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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매거진 소개

학부모가 알아야 할 학교생활기록부의 언어

2026.01.29 212

서울문영여자고등학교 안지웅 선생님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점수가 아닌 과정에 주목하는 전형이다. 전형 방법으로서 학종에서의 학생 선발은, ‘자료’로 결정되지만 그 자료를 읽는 방식은 ‘언어’로 결정된다는 말이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는 학생의 3년을 담은 문서이지만, 대학은 그것을 해당 학생의 단순한 학교생활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근거와 이유’를 찾아가며 읽는다. 같은 기록이라도 해당 학생부가 어떤 언어로 구성되어 있고, 대학이 어떤 언어 체계(평가요소·전형원칙·자료 제한)를 갖고 읽는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진다. 그래서 학부모와 학생이 학종을 준비하기 전에 반드시 익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학생부의 ‘언어’다.

 

 

1. 학생부는 ‘법과 지침의 문서’라는 사실부터 이해하기

 

 학생부는 학교가 마음대로 쓰는 개인 포트폴리오가 아니다. 작성과 관리는 법령과 교육부 훈령(지침)에 근거해 표준화되어 있고, 정정 또한 엄격한 절차를 따른다. 학교 현장에서는 가끔 자신의 학생부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이, “어차피 쌤 마음대로 쓰는 거잖아요!”라고 퉁명스럽게 항의하는 경우가 잦은데, 절대 교사 ‘마음대로’ 쓸 수 없다. 예컨대 (아직 새 학기가 시작되지 않았기에)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은 2025년 3월 1일 시행(교육부훈령)으로 공표되어 있으며, 학생부의 작성·관리 방법과 용어 정의까지 포함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부 또한 학년도 마감 이후 정정은 원칙적으로 제한되며, 예외적으로 객관적 증빙이 있을 때 심의 절차를 거쳐 처리하도록 규정한다. 이렇게 규정이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선 학교에서는 웬만하면 정정이 없도록 몇 번씩이나 반복해서 들여다보고, 수정하여 완성한 후 학년을 마감한다. 게다가 작년에 작성한 내용에 오류가 있어서 객관적 증빙을 첨부한 후 새 학기에 정정을 하려면, 새 학기 담임선생님께서 정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 사이에서는 서로에게 소위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노력한다. 학생부 기록이 완성되는 이 구조를 이해하면, 학부모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오해가 정리된다. 자주 나오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 “선생님께 부탁하면 더 써 주실 수 있지 않나요?”

   → 학생부는 ‘요청형 글쓰기’가 아니라 ‘기재 기준에 따른 기록’이다.

 

• “나중에 활동을 더 했으니 추가해 주면 안 되나요?” 

   → 학년도 마감·정정 절차가 존재하며, 소급·추가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생부를 잘 만들려면 ‘좋은 활동’ 이전에 기록 가능한 활동의 범위와 기록되는 방식을 먼저 알아야 한다.

 

 

2. 2027 대입 환경에서 학생부를 읽는 큰 전제 두 가지

 

 가. 전형의 큰 흐름: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 기조 유지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는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에 당해 연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취합·공표한다. 아마 올해도 대동소이할 텐데, 일반적으로 수시모집은 학생부위주, 정시모집은 수능위주 선발 기조를 유지한다고 명시한다. 이 문장은 익숙해 보이지만, 실제 상담 현장에서는 이 지점에서 안내하는 내용이 갈린다. 학생부가 강한 학생은 수시에서 확실한 전략을 세워야 하고, 수능이 강한 학생은 정시에서 대학·모집단위를 ‘점수 구조’로 읽어야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문제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두 전략을 애매하게 섞어 쓰다가 둘 다 놓친다는 점이다.)

