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3 4007명이 봤어요
안산강서고등학교 이주민 선생님
들어가기 전에...
고2가 끝나면 학생들 대부분은 ‘아... 내가 뭘 했지?’,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학생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현실적으로 고2부터 전년도 입시 결과를 찾아보고 자신의 위치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입시 전략을 고민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고2 5월 전에는 고2 학생들이 치를 전형 계획 안이 대학마다 발표된다.
하지만 이를 알아 보고 전년도 입시와 달라진 점을 찾고 전략을 세우는 학생들은 전무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겨울방학 기간 동안 성적을 올리기 위해 혹은 부족한 활동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과 이에 기반한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해야 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1. 객관적인 나의 위치 파악하기
객관적인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입시는 생각보다 더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다. 모집 인원, 모집 단위의 변화, 전형 요소의 변화, 교과 반영 방법의 변화, 교과 산출식의 변화, 학생부 종합 전형 평가 방법의 변화, 수능 최저의 변화, 논술 출제 범위의 변화, 논술 유형의 변화, 정시 수능 반영 비율의 변화, 반영 과목의 변화, 군의 이동 그리고 학생, 학부모의 심리 등등. 너무나 많은 요소가 입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도 그나마 나와 있는 자료를 기준으로 나의 위치를 개략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자료를 활용해야겠지만 첫째로 활용해야 하는 것은 객관적인 성적 자료이다.
성적 자료는 두 가지가 있다. 소위 내신이라 불리는 교과 성적이다. 많은 재학생들이 내신 성적에 집중하고 이를 기준으로 자신의 지원 대학 범위를 정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2학년 2학기까지 나온 최종 내신 성적을 바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의 범위를 개략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여기서 고민이 수시 납치(?)에 대한 고민이다.(사실 할 필요 없는 고민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정시에 지원이 가능한 대학의 범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럼 모의고사 성적을 보아야 하는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모의고사를 실제 수능에 가깝게 열심히응시해 본 경험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미 지나간 것을 되돌릴 수 없으니 기존에 있는 모의고사 성적을 기반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찾는 수 밖에 없다.
이 때 활용해야 하는 것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정보이다. ‘대입 정보 센터-대학별 입시 정보-전형 평가 기준 및 결과 공개’에는 각 대학의 기본적인 전형 결과가 공개되어 있다.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을 누르면 팝업 창이 뜬다. 여기에는 공통,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수능 위주 전형의 4개의 탭이 있고 각 탭에 들어가면 전형 요소와 전년도 전형 결과를 볼 수 있다.
2022학년도에 3학년인 학생들이라면 2년 전 결과를 보아야 하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개략적인 위치 정도는 확인해 볼 수 있다. 특히 학생부교과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을 눌러 2년 전에는 어느 정도 수준의 학생들이 합격했는지 꼭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대학에서 2022학년도 전형 결과를 공개하면 그것과 비교하여 자신의 위치를 수정하거나 전략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형 결과를 살펴볼 때는 모집 인원, 교과 반영 방법, 최저 학력 기준, 환산 점수, 등급, 영역별 수능 백분위 등을 확인해 놓는 것이 좋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_전형 평가기준 및 결과공개 화면]
2. 전략 수립하기
‘저는 무조건 수시에서 합격할래요’ 또는 ‘역시 저는 정시인가봐요’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입시는 수시에서 끝내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정시까지 가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수시와 정시는 다소 결이 다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학업 역량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 학업 역량이 교과 전형의 경우에는 내신 성적으로 드러나고 종합 전형의 경우에는 교과 세특 등을 통해 드러나며 수능의 경우에는 수능 성적으로 드러난다. 고3의 핵심은 학업 역량을 드러내는 것이다.
학업 역량을 어떤 식으로 드러낼 것인가는 학생별로 다르다.
내신 성적 관리를 잘 하는 학생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보통 성실함을 기반으로 수행평가를 꼼꼼하게 챙기며 수업 시간에 최대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지필고사 한 달 정도 전부터는 시험 범위의 내용을 꼼꼼하게 공부한다.
반면 내신은 그렇게 잘 나오지는 않지만 스스로 탐구하고 연구하는 역량이 뛰어난 학생이 있다. 내신은 열심히 준비하지만 성적이 그 노력에 미치지 못 하는 경우이다. 지필고사와는 인연이 없기 때문에 수능도 그렇게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자의 경우 최저가 있는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을 후자의 경우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또한 두 학생 모두 자신의 진로를 기반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기존에 연구했던 것을 보완하고 심화하는 방향도 고민해 보는 것도 좋다.
학교 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특별한 결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올해 고3은 1,2학년 모두를 코로나로 보낸 학생들이니 학업 성적도 학교 활동도 자신의 의지가 매우 강력하지 않을 경우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능으로 돌아서게 되는데 무작정 국,수,영,탐 모두를 공부하려고 달려든다. 하지만 자신이 목표하는 대학은 4개를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고 특정 과목의 비중이 높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목표 대학에 따라 주력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수시를 포기하기보다는 최저 있는 논술 전형을 같이 고민하는 것이 좋다.
3. 실천하기
그래서 앞에서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교과 반영 방법도 찾아 보아야 했던 것이다.
