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고등학교 1학년들을 위한 기본적인 생기부 관리 조언
새롭게 고등학교에 입학하신 분들, 학교생활은 재밌게 하고 계신가요? 3년 동안 생활했던 중학교를 떠나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지내야 한다는 것이 어떤 분에게는 설레기도 하고 또 어떤 분에겐 살짝 두려울 것도 같습니다. 제 1학년 시절을 회상해보면, 정말 대입은커녕 기본적인 생기부 관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철없는 아이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1학년을 허둥지둥 보내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서, 4월의 첫 스토리노트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위한 기본적인 생기부 관리법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이제 3월이 지나고 4월이 벌써 반이나 지나갔네요. 4월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따스한 봄 날씨, 또는 벚꽃 정도가 떠오르시나요? 제 기억으로, 4월이 되고 벚꽃이 만개하면 반에는 항상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고사 보기 이전엔 수행평가가 있죠. 3월 한 달은 적응기였으니 수행평가가 거의 없었지만 4월부터는 선생님들께서 끊임없이 과제를 내주실 겁니다.. 중학교 때에는 특목고를 준비하는 소수 인원을 제외하고는 수행평가가 본인의 고등학교 입학에 거의 영향이 없었기 때문에 진로와 상관없이 아무 주제나 잡아 자료 검색 후 옮겨 쓰는 것에서 그쳤을지 모르지만, 고등학교는 아닙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본인이 작성한 모든 보고서, 모든 PPT, 기타 모든 본인의 행실이 생기부에 녹아들어 적히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생기부를 대입 때 입학사정관 분들께서 꼼꼼히 평가하시게 됩니다. 그렇다면 좋은 생기부를 만들기 위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절대적인 답은 없지만, 이 글에서 제 나름대로의 답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진로 방향 잡기 좋은 생기부를 만들기 위해서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일은, 본인의 진로 희망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는 것입니다. 생기부는 대학 진학 시 특정 학과에 지원하면, 내가 그 특정 학과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그 학과에 맞는 인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또 어떤 결과를 성취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자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나중에 어떤 계열, 어떤 학과에 지원할 것인지를 알고 있어야 생기부의 방향을 잡기가 수월해지겠죠? 다만 지금 당장 “나는 수학교육과에 입학해서 임용고시를 보고 중등 수학 교사가 될거야”라는 구체적이고 딱 떨어지는 꿈을 생각해 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조금은 막연해도 괜찮습니다. 어문 계열, 교육(사범대/교대) 계열, 자연(수학, 과학 등) 계열, 상경(경제경영 등) 계열 등 “잘은 모르겠지만 생명을 연구하고 싶어”, “구체적이진 않지만 일단 누군가를 가르치고 싶어.” 이 정도의 방향성만 잡으면 괜찮습니다. 아직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무엇을 잘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수동적으로 학교에서 시켜주는 진로 적성 검사 등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나서 본인의 흥미를 찾아다녀야 합니다. 그림도 그려보고, 공부도 열심히 해보고, 실험도 해보며 가슴이 뛰는 일들을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사실 학교에서 시켜주는 진로 적성 검사의 경우 제 경우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을 수 있습니다!)참 슬프고 안타까운 말이지만, 대입에서는 본인의 희망 진로를 최대한 빨리 찾는 게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수학교육과에 지원한 두 명의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한 학생은 3년동안 쭉 수학 교사를 희망해왔고 그 진로에 맞춰서 여러 활동을 해온 반면, 다른 학생은 1, 2학년 때는 꿈을 찾지 못해 생기부에 생명, 어문, 철학, 교육 등 많은 분야가 섞여 있고 3학년 때 비로소 수학 교사라는 꿈이 생겨 그에 맞춰 활동을 했습니다. 여러분이 입학사정관이라면 누굴 뽑고 싶으실 것 같나요? 아마도 전자의 학생이지 않을까요? 대체로 활동의 깊이도는 활동에 투자한 시간에 비례합니다. 또한 입학사정관이 평가하기에, 전자의 학생이 쓴 생기부가 후자의 학생이 쓴 생기부보다 수학적 역량, 교육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입니다.이러한 점에서 진로를 최대한 빨리 찾고, 그 진로에 맞춰 3년동안 희망 학과에 최적화된 생기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직 본인이 희망하는 분야를 모르겠다면, 특정 대학의 모든 학과들을 나열해놓고 ‘이건 아니다’하는 학과들부터 없애나가는 방식으로 찾아보는 것도 괜찮습니다.