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컴공에서 연극영화로 진로변경한 썰 풉니다 - 上
안녕하세요! 멘토 뉴욕산치킨입니다!첫 스토리보드 주제로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고민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들은 다가올 진로 선택에 고민할 시기, 고등학교 3학년들은 내가 지원한 학과가 나에게 과연 잘 맞을까 고민하는 시기에 공감할만한, 그리고 제가 진솔하게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진로 탐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현재 진로와 학과가 너무 잘 맞아서 즐겁게 대학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 진로를 정하기 까지의 과정이 꽤나 다사다난 했던 만큼, 극단적인 진로 고민이나 걱정이 있는 후배들에게 이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떻게 컴퓨터공학과를 꿈꾸었나> 우선 제목에도 적었듯이, 고등학교 때 제 진로는 ‘컴퓨터공학과’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 전공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학과이죠.이 극단적인 진로 변경의 내막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제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야 합니다. 왜 하나고를 가게 되었을까 중학교 1학년의 저는 사실 공부에 큰 뜻이 없었던 학생이었습니다. 주어진 과제와 시험에는 성실히 임했어도, 제 진로가 공부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죠. 당시 제 관심사는 오로지 뮤지컬과 오케스트라였습니다. 중학교에서 우연히 시작한 오케스트라에 푹 빠져 새벽같이 학교에 가 연습을 하고, 해가 질 때까지 악보를 외우던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오케스트라가 뮤지컬 공연을 위해 연주되는 순간을 사랑해서, 설날 용돈, 추석 용돈, 열 달치 용돈을 다 끌어모아 뮤지컬을 보러 갔고, 그 하룻밤 공연의 반짝임으로 설레어 잠을 못잤던 학생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코로나가 확산되어 오케스트라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매일 연습하고 나날히 성장해가는걸 확인할 수 있었던 악기를 할 수 없게 되자, 불안한 마음에 제가 눈을 돌린 것은 공부였습니다. 악기처럼, 공부도 노력한 만큼의 결과물이 점수로 보답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느샌가, 꽤나 우수한 성적의 학생이 되어있었고, 오케스트라 활동을 지도해주시던 음악 선생님께서 제게 권유 하셨습니다. 치킨아, 너 하나고등학교에 가볼래?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할지 전혀 고민하고 있지 않던 제게 하나고등학교는 생소한 이름이었습니다. 선생님은 하나고등학교에 가면 오케스트라 활동도 계속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공연과 무대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셨습니다. 그 말에 홀려, 하나고등학교가 전국단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라는 것도 모른 채, 가고싶은 고등학교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도전 속에서 많은 좌절 끝에, 결국 합격 통지를 받았고, 하나고등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뭉개진 자존감 속에서 찾은 유일한 빛 공연과 무대를 좋아했다고 해서, 중학교 때의 진로가 무대예술인적은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모두, 심지어 스스로조차도 그건 취미로만 남겨야한다고 믿어왔기에, 진로와 직업은 안정적인 분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학력의 안정된 직업만이 전부인 진로를 품고 들어간 고등학교에서, 첫 성적은 처참하게 망했습니다.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숫자, 시험지를 눈 앞에 두고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무력감. 다들 잘 하는데 나만 못하는 것 같은 기분. 거기에 더해진 기숙사 생활은 정신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었고, 어림잡아 생각했던 생명공학 쪽 진로에는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평균 5-60점대를 웃도는 과목들 중에서 가장 잘 나온 성적은, 프로그래밍 기초 과목이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처음 배우는 코딩이었음에도 이해가 어렵지 않았고, 남들보다도 꽤나 잘 과제를 수행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이거다! 하는 생각과 함께,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겠다. 전망도 좋고, 일자리도 많으니까 생각했던 진로의 기준에도 부합하고. 그래. 개발자나 IT 프로젝트 팀원이 되는 것도 재밌을거야. 그렇게 저는, 1학년 1학기 첫 중간고사 성적으로 ‘컴퓨터공학과’라는 진로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학교에서는 막 IT를 진로로 꿈꾸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수업을 다양하게 개설해주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담당 과목 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관련 진로 계열 과목 로드맵을 계획했고, 참여할 만한 활동들에 대해서도 정리하며 생기부를 채워나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제가 간과한 점은, 하나고에서 제일 중요한건 진로 탐색도, 생기부도 아닌, 동아리였다는 점이었습니다. (下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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