 

 나.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의무 반영’

 

 2026학년도 기본사항과 시행계획에서 공통으로 강조되었던 키워드가 있다.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필수 반영이다. 대학은 학생부 기반 전형(교과·종합)은 물론, 전형 설계 전반에서 이를 반영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변화는 ‘학폭이 기재되면 불리하다’ 정도의 단순한 겁주기가 아니라, 대학이 사전에 반영 방식과 시점을 공지해야 하는 제도로 굳어진 것이다. 실제로 2026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거점 국립대학에 지원한 '학교폭력 가해자'가 대거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말 현재 KAIST에서도 동일한 내용이 뉴스로 방영되기도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학교폭력 가해 전력이 있는 162명이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거점국립대의 수시 전형에서 불합격했다고 한다. 물론 지방대 일부의 경우 신입생 충원에 부담을 느껴 규정을 느슨하게 하여 경미한 학폭의 경우 큰 문제 없이 입학이 가능하도록 한 경우도 있지만, 점점 확대되고 자리 잡을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표 1> 2026 대입 주요 대학 학교폭력 반영 기준

 

 

3. ‘반영’과 ‘기재’는 다르다: 학생부 언어의 첫 번째 함정

 

 학부모가 가장 많이 헷갈리는 단어가 미기재와 미반영이다.

 

• 미기재: 학생부에 아예 쓰지 않는다(작성 금지 또는 항목 자체가 없음).
• 미반영: 학생부에는 기재될 수 있으나, 대학 평가 자료로는 활용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활용한다.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흐름 속에서, 정규교육과정 밖 비교과의 영향이 크게 줄었다. 교육부 자료에서는 수상경력, 개인봉사활동실적, 자율동아리, 독서활동 등이 대입에서 활용되지 않는 방향을 명시하고 있다. (학년 적용 범위·전형별 세부 적용은 대학 공지와 시행계획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의 결론은 하나다. ‘활동을 했느냐?’보다 ‘수업과 교육과정 안에서 무엇을 남겼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대학은 점점 더 ‘교과의 맥락(과목 선택, 성취의 과정, 탐구의 연속성)’을 섬세하게 읽는다.

 

 

4. 학생부 용어 사전 ①: 학생부 항목을 ‘대학의 눈’으로 바라보기

 

 이제부터는 학생부의 대표 항목을 대학에서 평가하는 언어로 바라보도록 하자. (학교마다 표현 형식이 다소 달라도 핵심 의미는 동일하다.)

 

가. 인적·학적사항 / 출결상황

 

 • 대학이 보는 것 : 학교생활의 안정성, 책임감, 학업 지속 가능성 등
 • 해석 포인트 : 단순 결석 횟수보다 ‘사유’와 ‘패턴’이 중요하다. 학기 특정 시점에 집중되는지, 개선되는지 등 ‘추세’가 읽힌다.
 

나.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자율·자치/동아리/봉사/진로 등)

 

 • 대학이 보는 것 : 공동체 경험, 주도성, 관심의 지속성 등
 • 해석 포인트 : ‘많이 했음’이 아니라 ‘왜 했고, 어떻게 확장됐(했)는가?’가 중요하다. 비교과의 양이 줄어든 현재일수록, 창체 기록은 ‘정리된 서사’가 되어야 한다.

 

다. 교과학습발달상황: 성적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하, 세특)

 

 학생부 언어의 중심은 결국 여기다. 대학이 학생부를 읽을 때, 세특은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수업의 증거 기록인 것이다. 그러니 해당 학생의 역량이 최대한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 게 좋다.

 

 • 대학이 보는 것 : 과목 이수의 선택과 수준, 학업 태도와 수행 과정, 탐구의 깊이와 확장성 등
 • 해석 포인트 : 세특의 ‘좋은 문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수업에서 실제로 드러난 사고 과정과 수행의 흔적이 중요하다.

 

 서울대에서는 서류평가 자료로 학생부 등을 보고, 학업능력·자기주도적 태도·전공 관심·지적 호기심 등 ‘발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했으며, 교과 학습은 과목 특성·수업 내용·학업 수행 내용 등을 고려해 정성평가한다고 했다. 연세대에서도 학생부를 핵심 자료로 두고, 정량 성적보다 고교 3년의 경험과 성장의 의미를 종합적으로 본다고 제시했다.

 

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하, 행특)

 

 • 대학이 보는 것 : 학업 외 인성의 칭찬 일색의 글이 아니라, ‘학업을 가능하게 하는 태도’ 등
 • 해석 포인트 : 행특은 종종 ‘인성이 좋은 학생’으로 끝나지만, 대학이 읽고 싶은 것은 ‘협업·성실·책임·자기조절·규칙 준수’ 등과 같은, 대학에서의 학업 지속 능력이다.

