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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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고등학교 이순남 선생님
많은 학생들이 성적 때문에 고민한다. 공부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적이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다. 노력과 결과 사이의 간극 앞에서 ‘뭘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만약 스스로 ‘나는 아직 공부를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라고 판단한다면 답은 비교적 분명하다. 그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공부 방법이 아니라 절대적인 공부량일 가능성이 크다.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어떤 전략으로도 성적을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이 칼럼은 그런 학생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시험 기간이면 나름대로 시간을 쏟으며, 분명히 공부한다고 느끼는데, 성적은 늘 비슷한 자리에 머무는 학생, 조금 오르기도 하고, 조금 떨어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위치는 쉽게 바뀌지 않아서 고민인 학생들이 대상이다.
‘공부를 안 한 건 아닌데, 왜 성적은 그대로일까?’
‘이 정도면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왜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면, 지금부터의 이야기에서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자. 중위권이라는 자리는, 대부분 노력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위치가 아니다. 오히려 ‘열심히 한다’라는 감각은 있는데, 그 노력이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 가장 오래 머무르게 되는 자리다. 그리고 그 이유는 의외로 분명하다. 공부의 양이 아니라, 공부의 방식과 기준이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1. 중위권 공부의 첫 번째 공통점: ‘공부를 했다고 착각한다.’
중위권 학생들의 공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개념서를 한 번 읽고, 문제집에서 한 단원을 풀고, 오답을 한 번 확인한다. 그리고 ‘이 단원 공부는 끝냈다.’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상태는 공부가 끝난 상태가 아니라, 공부를 시작한 상태에 가깝다. 단지 그 내용을 한 번 ‘접촉’했을 뿐이다. 마치 헬스장을 한 번 구경한 후 ‘운동을 했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공부에는 분명한 기준이 있다. ‘봤다’와 ‘할 수 있다’는 전혀 다르다. 개념을 읽었지만 설명하지는 못하고, 문제를 풀었으나 다시 풀면 막힌다. 답을 보면 이해되지만 혼자서는 풀리지 않는다. 시험을 보면서 ‘분명히 봤던 건데…’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면 내용이 머릿속에 ‘정리된 도구’가 아니라 ‘흩어진 정보’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태로 공부를 끝내면, 시험에서 결과가 바뀌지 않는 것은 너무 자연스럽다. 상위권 학생과 중위권 학생의 차이는 단지 공부 시간의 차이가 아니다. 공부를 ‘어디까지 해야 끝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기준에서 갈린다.
그래서 중위권을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공부의 양이나 과목이 아니라, 공부를 끝내는 기준이다. ‘봤다’가 아니라 ‘설명할 수 있는가?’, ‘한 번 풀었다’가 아니라 ‘다시 풀어도 되는가?’ 이 두 가지 질문에 스스로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때까지가 한 단원의 공부의 끝이다.
공부를 끝내는 기준을 ‘페이지 수’가 아니라 ‘확실함’으로 바꾸는 순간,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결과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2. 중위권 공부의 두 번째 공통점: ‘개념을 이해하지 않고 외운다’
중위권 학생들에게 개념 공부는 종종 ‘암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식은 외우고, 정의는 줄을 그어 외운다. 문제를 풀 때는, 그 개념을 왜 쓰는지보다 어떻게 쓰는지만 떠올린다. 그래서 문제를 풀다 막히면 이런 말이 나온다.
“이 공식 써야 하는 건 아는데, 왜인지 모르겠어요.”
이 말은 사실 굉장히 중요한 신호다. 공식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 ‘공식’을, ‘언제’, ‘어떤 상황’에서 꺼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뜻이다.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조금만 조건이 바뀌어도 적용이 되지 않는다. 문제가 어려워진 것이 아니라, 개념이 문제를 해석하는 도구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일 뿐이다.
개념 공부의 목표는 암기가 아니라 적용이다. 개념을 공부할 때는 반드시 다음 질문을 함께 던져야 한다. 문제를 풀기 전에, 혹은 풀고 난 뒤에라도 말이다.
‘이 개념은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가?’
‘이 조건이 없으면 왜 성립하지 않는가?’
‘이 문제에서 다른 개념을 쓰면 왜 안 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외운 개념은, 시험장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다. 반대로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개념은, 처음 보는 문제 앞에서도 방향을 잡아준다. 개념을 ‘외울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석하는 언어’로 바꾸는 것이 중위권에서 벗어나는 두 번째 기준이다.
3. 중위권 공부의 세 번째 공통점: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처리한다.’
중위권 학생들은 문제를 보자마자 풀이 방법을 떠올리려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는 이렇게 푸는 거지.’ 하지만 이런 접근은 문제를 ‘생각의 대상’이 아니라 ‘작업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 문제를 많이 풀어도, 비슷한 문제만 풀 줄 알게 된다. 유형이 조금만 바뀌면 막히고, 처음 보는 문제 앞에서는 손을 대지 못한다.
문제를 풀기 전에, 풀이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문제를 해석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뭘 묻고 있는가?’
