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비실기로 디자인학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한 학생입니다!디자인을 전공한다는 건, 단순히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세상을 관찰하고 생각을 시각화하는 일이라는 걸.그리고 그 사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는 곳이 바로 학생부였다. 1. 수업 속에서도 ‘디자인 시선’을 찾으려 했던 시간들국어나 사회 같은 과목이 디자인과 무슨 상관일까 싶었지만,조금만 다르게 보면 연결되는 지점이 있었다.국어 수행평가로 포스터를 만들 때는글의 분위기를 색으로 표현해봤고,사회문화 시간에는 도시공간의 구조가사람의 행동 패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봤다.처음엔 그저 재미로 한 일이었는데,나중엔 이런 생각들이 학생부에 ‘탐구 중심의 태도’로 기록됐다.그걸 보면서 느꼈다.학생부는 점수보다 시선의 기록이라는 걸.결국 디자인도 ‘무엇을 보는가’가 아니라‘어떻게 보는가’의 차이에서 시작되니까. 2. 비교과 활동, 나만의 디자인 이야기 만들기나는 미술관을 좋아했다.전시장을 몇 번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빛과 그림자, 공간의 구조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서울 시립미술관에서 본 ‘빛과 공간의 대화’ 전시는 내 시선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그때 느낀 “빛이 감정을 만든다”는 인상은나중에 학교 포스터 디자인을 할 때 큰 영향을 줬다.그때부터 나는 활동을 할 때마다그 경험이 나에게 어떤 생각을 남겼는지를 짧게 메모해뒀다.그게 나중에 학생부에 들어가면서‘꾸준한 디자인적 관심’으로 이어졌다.많은 친구들이 활동이 너무 적다고 걱정하지만,사실 중요한 건 방향성이다.수십 개의 활동보다,한 가지 주제를 꾸준히 발전시키는 게 더 강하다.내 경우엔 ‘빛과 공간’이 그 역할을 했다. 3. 책 속에서 찾은 또 다른 시선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느낀 건,생각보다 책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공간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으며“공간이 사람의 감정을 바꾼다”는 문장을 봤는데,그 문장이 머릿속에서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그 이후로 공간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졌다.학교에서 공간 디자인 과제를 할 때,나는 단순히 형태만 만드는 게 아니라“이 구조가 사람에게 어떤 감정을 줄까?”를 먼저 생각했다.이렇게 읽은 책을 나의 활동과 연결시켜두면학생부에서 자연스럽게 전공적합성이 드러난다.책을 많이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한 권을 읽더라도 나만의 생각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4. 디자인은 결국 ‘사람과의 협업’고등학교 생활에서 디자인은 혼자 하는 게 아니었다.모둠과제, 행사기획, 동아리, 학생회 등누군가와 함께해야 하는 순간이 늘 있었다.그 과정이 솔직히 쉽진 않았다.의견이 부딪히기도 하고,내 아이디어가 무시당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니그 모든 과정이 디자인의 본질이었다.서로 다른 생각을 모아 하나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그게 바로 디자인이다.학생부에 기록된 “팀원들과 협력하여 디자인 아이디어를 발전시킴”이 한 줄이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내가 성장한 과정을 보여주는 문장이 되었다. 5. 보여주기식 기록보다 ‘나다운 흔적’을 남기기후배들이 자주 묻는다.“학생부에 뭐 써야 대학이 좋아할까요?”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말한다.“좋아할 걸 찾지 말고, 네가 좋아했던 걸 써.”보여주기식 활동은 결국 티가 난다.하지만 진심으로 몰입했던 경험은짧은 문장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나도 처음엔 부족했지만,실패한 과제에서 배우고,그걸 다음 프로젝트에 반영하면서 성장했다.그 과정이 진짜 디자인 공부였다.학생부는 잘 포장된 결과물이 아니라,실수와 배움이 함께 담긴 과정의 기록이어야 한다. 6. 학생부는 나의 첫 번째 포트폴리오대학 원서를 쓸 때, 나는 학생부를 다시 처음부터 읽어봤다.그 안에는 내가 좋아했던 것들,고민했던 흔적, 성장의 순간들이 있었다.하나의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보는 기분이었다.그제야 알았다.학생부를 관리한다는 건 ‘스펙 쌓기’가 아니라나라는 사람을 시각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라는 걸.결국 디자인도, 학생부도 같은 원리를 가진다.모두 나를 표현하는 언어이자,나의 시선을 담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나는 지금도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한다.“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대신 진심으로 해.그 진심이 쌓이면 그게 결국 디자인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