대학마다 교과의 반영 방법이 다르고 이 때문에 등수가 바뀌기도 한다. 단순히 전체 교과 혹은 국/수/영/사, 국/수/영/과 등급이 어느 정도이다 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가천대의 경우 학생부우수자전형의 경우에는 인문은 국/수/영/사, 자연은 국/수/영/과를 반영하되 상위 4개 학기 전 과목을 반영하기 때문에 자신이 부족한 학기 중 한 학기는 제외할 수 있다.
반면 동일한 가천대이기는 하지만 지역 균형 전형의 경우에는 인문 국/수/영/사, 자연 국/수/영/과로 동일하고 부족한 학기 중 한 학기를 제외하는 것도 동일하지만 가장 우수한 학기부터 40%, 30%, 20%, 10%의 비율로 반영하기 때문에 성적이 달라진다. 따라서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교과 반영 방법을 반드시 확인하고 마지막 3학년 1학기에 어느 정도까지 성적을 높일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등급이 나오는 과목을 중심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 때 최저 학력 기준이 있다면 전략적으로 어떤 과목을 중심으로 최저를 충족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가천대의 경우 국,수,영,탐(1) 중 2개 합 6이지만(단, 미/기 선택 시 1등급 상향)이지만 경기대의 경우는 인문은 국,수,영,탐/직(1) 중 2개 합 7, 한국사 6등급이고 자연은 국,수,영,과(1) 중 2개 합 7, 한국사 6등급이다. 자연 계열을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가천대를 지원하는 경우 수학을 미/기를 선택하고 탐구를 사탐을 선택해도 되지만 경기대는 반드시 과탐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무조건 2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보다는 2개 합 조건이므로 자신 있는 과목을 안정적으로 2등급이 나오도록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능은 최저학력기준을 바라보며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미 앞에서 영역별 수능 백분위를 확인해 두었기 때문에 그 정도를 목표로 준비해야 한다. 이때 4개 영역을 모두 준비하는 것이 좋지만 어느 쪽에 좀 더 주력할 것인가는 최저학력기준과 연계하여 고민해야 한다.
인문 계열 학생이라면 일반적으로 국어,영어,탐구가 중요하지만 선호도가 높은 대학으로 갈수록 수학의 중요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자연 계열 학생은 수학이 가장 중요하다. 가천대의 정시 일반 전형의 경우에는 국어와 수학 중 성적이 우수한 과목을 35% 반영하고 다른 과목을 25% 반영한다. 하지만 자연 계열은 수학에 가산점이 있기 때문에 성적이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최저를 준비할 때에 자연 계열이라면 최소한 수학이나 과학 중 하나는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부종합이라면 자신의 학업 역량이 교과세특으로 드러나야 한다.
교과세특은 교사가 작성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학생의 노력이 있어야 교사가 기록할 수 있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를 선택했다면 그와 관련 있는 과목 혹은 내용이 연결되는 과목의 학습 활동이나 교과 내용을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를 찾았다면 자신의 진로와 연계하여 심화 학습을 하는 것이 좋다. 심화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더 깊이 들어가는 것으로 책을 활용하여 더 깊이 심도 있게 내용을 공부하고 그것을 보고서의 형태로 정리하되 지도 교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다른 하나는 다른 과목과의 융합이다. 융합을 할 때에도 기준이 되는 과목을 중심에 두고 지도 교사의 조언과 책을 활용하여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독서와 하나의 궤를 만들 수 있고 교과 세특도 개별화되며 깊이 있게 작성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논술 전형이 남아 있는데 논술은 정시까지 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기존의 기출 문제를 시간을 재고 풀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논술을 준비한다고 일주일에 3번씩 학원에 다니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논술의 경쟁률이 매우 높고 선발 인원이 적기 때문에 수능까지 바라보면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나오면서...
고3 겨울방학은 다양하게 나타나는 학업 역량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막연히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 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다. 냉정하게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거기에서 조금 더 높이 올라가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지치지 않도록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다. 자극적인 유튜브의 내용이나 친구들이 이렇다고 하는 이야기에 빠져서 우왕좌왕 하다 보면 금방 개학이 다가오고 6월 모의고사를 치르게 되고 원서 접수를 하고 수능을 치르게 된다.
누가 뭐라 해도 아침 8시에는 공부를 시작하고(수능 입실 완료가 아침 8시 10분이니까..) 쉬는 시간을 아껴서 공부하고 밤 12시 정도에는 잠 들고 아침 7시 전에는 일어나서 아침을 먹는 기본적인 습관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실천은 어렵기 대문에 성적이 오르는 학생이 생각보다 적은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당부는 숙면을 위해서 적어도 잠 자러 갈 때는 휴대폰은 거실에 두는 것이 좋다. 누워서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브를 보는 것만큼 행복한 것은 없다. 하지만 하나가 아니라 두 세 편으로 늘어나고 곧 1~2시간 흐르게 되면서 숙면은 물 건너 간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입시에서 좋은 결과는 아니더라도 후회하지 않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대한민국 모든 고3 수험생 여러분 꼭 후회하지 않는 결과를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교육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