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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과 선배의 경험담 모음집 - #5. 대학 발표편
안녕하세요. 건국대학교 첨단바이오공학부 25학번 멘토 건대첨바공25입니다! 8월에 돌아올까 하다가 8월부터는 다른 이야기들을 해보고 싶어 ‘생명공학과 선배의 경험담 모음집’을 마무리하기 위해 7월의 마지막 날에 다시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생명공학과 선배의 경험담 모음집’에서는 면접 준비, 면접 실전, 대학 원서, 진로를 다루었습니다. 앞에서 다루었던 학생부 종합 전형을 위한 생활기록부 내의 정보들이 아닌, 면접, 대학원서, 진로고민 등 현실적인 내용을 다루고자 노력했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들의 마무리로 대학 발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그 어떤 스릴넘치고 감동적인 영화같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단한 정보를 공유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오늘의 이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려드리는 것은 모두의 대학 발표 스토리가 영화같지 않음을 알려드리며 예방 접종 차원에서 들려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안그러시길 바라지만, 혹여 12월 달에 너무 우울한 날이 있거든 이 스토리노트를 찾아와 혼자가 아님에 위로받으시길 바라며 오늘의 스토리노트, 대학 발표편 시작해 보겠습니다. 저는 총 12번 합격자 발표 창을 열어보았습니다. 그 중 8번의 빨간 글씨 불합격은 어떤 말로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정으로 저를 좌절시켰습니다. 가장 먼저 열어보았던 대학교 입학처 홈페이지는 GIST 였습니다. 선생님들께서 GIST는 1차(서류전형)은 무조건 붙을 것 같다고 이야기 하셨고, 제가 처음 열어보는 합격자 조회 페이지 였기에 매우 떨렸습니다. GIST는 예정 시간보다 조금 일찍 조기 발표했고, 저는 아직 학교에 있던 시간에 노트북을 키고, 교실 한 쪽 구석에서 입학처 홈페이지에 접속하였습니다. GIST에 접속하는 인원이 많긴 했어도 다른 종합대에 비해 모집인원이 적은 GIST 사이트가 먹통이 되었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교에서 걸어나오면서, 하교하는 차에서 계속 접속을 시도했고, 티켓팅 대기보다 더 긴 시간을 대기자 숫자가 줄기만을 바라며 기다렸습니다. 1시간을 기다린 끝에 저는 힘없는 불합격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때, 학교에서 보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친구들이 위로해주고 싶어 던지는 한마디가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제 불합격을 받은 이후에는 친구가 직접 ‘ㅇㅇ아 나 너무 속상해’ 라고 하지 않는한 그냥 옆에만 있어준 채로 아무말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확인했던 대학교는 고려대학교였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제시문 면접이었기 때문에 이미 4주간 열심히 제시문을 준비해 온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 다른 친구들은 농어촌이 되서 고른기회전형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저보다 1주일 더 빨리 발표난 상태였고, 저랑 같은 면접반에서 준비하던 친구 중 2명은 이미 불합격으로 저번 주부터 나오지 않던 상황이었습니다. 즉, 저와 이미 서류전형 합격을 받은 두 친구만이 면접반에서 공부를 하던 중이었고, 다른 면접반 친구 중 생명 관련 학과나 저랑 비슷한 생기부, 성적을 가진 친구들이 고른기회 전형에서 1차 합격을 받았기에 많은 선생님들이 기대해주시던 부분이었습니다. 친구들이 다 수다 떨던 중 몰래 확인해 본 고려대학교 입합처 합격자 조회 창에서는 불합격만이 반기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어떻게 말해야하나 고민하던 중 자연스럽게 아무렇지 않은척 말을 했는데, 사실을 울고 싶은 만큼 슬펐습니다. 곧 이어 같이 마지막까지 면접 준비하던 친구에게 카톡을 했었는데, 반 앞까지 바로 달려와 줬었고, 저는 복도에 나가 괜찮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때 그 친구가 진심으로 ‘너 정말 열심히 했는데 진짜 속상하겠다. 괜찮아?’라고 한 말에 저도 모르게 울컥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세 번째로 확인했던 대학교는 세종대학교였습니다. 