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생기부에서 ‘진로를 확실히 보여준다’는 말의 진짜 의미
후배들한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진로를 빨리 정해야 생기부가 잘 나온다던데요…”라는 말이에요.특히 1학년 때는 이 말 때문에 괜히 조급해지고, 나만 방향이 없는 것 같아서 불안해지기도 하죠.그런데 솔직하게 말하면, 1학년 때부터 진로가 또렷하게 정해져 있는 학생은 정말 소수예요. 특히 메디컬 계열처럼 목표가 아주 분명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이리저리 고민하면서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어요. 저 역시 처음부터 지금 전공을 목표로 했던 건 아니에요. 1학년 때는 “나는 무조건 미디어 쪽으로 갈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시기 생기부를 보면 미디어, 콘텐츠, 사회, 문화 등 정말 다양한 분야가 얕게 섞여 있어요. 지금 다시 보면 솔직히 말해서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기보다는, 이것저것 건드려 본 흔적에 가까워요. 어떤 부분은 정말 ‘글자 수 채우기용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런데 그게 잘못된 게 아니었어요. 그때의 저는 진로를 ‘정하는 단계’가 아니라, 탐색하는 단계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1학년 때는 오히려 이 탐색 과정이 자연스러운 거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게 흘러가요. 생기부가 완성도 높게 나오지 않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일이고요. 그래도 저는 그 시기에 내신 공부를 하면서, 수행평가를 준비하면서, 생기부에 쓸 수 있는 책들을 읽으면서 조금씩 관심사를 쌓아 갔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미디어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주제로 탐구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국’이라는 키워드를 자주 접하게 됐어요. 미디어 산업 이야기 안에서도 중국 시장, 중국 콘텐츠, 중국의 영향력 같은 내용이 계속 등장했고, 그게 계기가 돼서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흥미가 생겼어요.마침 전공어가 중국어였던 것도 큰 영향을 줬어요. 수업을 듣다 보니 언어를 배우는 게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이 언어를 통해 어떤 세계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관심이 하나씩 연결되면서, 제 진로는 갑자기 정해졌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중국 쪽으로 흘러가게 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2학년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어요. 1학년 때처럼 이것저것 넓게 쓰기보다는, 중국어,중국 사회,중국 문화와 연결되는 활동들을 중심으로 생기부를 채워 나갔어요. 특히 교과 내용과 연계해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탐구하거나 느낀 점을 정리하는 방식이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이 방식은 부담도 덜하고, 억지로 “대단한 탐구”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깊이가 생겨요. 사실 저도 대학 원서를 쓸 때 1학년 생기부를 다시 보면서 굉장히 불안했어요. “이렇게 두서없는데 괜찮을까?”, “다른 애들은 훨씬 정리 잘 돼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하지만 막상 주변 친구들 이야기나 합격 사례를 들어보면, 대부분 1학년은 흔들렸고 2~3학년에서 방향이 잡힌 경우가 훨씬 많았어요. 지금 후배들이 느끼는 막막함, 불안함, 조급함은 정말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주변에서 “진로 확실해야 한다”, “생기부 스토리가 중요하다” 같은 말을 많이 하니까 더 불안해지는 거고요. 하지만 실제로는, 진로는 한순간에 결정되는 게 아니라 수업을 듣고, 책을 읽고, 탐구를 하면서 서서히 모양이 잡히는 것이에요. 2학년이 되면 분명히 달라져요. 과목도 달라지고, 관심 가는 수업도 생기고, “이건 좀 재밌다”, “이건 나랑 안 맞는다”가 훨씬 또렷해져요. 그때부터 하나의 방향을 중심으로 생기부를 정리해도 전혀 늦지 않아요. 오히려 그 과정 자체가 성장 서사로 보여서 더 좋게 평가되기도 해요.그래서 지금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지금 진로가 흔들린다고 해서 실패한 게 아니고, 1학년 생기부가 평범하다고 해서 불리한 것도 아니에요.지금은 ‘정답을 정하는 시기’가 아니라, ‘가능성을 넓혀보는 시기’예요.조금 헤매도 괜찮고, 바뀌어도 괜찮고, 늦어도 괜찮아요!그 과정 속에서 결국 자기한테 맞는 방향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되어 있어요.저도 그랬고, 아마 여러분도 그렇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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