‘왜 이런 조건을 주었을까?’
‘이 조건이 없다면 문제는 어떻게 달라질까?’
이 질문을 거친 뒤에 풀이를 시작하면, 문제는 외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대상이 된다. 문제를 푸는 순서를 ‘풀이 → 이해’에서 ‘이해 → 풀이’로 바꾸는 것, 이것이 실력을 쌓는 핵심이다.
4. 중위권 공부의 네 번째 공통점: ‘오답을 확인만 한다.‘
중위권 학생들도 오답 정리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오답 정리는 답을 확인하고, 이유를 읽는 선에서 끝난다. ’아, 여기서 실수했네.‘, ’이 개념을 몰랐네.‘ 그리고 같은 실수는 다시 반복된다. 그리고 이 문장은 놀라울 정도로 자주 반복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뜻이다.
오답 정리의 목적은 이해가 아니라 재발 방지다. 그래서 오답을 볼 때는 반드시 다음을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오답은 다시 틀릴 준비에 불과하다.
’왜 틀렸는지 말로 설명할 수 있는가?‘
’처음부터 다시 풀면 혼자서 풀 수 있는가?‘
’비슷한 상황에서도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이 질문 중 하나라도 막힌다면, 그 오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때, 그 오답은 비로소 공부가 된다.
5. 중위권 공부의 다섯 번째 공통점: ’반복이 너무 적다‘
중위권 학생들은 한두 번 정도 이해되면, 그 내용은 끝났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험장에서 기억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반복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기억은 이해가 아니라, 노출 횟수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해했다‘는 감각과 ’시험에서 떠오른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대부분의 학생에게 개념과 문제는 최소 4~5회 이상 반복되어야 안정적으로 떠오른다. 처음부터 ’한 번에 끝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여러 번 볼 것을 전제로‘ 공부를 계획해야 한다.
공부를 반복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공부는 끝내는 일이 아니라 쌓아가는 일이 된다. 반복을 전제로 할 때, 공부는 비로소 기억에 남기 위한 행위가 된다.
6. 중위권 공부의 여섯 번째 공통점: 시험을 ‘평가’가 아니라 ‘사건’으로 끝내버린다.
중위권 학생들에게 시험은 종종 하나의 ‘사건’으로 끝난다. 시험을 보기 전에는 긴장하고, 시험을 보는 동안에는 버티고, 시험이 끝나면 이렇게 말한다.
“이번 시험 망했어요.”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다음 시험은 더 잘 봐야죠.”
하지만 그 이후에 남는 것은 감정뿐이다. 어떤 단원에서 틀렸는지, 어떤 유형에서 반복적으로 막혔는지, 왜 그 문제를 틀렸는지에 대한 정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시험이 끝나면, 시험은 실력을 점검하는 자료가 아니라 기분을 좋게 하거나 나쁘게 만드는 사건으로 소비된다. 시험을 이렇게 대하면, 다음 시험도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 결국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고, 같은 부분에서 막히고, 비슷한 점수대에서 시험을 마치게 된다.
시험은 실력 평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 공부 방식을 해석할 수 있는 데이터이기도 하다.
‘이번 시험이 내 공부 방식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중위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험이 끝난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뀌어야 한다. 아쉬워하거나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분석하고, 다음 공부의 기준을 수정하는 것이다.
꼭 기억하자. 시험을 ‘끝난 일’로 처리하는 순간, 성적은 정체되고, 시험을 ‘다음 공부의 출발점’으로 삼는 순간, 성적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7. 중위권 공부의 일곱 번째 공통점: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 위주로 공부한다
중위권 학생들의 공부를 가만히 보면, 공부 시간 자체보다 공부 대상의 선택에서 특징이 드러난다. 이미 여러 번 봐서 익숙한 단원, 풀어본 적 있어서 자신 있는 문제, 비교적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이런 것들이 공부의 중심이 된다.
반대로, 보기만 해도 막막한 단원이나 자꾸 틀리는 유형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린다. 이 선택은 의식적인 전략이라기보다 무의식적인 회피에 가깝다. 아는 것을 공부하면 마음이 편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적을 올리는 공부는 아는 것을 더 잘 아는 공부가 아니라, 모르는 것을 줄여가는 공부다. 중위권에 오래 머무는 학생일수록 불편한 부분을 건너뛰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 결과, 성적의 하한선은 안정되지만 상한선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
중위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부가 잘되는 느낌보다 막히는 느낌을 견디는 시간이 늘어나야 한다. 오늘 공부한 시간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오늘 나는 내가 가장 약한 부분을 얼마나 마주했는가?”
공부가 불편해지기 시작할 때, 그때가 바로 성적이 움직일 준비를 하는 순간이다.
8. 중위권 공부의 여덟 번째 공통점: 비교의 기준이 ‘나’가 아니라 ‘타인’이다.
중위권 학생들은 공부를 하면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한다. 그 비교는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해 보이지만, 공부의 방향과 태도를 조금씩 흐트러뜨린다.
