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
공부 빼고 다 하는 의대생? 예과 1학년, A+ 대신 '갓생' 택한 썰
전국에 계시는 리로스쿨 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저는 지방 일반고에서 현역으로 인하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현재 1학년으로 재학 중인, 여러분의 워낸온리 멘토입니다!저의 스토리노트를 발견하셨다면, 리로스쿨의 다양한 서비스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겠죠. 그 기대에 걸맞게, 지금부터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저만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텅 빈 시간표, 시작은 '반쪽짜리' 대학 생활 제 주변 친구들에게 지난 3월은 설레는 새내기 생활의 시작이었지만, 저는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수업 거부 투쟁에 동참하느라 교양을 포함한 모든 수업을 듣지 못했습니다. 나 혼자 내 삶을 온전히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에 경남 양산에서 인천으로 올라와 자취를 시작했는데, 정작 수업을 듣지 못하는 반쪽짜리 대학 생활을 시작한 셈이죠. 3월 초반 일주일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어떤 간섭이나 제재도 없이 하고 싶은 대로 시간을 보냈죠. 밤 늦게까지 핸드폰을 하다가 오후 늦게 일어나고, 먹고 싶은 배달 음식을 마음껏 먹다가 스르륵 잠들어버리기 일쑤였답니다. * '한량' 생활 끝, 동아리 풀코스에 뛰어들다 하지만 이런 '한량' 같은 생활은 3월 둘째 주가 되자 금세 흥미를 잃었습니다. 햇빛도 잘 들지 않는 자취방에서 의미 없이 하루를 보내니 우울해지더군요. 열심히 대학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비교되면서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고요. 수능이 끝나고 놀던 작년 연말과 다를 바 없는 삶에, '나는 지금 대학생이 아니다'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이 무기한의 시기 동안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 동기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과 동아리 홍보 게시물이 줄줄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같은 처지의 동기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모하게도 흥미로워 보이는 모든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호기심에 가입했던 사진 동아리는 결국 활동이 어려워 제외했지만요.) 결국 의과대학 댄스 동아리 티크, 의예과 봉사 동아리 의연, 의과대학 수공예 동아리 수작부터 학생사회봉사단 인하랑 21기, 고등 멘토링 활동, 그리고 제44대 총학생회 사업국 정임원으로서의 활동까지 시작하게 되었죠. 수업 거부로 텅 비었던 시간표가, 오히려 제 의지로 선택한 다채로운 활동들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봉사 활동, 타인의 삶을 엿보다 – 의연&인하랑 활동 제 모든 대외활동 중 가장 첫 활동이 바로 과 동아리 '의연'에서 나간 인천 수봉공원 환경정화 봉사였습니다. 동기들을 처음 만날 생각에 공원으로 가는 길이 굉장히 긴장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동기 형, 누나들을 만나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으면서 자기소개도 하고, 학교 이야기도 나누며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편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에는 또 다른 동기들과 어르신 무료 급식 지원 활동을 나갔다가 목 뒤와 팔이 새까맣게 타기도 했고, 행정복지센터에서 민생지원금 신청 안내요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답니다. 학기 초부터 매달 나갔던 다양한 봉사활동은 제가 정신과 의사라는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닿도록 해줬어요. 저는 많은 환자와 동료를 만나며 저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어 전공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희망하고 있거든요. 봉사 활동을 하면서 쉽게 접하기 힘든 위치의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나이, 국적, 관심사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의 말투와 모습을 보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배려하는 시선의 출발점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인턴 수료 병원 선택에 있어서 봉사 시간이 가산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더 주도적이고 체계적인 봉사활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2학기부터는 교내외 봉사를 직접 기획/주관하는 학생사회봉사단 '인하랑‘ 21기로서의 활동을 시작했어요. 지난주에는 인천해역방어사령부와 협업하여 벽화 봉사를 다녀왔는데,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던 저도, 벽에다 그림을 그리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울퉁불퉁한 벽과 점도 높은 물감 때문에 처음에는 고전했지만, 단원분들과 함께 완성하고 보니 너무나 값진 뿌듯한 경험이 되었답니다. 다음 편에서는 봉사뿐만 아니라 제가 빠져든 댄스 동아리 '티크'의 공연과 총학생회 사업국의 축제 준비 활동이 어떻게 의대생의 '갓생'을 완성시켰는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할게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