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기부 활동들은 헛고생일까?
안녕하세요. 건국대학교 첨단바이오공학부 25학번 멘토 건대첨바공25입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와볼지 고민해보다 우리가 준비하는 입시가 나중에 어떻게 쓰이는지 설명해주고 싶어서 ‘전공 수업을 들으며 느낀 학종 준비의 실제 효용’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와봤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이 글을 읽고 ‘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 입시는 단지 대학에 입학하기만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공부할 때도 필요한 능력을 향상시키는 귀중한 경험이구나.’를 깨닫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스토리 노트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전의 스토리 노트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저는 학생부 종합 전형(학종)으로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대학에 와보니 제 주변에는 수능 위주 전형을 준비한 친구들도 있었고, 논술 전형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은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친구들을 보면서, 전형마다 준비 방식과 요구되는 역량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학종을 준비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생활 전반이 중요했습니다. 내신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는 건 기본이었고, 세부능력특기사항(세특), 동아리 활동, 독서 기록, 봉사 활동 등 학교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이 평가 요소가 되었죠. 그래서 늘 바쁘고 시간에 쫓기듯 지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과정에서 쌓인 경험과 기록들이 면접에서 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제 강점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수능 위주 전형을 선택한 친구들은 학교 내신보다는 모의고사와 수능 성적 관리에 모든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친구들은 방학에도 거의 학원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문제집을 풀고, 모의고사 성적에 일희일비하며 긴장 속에서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생활 패턴은 단순했지만, 결국 시험 한 번의 결과로 합격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그만큼 심리적인 압박감이 훨씬 더 커 보였습니다. 저라면 버티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논술 전형을 준비한 친구들은 또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내신이 아주 높지 않아도 지원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평소에는 기본적인 성적만 유지하고, 대신 논술 학원이나 첨삭 지도를 꾸준히 받으면서 글쓰기 훈련에 집중했죠. 특히 대학마다 출제 경향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학교의 기출 문제를 풀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유형을 찾는 과정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인문 논술을 준비한 제 친구는 신문 사설이나 칼럼을 꾸준히 읽고 요약하거나 비판하는 연습을 통해 논리를 다듬었는데, 단순히 대학 입시를 위한 훈련을 넘어서 스스로의 사고 폭을 넓히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지금의 여러분은 각자의 전형을 위해 공부하고 준비하느라 많이 힘들겁니다. 그 어떤 전형이 더 우수하고 덜 우수하다는 것을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각 전형 별 특징을 잘 이해하고 본인과 맞는 길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그럼에도 오늘 학생부 종합 전형 친구들이 하는 활동들이 대학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유는 리로 스쿨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학생들은 주로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저와 같은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입학한 친구들이 대학 공부에서 어떤 이점을 가지게 되는지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맞이한 수업들은 고등학교 때와는 전혀 다른 세계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건국대학교 첨단바이오공학부에서 1학년으로 지내면서, 실제로 경험한 수업은 고등학교와 이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우리 학부에서는 1학년 때 반교(기반교양), 심교(심화교양), 기교(기초교양)라는 체계 속에서 수업을 듣게 되는데, 특히 전공과 밀접하게 연결된 반교 과목으로 대학화학과 대학생명과학을 수강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며 놀라웠던 점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속 생명과학Ⅰ·Ⅱ, 화학Ⅰ·Ⅱ와 이어지는 내용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영어로 배우다 보니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지만, 기본 개념은 이미 익숙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에서는 제가 고등학교 시절 따로 탐구했던 주제와 겹치는 내용이 많았고, 화학은 공동교육과정에서 수강했던 고급화학, 그리고 주문형 강좌로 신청했던 화학실험 수업에서 다뤘던 개념들과 이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이미 접해본 내용을 복습하는 기분으로 강의를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뚜렷하게 느낀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해온 경험의 힘이었습니다. 수능 위주로 공부해 온 친구들보다, 탐구와 심화 활동을 통해 스스로 학습해본 경험이 많았던 학생부종합전형 친구들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훨씬 유리했습니다. 단순히 아는 지식의 양을 넘어, 이미 배경지식이 있다는 것이 큰 차이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능 위주로 공부한 학생들은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을 효율적으로 외우는 능력은 탁월했지만, 심화된 탐구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전공 기초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학종을 준비했던 학생들은 이미 관련 주제를 깊게 탐구한 경험이 있어 중간·기말고사 대비나 리포트 작성에서도 강점을 보였습니다. 또한 고등학교 때 탐구했던 주제들은 단순히 교과 지식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제가 관심을 두었던 주제들 중 일부는 현재 교수님들의 연구 분야와도 겹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는 최신 과학 이론이나 기술들이 실제 연구 주제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고등학교 시절의 탐구가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대학 이후에도 이어지는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저는 특히 생명과학과 공학을 함께 탐구하면서 코딩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와서 자연스럽게 학술동아리인 PRIMER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안에서도 특별히 의생명 정보학을 다루는 BI-Geeks 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1학년이라 코딩 스터디 팀에 속해 있지만, 다행히 고등학교 시절부터 코딩을 꾸준히 다뤄왔던 덕분에 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1학년들은 경험이 부족해 쉽게 선택하지 못했던 팀이었지만, 저는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선배들과 함께 스터디를 꾸리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 팀에서 저는 바이오 파이썬을 배우며 실제 데이터 분석에도 도전해 보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경험했던 코딩이 있었기에 낯설지 않았고, 오히려 즐겁게 배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1학년인 저 혼자만 참여한 상황이라 선배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도움을 받을 수 있었는데, 수강신청 꿀팁은 물론이고 교수님께서 직접 밥을 사주실 정도로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 역시 제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며 쌓아온 탐구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전공을 세부적으로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학종 준비 과정에서 탐구했던 경험들이 분명히 대학 생활에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전공 기초 수업에서는 익숙한 개념을 토대로 자신감을 얻었고, 학술 동아리 활동에서는 기존 경험을 발판으로 더 깊은 배움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을 준비할 때에도 이미 익숙한 개념과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분명히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는 단순히 대학 입시를 위한 과정이 아니라, 대학 이후의 학문적 탐구와 전공 공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저는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의 활동이 대학 생활과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종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그 과정에서의 모든 탐구와 경험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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