아직 17살 정도밖에 되지 않은 여러분에게 너무 먼 미래의 선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현실이기 때문에 꼭 이 해드려야 하는,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해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2. 생기부 로드맵 짜기 진로의 방향을 정했다면, 이제 생기부의 깊이감을 계획하는 단계입니다. 보통 1학년 때는 해당 계열에 대한 탐구를, 2학년 때 더 구체적으로 특정 직업에 대한 탐구를, 3학년 때에는 더 깊이감을 줘서 특정 전공, 더 세밀한 진로 분야에 대해 탐구하는 게 전형적입니다.그 차이를 잘 모르실 수 있으니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겠습니다. 제 경우에는, 계속해서 ‘수학교육과’를 희망했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주요 키워드가 ‘수학’과 ‘교육’이었지만, 저는 대한민국 교육이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교육 혁신’에 관심이 있었습니다.먼저 1학년때는 비교적 수학에 대한 열망이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전반적인 교육 현황에 대해 탐구했습니다. 사실 제가 평가하기에 제 1학년 생기부는 좋은 생기부는 아니기 때문에 잡탕같은 느낌이 살짝 있지만, ‘우리나라 교육 실태’, ‘타국의 교육 현황’ 등을 탐구했습니다. 물론 교육만 탐구하지는 않았고 수학 도서를 읽고 한 수학적 원리나 새로운 수열에 대해서도 탐구했습니다. 이때는 교육과 수학의 비중이 7:3 정도였습니다.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탐구의 깊이가 좀 더 깊어지고 교육과 수학의 비중이 5:5로 거의 대등해졌습니다. 국어, 사회 등 수학과 연결짓기 어려운 과목은 교육과 연결하고, 이공계 과목을 수학과 엮어 탐구했습니다. 다만 2학년 때부터는 수학과 교육을 따로따로 생각하지 않고 ‘수학 교육’ 자체에 대해 탐구하려고 노력했는데, 현재 수학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으면서 ‘거꾸로 수업’이나 ‘또래 교수법’ 같은 새로운 수학 교육법을 많이 탐구했던 것 같습니다. 또 이공계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해당 분야의 여러 연구 방향을 탐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탐구할 때 어느 정도의 깊이감은 챙기면서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려고 했습니다.3학년때에는 탐구 분야의 폭은 그대로 넓게 유지하되 깊이감을 더 줬습니다. 이때는 교육과 관련한 원론적인 얘기를 하기보다는 2학년때와 비슷하게 ‘수학 교육’ 자체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을 다루거나 수학의 여러 적용 분야를 탐구했습니다. 확률과 통계에서는 특정 통계 기법을 공부하고 교육 관련 통계 조사를 직접 실시해 그 기법을 적용해보는 탐구를 했었고, 미적분에서는 교과서에 제시되는 미적분 개념 활용 분야를 더 깊이 있게 다루며, 실제 함수를 가정해보고 그 활용 분야에 적용하며 간접적으로 경험해보았습니다. 이때는 교육과 수학의 비중이 3:7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결국 정리해서 말하면 생기부의 키워드를 ‘수학 교육 혁신’으로 잡고 1학년 때는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교육 현황 및 문제점, 2학년 때는 “수학” 교육 현황 및 문제점+개선방향 및 개선책 / 수학 응용 분야 탐구, 3학년 때는 수학 교육 혁신법(2학년때와 비슷하지만 스스로의 견해가 좀 더 들어감) / 수학 응용 분야 탐구를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본인의 진로 방향이 정해졌다면 그 중에서도 특히 어떤 세부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대략적으로라도 생기부 로드맵을 짜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로드맵 작성 시 어려움이 있을 시 리로톡으로 1:1 질문 주시면 언제나 아는 선에서 최대한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3. 실제 활동에서의 팁 1) 주제 잡기탐구 보고서 작성 시에는 주제 잡기가 활동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주제 선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지금부터는 보고서 작성 시 주제를 잡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1)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 교과서 부록 등에서 제시된 응용 탐구 주제 등을 바탕으로 탐구의 키워드 뽑아내기(2) 논문 사이트, 리로스쿨 포트폴리오 등을 참고해 키워드 구체화하기(3) 구체화한 키워드 가지고 자료 조사하며 주제 수정 및 확정하기이 밖에도 주제를 정하는 법은 다양하지만, 큰 틀은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뉴닉(시사 이슈 알려주는 사이트), 여러 칼럼이나 뉴스 등을 참고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다만 단순히 네이버나 구글에 ‘~~~ 관련 탐구 주제’를 검색하고 나오는 주제를 무작정 갖다 쓰시는 건 지양하시는 게 좋습니다. 