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상위 1%가 숨 쉬듯 지키는 '루틴의 힘'과 '자투리 시간'
'가짜 공부'를 멈추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진짜 공부'를 시작하라고 했더니, 며칠 동안은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하더군요. 그런데 딱 3일, 혹은 일주일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늘어지는 모습으로 돌아가는 친구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선생님, 저는 의지력이 너무 약한가 봐요."라며 자책하는 친구들에게 저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여러분의 의지가 약한 게 아니라,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요. 입시는 단거리 달리기(Sprint)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매일 아침 '오늘 열심히 해야지!'라고 굳은 결심을 해야만 공부가 된다면, 그날의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공부량은 널뛰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위 1% 학생들은 '결심'하고 공부하지 않습니다. 그저 양치질하듯, 숨 쉬듯 당연하게 책상 앞에 앉습니다. 오늘은 그 자동화된 시스템, 즉 ‘루틴’과 ‘틈새 시간’을 장악하는 비법을 전수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전략은 ‘아침의 30분이 하루의 10시간을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무엇인가요? 아마 머리 맡에 있는 스마트폰을 켜서 SNS 알림을 확인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것일 겁니다. 단언컨대, 이것은 여러분의 뇌를 하루 종일 멍청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기상 직후의 뇌는 스펀지처럼 모든 자극을 흡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도파민을 자극하는 영상이나 텍스트가 들어오면, 뇌는 즉각적인 보상에 중독되어 이후의 지루한 공부(텍스트 읽기, 문제 풀기)를 거부하게 됩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학교에 가기 전까지, 혹은 1교시 시작 전까지의 30분~1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그날 하루의 집중력을 결정합니다. [실천 지침] 오늘 밤부터 당장 실천하세요. 잠들기 전 머리 맡에 스마트폰 대신 ‘영어 단어장’이나 ‘사탐/과탐 요약 노트’를 두고 주무세요. 알람이 울려 눈을 뜨자마자,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단어 5개를 보거나 개념 하나를 읽으세요. 그리고 등교하는 버스나 지하철, 혹은 걸어가는 동안 스마트폰을 가방 깊숙이 넣고 오늘 외운 그 5개를 머릿속으로 되뇌세요. 이 작은 '입력'의 성공 경험이 하루 종일 여러분에게 "나는 오늘 생산적으로 시작했어"라는 엄청난 효능감을 줄 것입니다. 두 번째 전략은 ‘버려지는 시간(자투리 시간)을 줍는 자가 승리한다’입니다. 쉬는 시간 10분, 점심시간 급식 줄 서는 15분, 종례 기다리는 5분... 이 시간들이 모이면 하루에 최소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됩니다. 상위권과 중위권의 결정적인 차이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이 아니라 바로 이 '틈새 시간'에서 벌어집니다. 많은 친구들이 쉬는 시간에 엎드려 자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야자 시간에 공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뇌과학적으로 공부 내용을 장기 기억으로 넘기기 가장 좋은 타이밍은 '수업이 끝난 직후 5분'입니다. 50분 수업을 듣고 바로 덮어버리면 기억의 50%가 날아가지만, 딱 3분만 훑어보면 기억 유지율이 2배 이상 뜁니다. [실천 지침] ‘3분 복습 루틴’을 만드세요. 수업 종료 종이 칠 때 책을 덮지 마세요. 선생님이 나가시고 딱 3분 동안, 방금 필기한 내용 중 핵심 키워드 3개만 형광펜으로 칠하고 그 이유를 옆에 작게 메모하세요. 그리고 급식 줄을 서 있거나 이동할 때는 영어 듣기 파일을 귀에 꽂거나, 손바닥만한 암기 카드를 보세요. 거창한 수학 문제를 풀라는 게 아닙니다. 호흡이 짧은 암기 과목이나 단어는 무조건 이 자투리 시간에 끝내고, 야자 시간이나 집공 시간에는 수학이나 국어 비문학처럼 깊은 사고가 필요한 공부만 하는 식으로 시간을 분리해야 합니다. 세 번째 전략은 ‘수면은 공부의 적이 아니라, 공부의 일부’라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시험 기간만 되면 "저 어제 3시간 잤어요"를 훈장처럼 자랑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팩트만 말씀드리면, 그것은 "나는 오늘 멍청한 상태로 앉아있을 예정입니다"라고 광고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뇌는 깨어있는 동안 받아들인 정보를 수면 중에 '해마'에서 '대뇌피질'로 이동시켜 장기 기억으로 저장합니다. 잠을 줄이면 이 저장 과정이 생략됩니다. 즉, 어제 밤새워 공부한 내용이 '저장'되지 않고 휘발되어 버리는 것이죠. 깨어있는 시간에 졸지 않고 100% 집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면 시간(보통 6시간 내외)은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실천 지침] 기상 시간은 고정하되, 취침 시간을 조절하세요. 그리고 낮에 너무 졸리면 책상에 엎드려 딱 15분만 자는 ‘파워 낮잠’을 활용하세요. 단, 30분 이상 자면 밤 잠을 설치니 알람은 필수입니다. 잠을 줄여서 공부 시간을 늘리려 하지 말고, 깨어있는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세요. 마지막으로, ‘일요일 저녁의 법칙’을 제안합니다. 일주일 내내 달렸다면 일요일 하루 정도는 쉬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일요일을 통째로 놀아버리면 '월요병'이 세게 옵니다. 일요일 저녁 7시부터는 책상에 앉아 다음 주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Buffer(완충) 시간'을 두는 것입니다. 월~토요일 계획 중 못 지킨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것을 일요일 오전에 보충하고, 저녁에는 다음 주 수행평가 일정, 준비물, 학습 분량을 미리 체크하며 '마음의 예열'을 하세요. [실천 지침] 일요일 저녁은 ‘주간 피드백 & 리셋 타임’입니다. 지난주 플래너를 보며 X표 친 것들을 점검하고, 다음 주 플래너의 큰 틀을 미리 짜두세요. 월요일 아침에 "오늘 뭐 공부하지?"라고 고민하는 순간 이미 늦은 겁니다. 후배님들, 습관은 처음에는 거미줄처럼 가볍지만, 나중에는 쇠사슬처럼 무거워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쉬는 시간에 책을 펴는 게 죽을 만큼 귀찮고 힘들 겁니다. 하지만 딱 21일만 버텨보세요. 우리 뇌가 그 행동을 습관으로 인식하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21일 뒤에는 공부하지 않고 노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고 불안해지는 기적 같은 순간이 올 겁니다. '공부해야지'라는 비장한 각오 대신, 그냥 묵묵히 오늘 하루의 루틴을 지켜내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 하루하루가 모여 기적을 만듭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본격적으로 등급을 가르는 '국어와 영어, 절대 흔들리지 않는 1등급 공부법'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치열한 하루를 응원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