 

 

5. 학생부 용어 사전 ②: 대학의 평가 언어(학종·교과의 공통 사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이해하려면 ‘대학이 쓰는 용어’를 알아야 한다. 대학은 평가요소를 각기 다르게 이름 붙이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공통 축으로,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 학업역량

 

 • 의미 : 성적표의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수업을 따라가고 확장하는 힘
 • 대학이 확인하는 근거 : 과목 선택의 수준, 성취의 흐름, 수행평가·탐구 활동의 질, 세특의 학습 과정

 

나. 진로(전공/계열)역량

 

 • 의미 : ‘학창 시절에 이러이러한 꿈이 있었다’가 아니라, 관심이 학습으로 변화된 정도와 깊이
 • 근거 : 관련 과목 선택과 확장, 주제의 지속성, 창체·세특에서의 연결

 

다. 공동체(인성)역량

 

 • 의미 : 갈등의 유무가 아니라, 공동의 과제 속에서 보인 태도
 • 근거 : 동아리·자율활동 등에서의 역할, 협업 경험, 갈등 해결 방식 등

 

 이런 평가요소는 ‘어디가’(대입정보포털) ‘대학별 전형정보’에서도 학업역량·진로역량·공동체역량을 비율까지 제시해 주니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비율이 아니라, 대학이 그 요소를 학생부의 어느 항목에서 읽어내는지를 아는 것이다.

 

<표 2> 학교생활기록부 역량별 평가 기준

 

 

6. ‘세특이 전부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최신 답변

 

 요즘 입시 상담 과정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이제 비교과가 줄었으니 세특이 전부인 거죠?”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대입 공정성 강화 기조 속에서 정규교육과정 중심 평가가 강화되었고, 대학은 수업 기반 기록(세특)을 핵심 근거로 삼는다. 고로 맞는 설명이다. 다만, 세특은 ‘단독’으로 빛나지 않는다. 세특이 강하려면 ‘과목 선택(교육과정)–세특(수업 기록)–창체/행특(태도와 확장)’이 한 덩어리로 묶여야 하므로 이에 따르면 틀린 설명도 된다. 결국 정리하면 이렇다. 2026학년도 학생부의 승부처는 ‘수업의 밀도’이고, 그 밀도를 입증하는 문서 구조가 세특이며, 그 세특을 설득력 있게 만드는 것은 과목 선택과 활동의 연결과 확장이라는 것이다.

 

 

7.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학생부 점검 체크리스트

 

 마지막으로, 가정에서 실제로 점검 가능한 방식으로 체크리스트를 정리해 본다. 학생부를 받았을 때 아래 질문에 ‘근거를 포함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자료 1> 학생부 점검 체크리스트

 

 학생부는 ‘기록’이 아니라 ‘번역’이다. 학생부를 준비한다는 것은 활동을 많이 한다는 뜻이 아니라 교육과정 속 경험을, 대학이 읽는 언어로 번역해 두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학생은 수업에서 질문하고 다양한 학습 과정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의 오류를 수정하며 성장한다. 교사는 그 과정을 기재 기준에 따라 기록한다. 대학은 그 기록을 평가요소(학업·진로·공동체)로 번역해 해석한다. 그러므로, 학부모와 학생이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무엇을 했니?”가 아니라 “그게 수업과 학생부에 어떻게 남았니?”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변화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질문이 바뀌고 그 변화를 이행하는 순간,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부 전략의 ‘질’이 바뀌는 것이다.

 

 

 

참고문헌

교육부·학교생활기록부 종합지원포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시행 2025.3.1, 교육부훈령 일부개정)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지원포털: 학생부 정정(마감 이후 정정 제한 및 절차) 관련 규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KCUE): 「2026학년도 대입입학전형시행계획 발표」

교육부/대교협: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의 학폭 조치사항 필수 반영 및 일정 관련 안내

EBSi: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수시 원서접수·전형기간 등 일정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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