너무 뻔한, 단골 주제라면 입학사정관이 봤을 때 탐구의 깊이감, 참신함 측면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정도 참고는 하되 항상 그런 주제들로만 탐구해서 생기부를 구성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2) 자료 조사와 보고서 작성 시 유용한 툴/사이트중학교 때까지는 단순히 네이버, 구글 등에 자료의 키워드를 치고 괜찮아보이는 내용을 긁어오는 것으로 자료 조사를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자료의 신뢰성이나 정확성까지도 신경을 쓰시는 게 좋습니다. 아무래도 네이버 블로그, 광고성 글, 지식인, 나무위키 등에서 나온 자료는 출처가 불분명하고 정보 제공자의 전문성도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근거/참고 자료로 쓰기 부적합합니다. 따라서 정보를 찾을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이트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1) RISS: 여러 학술지, 논문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검색창에 핵심 키워드를 넣 고 검색한 뒤 국내 학위 논문, 학술지 탭 등에 들어가서 본인의 주제와 결이 비슷한 논문을 참 해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일부 자료는 유료인 경우가 있는데, 각 학교 측에서 제휴를 맺고 모든 자료를 무료로 이용 가능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으니 자세한 건 학교 측에 문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2) DBpia: RISS와 비슷하게 논문을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운영방식은 RISS와 비슷합니다. 마찬가지로 DBpia도 학교 측에서 제휴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3) 구글스칼라: 위 두 사이트와 기능이 비슷합니다.(4) GeoGebra: 여러 복잡한 함수나 그래프, 기하적 상황을 좌표평면 위에 구현해주는 사이트입니다. 이공계 학생들이 보고서 작성 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생기부에 대수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기하적으로 표현해 개념적 원리를 가시적으로 구현하고 직관적으로 확인했다는 워딩을 넣기에도 좋습니다! 보고서는 많이 써볼수록 잘 쓴다는 게 정말 맞습니다. 1학년 1학기에는 당장 보고서를 써야할 때 말도 잘 안 나오고 이상해보일 수 있지만, 쓰다 보면 새로운 학술적 표현도 알게 되고 어느 정도 지식 체계가 형성되면서 3학년 때는 정말 보고서 쓰는 기계 수준이 되어 있을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ㅎㅎ 4. 학교 생활 팁 마지막으로, 학교 생활 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한 가지 사항들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바로 <튀는 행동 하지 않기 / 기본적인 이미지 관리하기>입니다.제가 워딩은 저렇게 했지만, 아예 존재감 없이 지내기, 이미지메이킹하고 가식적으로 살기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물론 저것들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본질은 선생님들에게 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율/진로/동아리, 교세특, 행특 모두 활동을 하는 건 여러분 본인이지만 결국 생기부에 들어갈 문장을 쓰는 건 선생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선생님께 본인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막 가서 아부를 떨고, 친해져야만 생기부를 잘 써주시는 건 아닙니다! 사실 저도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고 웃어른 대하는 걸 불편해해서 그러진 못했습니다..ㅎㅎㅠㅠ. 그저 튀는 행동만 좀 자제하시면 좋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아무리 졸리더라도 졸면서도 필기는 꼭 하시고, 깨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친구들이랑 떠드는 건 당연히 자제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복도에서 선생님 마주치면 꼭 인사하세요. 평소에 만날 때마다 인사만 잘 해도 선생님께서 얼굴은 기억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첫 스토리노트 <1학년들을 위한 기본적인 세특 관리 팁>에서 담고자 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스토리노트에서는 내신 관리, 생기부 관리, 수능 공부, 학습법, 멘탈관리 등 많은 분야 중에서 생기부 관리에 대한 내용을 담아봤는데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되어 학교 생활이 어색한 분들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토리노트의 내용, 학교 생활 등과 관련해 궁금한 게 있다면 편하게 1:1로 질문 주세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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