠으니까. 심호흡을 하고 실수가 있었음을 밝힌 다음 차분하게 정정한 답변을 말했다. 이미 나온 실수를 신경쓰기보단 남은 문제들을 마저 푸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 2번, 3번 문제를 풀 때에도 말은 절었고 동어반복이 몇 번이나 나오는 것을 나 자신도 알 수 있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잘한 건 하나밖에 없었다. 제한 시간 5분을 꽉 채운 것. 수험생 커뮤니티에 올라온 면접 후기들을 본 난 좌절했다. 나보다 답변도 좋고 당연히 실수도 안 한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그렇기에 내 결과는 나에게도 이변이었다. 최초합격. 제시문 면접의 영향력이 상당히 큰 학교였기에 더욱 믿을 수가 없었다. 면접 학원 선생님이 내신이 압도적으로 좋으면 면접 못 봐도 된댔지만 난 그런 압도적인 성적도 없었다. 혹시 전산오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며칠동안 몇 번이나 입학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전산오류가 아님을 확인했을 때 나는 내가 대체 왜 합격을 한 것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채점자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낼 수 있는 답은 두 개정도였다. 평정심, 그리고 지문 이해. 입시에 대한 내 확실한 믿음은, 생활기록부에 완전한 약점이란 없다는 것이다. 약점을 극복해 낸 과정이 드러날 때 그 약점은 오히려 학생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면접에서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실수를 인지했을 때 당황감을 빠르게 추스르고 잘못을 바로잡은 것이 나에게 가점 요인으로 작용했으리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지문 이해다. 당연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선에서 지문을 이해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시문 면접에서 면접 대상자는 면접관에게 “저는 이 지문을 이해했어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시민들의 편의를 고려하도록 노력하는 것’을 ‘공동체주의’와 같은 말로 치환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면 침착하게 “시민들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것을 중시하는 국가”라고 말하면 될 뿐이다. 그게 내가 이해한 바이니까. 애써 어려운 어휘를 사용하겠다거나 있어 보이는 말을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 이해한 것을 100퍼센트 전달하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제시문 면접장에 있는 건 수험생 본인과 제시문 뿐이다. 제시문 면접을 볼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것도 나 자신의 이해력과 제시문 속에 나와 있는 정보뿐이다. 내가 제시문을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제시문 속에서 핵심 단어를 뽑아내 보자. 그 핵심들은 나의 ‘이해’가 되고, 그 핵심 단어 안에서 문제를 풀어내겠다는 생각을 하면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핵심 단어를 뽑아내는 속도는 연습을 통해 단축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수는 당연히 안 하는 게 가장 좋지만 만약 실수가 있었다면 포기하지 말고 답변을 정정해야 한다. 핵심 단어를 뽑아라. 평정심을 유지해라. 이 두 가지가 내가 생각하는 제시문 면접의 원칙이다. 영어 지문같은 어휘 변용, 패러프레이징도 거의 없고 국어 지문만큼 내용이 난해하지도 않기 때문에 어쩌면 제시문 면접은 그 어떤 문제보다 단순하다. 입시의 무기는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좋은 법이기 때문에, 제시문 면접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앞서 말한 원칙을 기억하며 제시문 면접을 고려해 보는 게 어떨까?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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