당시 아빠가 운전해주시던 차 뒤에서 확인했었는데, 처음으로 서류전형 합격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세종대학교는 적정에서 하향임을 알고 쓴 대학이었지만, 앞서 두 대학을 줄줄히 떨어지니 여기마저 떨어지면 재수를 해야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합격을 받았고, 이때 또한 당연한 척 아빠에겐 ‘합격했어’라고 쿨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너무나 안도의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네 번째로 확인했던 대학교는 서울대학교였습니다. 수능 끝나는 날 학교를 걸어 나오며 친구와 함께 확인했던 날이었습니다. 당시 친구가 영상을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줬었는데, 지금 보면 눈물만 나는 영상이 되었습니다. (슬픔의 눈물입니다..) 제가 서울대학교에 불합격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준비했던 만큼 기적을 바라기도 했었기에 속상했습니다. 제 불합격을 확인하곤 위로가 아닌 영상을 찍어 달라던 친구를 바로 영상을 찍어줬습니다. 불과 1분 전 불합격을 본 저는 친구의 합격에 같이 소리지르며 축하한다고 박수쳐주고 같이 웃고 있더라고요. 제가 했던 입시 생활 중 가장 큰 실수는 이처럼 제 감정들을 잘 돌보지 않고, 남에게만 맞추며 제 감정을 숨겼던 일인 것 같습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는 카이스트와 건국대학교였습니다. 불과 1시간 사이 불합격과 합격을 왔다갔다 했었습니다. 카이스트 불합격엔 체념한 상태였지만, 건국대학교는 너무 떨렸던 것 같습니다. 높다고 생각하지 않은 학과에 갑자기 39대 1의 경잴률로 박터졌던 충격과 이 대학마저 떨어지면 10지망 대학을 가야한다는 초조함에 긴장하며 수만휘를 계속 들여다보았었습니다. 결과는 쿠가 축하한다는 이모지와 합격을 알려주었고, 그때는 너무 안도되어 바로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었습니다. 계속되는 불합격에 친구들도 저만 보면 안타까워 하는 모습에 저 역시 주눅들어 있었는데, 친구들이 반겨주어 더 기뻤던 추억이기도 합니다. 이후부터는 순서도 잘 기억이 안납니다. 세종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면접을 모두 보고 온 후 6개의 발표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이때는 현장체험학습을 쓴 기간이라 저 혼자 결과를 확인했었습니다. 그 결과 유니스트 불합격, 디지스트 불합격, 한양대학교 불합격, 성균관대학교 불합격, 건국대학교 합격, 세종대학교 합격을 받았습니다. 건국대와 세종대만 마지막날에 발표났었는데, 13일(마지막 날) 전 12일까지는 모든 대학교에서 불합격을 알려줬었습니다. 그당시 저는 더이상 불합격을 봐도 슬프지도 않을 정도로 무뎌졌었습니다. 마지막 13일날 건국대학교 합격자 발표가 났고, 합격이 되었을 때에는 합격의 기쁨보단 재수하지 않아도 됨에 안도감만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이것들을 예상하고 이런 카드 구성을 한 것도 맞지만, 직접 겪어보니 기적이란 것은 나에겐 일어나지 않았고, 무뎌졌어도 괜찮아도 울지않아도, 마음 한 편에는 멍이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12월은 우울하고 슬픈 달이었지만, 지금은 그랬던 것은 기억하지도 못한 채로 건국대학교를 너무 사랑하며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여러분,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저도 압니다. 불합격이라는 세 글자가 나의 12년 간의 노력을 하루 아침에 무너뜨려버리는 기분을. 하지만, 우리는 이 또한 잘 잊고 잘 살게 됩니다. 또, 가장 제일 중요하게 제가 오늘 하고 싶었던 말은 여러분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스리라는 것입니다. 저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괜찮은 척하는게 더 좋아 보여 제 감정을 숨기고 남의 감정에만 맞추며 대학 입시를 치뤘습니다. 그 결과 상처 받은 제 마음은 쉽게 치유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모두에겐 그러지 못하더라도 부모님이나 친구 등 여러분이 편한 사람 1~2명에게는 본인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 놓으며 이 힘든 대학 입시를 견디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오지 않았던 기적이 여러분에게는 닿길 바라며 오늘의 스토리 노트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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