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경험에서 나오는 제시문 면접 준비 방법, 그런데 면접 썰을 곁들인.
안녕하세요!! 멘토 정치외교외길인생입니다. 제가 첫 스토리노트에서 공유할 경험은, 바로 제시문 면접 준비 방법입니다~! 소위 SKY라고 불리는 대학에서는 대부분 제시문 기반 면접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연고에 학종으로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필수적으로 제시문 면접을 준비해야만 하는데, 너무 생소한 면접 방식에 대부분 학생들이 준비 과정에서 많이 해맵니다. 물론, 저 또한 조금 해맸습니다. 따라서 제가 해맸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문 면접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면접 준비방법만 공유하긴 좀 허전하니, 제 서울대 면접 썰을 같이 풀어보려고 합니다! 그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를 수시 일반전형으로 합격했습니다. 서울대 일반전형의 경우 제시문 면접으로 이뤄집니다. 제가 지원했던 정치외교학부의 경우 인문 제시문 1개와 사회과학 제시문 1개, 총 2개의 제시문을 30분 내에 풀어내는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제 면접썰은 원서접수기간으로 되돌아갑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를 쓰겠다고 했을 때, 모든 학교 선생님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습니다. 과를 낮추는 것이 어떻겠냐고 모든 선생님들께서 제안했지만 저는 만류를 무릅쓰고, 첫날에 정외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수능날, 시험이 끝나고 폰을 받자마자 담임선생님께 “서울대 확인해라”라고 문자가 왔습니다. 수험번호를 치고 들어가…기 전에 어머니께 문자가 먼저 와서 1차 합격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기쁘긴 했지만 수능 답지가 나오기 전이라 아직 많이 기뻐하진 못하고 그저 "아..됐네?!!"정도 반응이었던 것 같아요. 저의 경우, 이때부터 서울대 면접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대 면접을 갈 수 있을것이란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미리 서울대 제시문을 공부하거나 준비하지 않았어서, 수능 이틀 뒤에 있었던 연세대 면접이 끝나고부터 서울대 면접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면접준비를 어떻게 했는지는 나중에 따로 소개하도록 하고, 시간이 지나 서울대면접 당일이 되었습니다. 제 면접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굉장히 일찍 시작해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면접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면접장에 들어가서는 8번 순번을 받았고, 대기실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서 준비해 온 자료를 보다보니 제 순서가 되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오전 10시쯤? 면접을 하러 들어간 것 같아요. 면접 지문을 받았는데, 우선 시게가 없어서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총 30분을 준다고 말씀해주시는데, 1분남았을 때 알려준다는 말만 하고 그대로 시작시키셔서.... 전 불안한 마음에 시계를 들고 들어가 30분을 잘 활용할 수 있었지만 시계가 없었으면 여기서도 대참사가 날 뻔 했습니다... 제시문의 내용은 너무 어렵지도 않고 적당히 익숙한 소재로 나왔습니다. 문제는 면접장 안이었습니다. 면접관 한 분은 모르는 분이었고, 한 분은 어떤 전공이신지 아는 분이었는데, 이 교수님께서 눈을 세모로 뜨고 질문을 하셨습니다. 이 교수님께만 추가질문 3개를 받았는데, 하나는 다른 관점으로 볼 순 없겠냐는 질문, 다른 두개는 제 의견에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질문 3개로 이미 정신이 혼미해진 상황에서 제시문 질문이 끝났고, 이후 옆에 다른 교수님께서 정치외교학부에 진학해서 무엇을 하고싶냐고 질문하셨습니다. 저는 거기에 "저는 계속 학계에 머무는게 꿈입니다. 정치학 그 중에서도 투표행태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교수님께서 "그러면 우리나라 투표제도에서 어떤 점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되물으셨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투표에 관련된 문제점을 언급하며 말씀드렸는데, 교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의원선거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라고 물으셔서 거기에 소선거구제의 문제점 관련해서 답변하다가 시간이 종료되어 면접장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면접이 끝나고 문을 열고 나가다가 긴장이 풀린 나머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그걸 교수님들꼐서 들으시고 웃으면서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신 기억도 있네요ㅎㅎ 입학 이후 동기들과 얘기해보니 제가 조금 많이 괴롭힘(?)을 당한 편인 것 같습니다. 제 면접 썰은 이정도입니다. 글을 쓰면서 다시 떠올려보니 그때 느꼈던 긴장감과 면접이 끝났다는 통쾌함들이 생각이 나서 조금 복잡미묘한 감정이 드네요ㅎㅎ 제시문 면접 준비에 관련해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제시문 면접은 정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찾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제시문 면접을 대할 때, 제시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만의 정답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저 또한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나 제시문을 오래 들여다보면 들여다 볼수록, 문제가 의도한 정답이 제시문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결국 제시문 면접은 소위 '말빨'로서 대표되는 화술이 아닌, "제시문 독해 능력"으로 좌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시문에서 정답을 찾아내고, 그 정답을 다듬어서 말하는 능력을 원하는 것입니다. 이 점만 깨닫고 제시문 다루는 방식을 바꾸면, 제시문 면접은 오히려 생기부 면접보다 쉬운 면접이 됩니다. 외울 것도 없고,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제시문만으로도 충분히 정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면접이 제시문 면접인 것입니다. 그러나 제시문 면접이 노력이 덜 요구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시문은, 제 경험상, 퀄리티에 상관 없이 최대한 많은 지문을 접해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서울대 5개년 기출문제 뿐만 아니라, 고려대와 연세대의 모든 기출 지문들, 그리고 따로 학원에서 나오는 지문까지 풀었습니다. 다양한 지문들을 접할수록, 경험이 쌓이며 제시문을 다루는 기술이 올라가고 문제가 요구하는 바가 어느 순간 보이기 시작하는 경험을 느꼈습니다. 정리하자면, 제시문은 올바른 방법으로 충분히 연습하면 면접때문에 떨어질 일은 없다는 것이 제가 면접을 치른 후 느낀 점입니다. 서울대 제시문 면접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교수님들이 개입이 꽤 있다는 점입니다. 추가질문의 경우, 서울대는 추가질문이 원래도 들어온다는 것은 알았지만 저에게 들어왔던 것처럼 심하게 들어올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교수님의 질문은 두 가지의 경우로 나뉩니다. 첫째 경우는 다른 관점의 해석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교수님이 요구하는 해석 경로에 따라 제시문을 다시 헤석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교수님께서 반박을 하시는 경우는, 교수님 의견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제 의견을 고수할 수 있습니다. 교수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경우, 왜 스스로의 관점보다 교수님께서 제시한 관점이 옳은 것 같은지, 교수님께서 제시한 관점으로 해석했을 때 어떻게 해석되는 지를 답변하면 되고, 의견을 고수하는 경우 교수님의 관점이 왜 잘못되었으며 왜 자신의 의견이 더 옳은 것 같은지를 말씀드리면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반박질문에 대해 모두 의견을 고수하는 답변을 했습니다. 간략하게만 설명드리자면, 제 답변 중에 "박정희의 5.16 군사정변을 과거에는 혁명이라고 불렀지만 현재는 쿠데타/군사정변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한 사건을 부르는 용어가 변화하는 것이, 역사를 당시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과 지금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의 차이를 대변해주는 예시이다"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 교수님께서 "역사의 명명은 단순히 가치관의 차이 아니냐. 현재도 혁명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5.16은 여전히 혁명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반박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가치관 차이 때문에 명명이 실시간으로 달라질 순 있겠으나, 역사의 명명은 당시에 지배적인 가치관을 중심으로 봐야한다. 당시에는 혼란스러운 정국을 정리하고 이전 정권보다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뤄낸 '좋은 정권'의 탄생이었다는 것이 당시의 지배적인 가치관이었다면, 현재는 자유와 민주국가라는 가치관이 지배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역사의 명명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치관 차이 때문에 명명의 차이가 생기긴 하지만, 그것이 내가 말한 예시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으로는 이어지지 못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을 떄, 추가질문은 그 자체를 대비하는 것보다 당황하지 않겠다는 마인드 컨트롤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첫 질문때는 굉장히 당황해서 말도 절고, 내용이 조금 장황해졌는데 질문이 계속될수록 긴장이 풀려서 술술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이정도가 제가 드릴 수 있는 제시문 면접 준비방법인 것 같습니다. SKY를 희망하시는 수험생 여러분! 높은 학교를 도전하는만큼 그에 따르는 부담과 피로도 높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고생에 상응하는 보상이 분명히 여러분에게 돌아가길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제 면접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다음달에 다른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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