‘다른 친구도 이 정도밖에 안 하는데, 나도 충분한 거 아닐까?’
‘쟤는 30분에 단어 50개를 외우는데, 나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이 비교는 두 가지 방향으로 흘러간다. 하나는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방향이다. 어떤 학생은 이렇게 생각한다. 다른 친구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해도 느린 것 같다는 이유로 ‘나는 머리가 안 좋은 것 같다’, ‘아무리 해도 안 될 것 같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이 비교에는 중요한 기준이 빠져 있다. 그 친구가 얼마나 반복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왔는지, 지금의 속도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는 보지 않는다. 결과만 보고 자신과 비교해서 판단한다.
반대로, 또 다른 학생은 이렇게 생각한다.
‘주변 애들도 다 이 정도만 하니까, 나도 크게 문제는 없겠지.’
‘이번 시험은 다들 어려웠다니까, 이 점수면 괜찮은 편이야.’
이 경우에도 비교는 착각을 만든다. 주변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공부가 충분하다고 판단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시험은 ‘비슷하게 공부한 사람들끼리의 위로’가 아니라, 각자의 실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자리다.
이 두 경우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비교의 기준이 항상 타인이라는 점이다. 타인을 기준으로 한 비교는 한쪽에서는 자신감을 갉아먹고, 다른 한쪽에서는 성장의 필요성을 흐리게 만든다. 그래서 중위권 학생들은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 같다’ 또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서로 반대지만 똑같이 위험한 결론에 도달한다.
중위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비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비교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어제보다 이해가 빨라졌는가?’, ‘지난번보다 같은 유형에서 덜 헤매는가?’, ‘예전에는 못 풀던 문제에서 접근 방향이 보이는가?’
이 비교는 남과 나를 가르지 않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만을 비교한다.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빨리 외우는지’가 아니라, ‘내가 이전보다 나아지고 있는가?’이다. 비교의 기준이 타인에서 자신으로 바뀌는 순간, 공부는 평가가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성적도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9. 중위권 공부의 아홉 번째 공통점: ‘수업을 들었다’는 것을 ‘공부했다’라고 착각한다
중위권 학생들의 하루를 보면, 공부로 보이는 시간은 분명히 존재한다. 학교 수업을 듣고, 학원을 다니고, 숙제를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하루 종일 공부와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오늘도 공부는 많이 했어요.”
“수업도 다 듣고, 숙제도 했어요.”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다.
“그 시간 중, ‘스스로 익히는 공부’는 얼마나 되었는가?” 수업을 듣는 시간은 정보를 처음 접하는 시간이다. 학원에서 설명을 듣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숙제를 하는 시간 역시, 대부분은 이미 제시된 문제를 따라 푸는 시간에 가깝다. 이 모든 과정은 분명 공부의 일부다. 하지만 이 자체만으로는 실력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왜냐하면 실력은 설명을 들을 때가 아니라, 설명 없이 스스로 해보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중위권 학생들의 공부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이 있다. 수업 시간에는 이해한 것 같았는데, 혼자 풀려고 하면 막힌다. 학원에서는 따라갔는데, 집에 오면 어디서부터 다시 봐야 할지 모르겠다. 숙제는 했지만,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또 틀린다. 이때 학생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수업을 열심히 들었는데 왜 안 될까?‘
문제는 노력의 부족이 아니라, 스스로 익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중위권 학생들의 공부 시간을 나눠 보면, 의외로 이런 구조가 많다. 설명을 듣는 시간은 길고 문제를 따라 푸는 시간도 많지만 설명 없이 혼자 개념을 정리하고 혼자 문제를 해결해보는 시간은 매우 적다.
이 불균형은 ‘공부는 많이 하는데, 실력은 늘지 않는’ 상태를 만든다. 설명을 들을 때의 이해는 ‘그럴 것 같다’는 느낌에 가깝다. 하지만 시험은 누군가 설명해주는 자리에서 치러지지 않는다. 중위권을 벗어나는 학생들은 공부의 중심이 다르다. 수업은 출발점이고, 학원은 방향을 잡는 도구이며, 숙제는 연습의 일부일 뿐이다. 진짜 공부는 그 이후에 시작된다. 수업이 끝난 뒤, 스스로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답을 보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풀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왜 이 개념을 써야 하는지 스스로 설명해보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이 시간이 쌓일수록, 공부는 ‘들었던 내용’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뀐다.
공부는 대신해 줄 수 있는 활동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설명을 들어도, 아무리 많은 문제를 풀어도, 스스로 익히는 과정을 건너뛰면 실력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중위권이라는 자리에 오래 머무는 이유는 수업이나 학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공부의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난 뒤, ‘오늘 무엇을 들었는가?’가 아니라 ‘오늘 무엇을 혼자서 할 수 있게 되었는가?’를 묻기 시작하는 순간, 공부는 비로소 성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종합: 중위권에서 벗어나기 위한 공부 기준 점검 체크리스트
아래 질문에 ‘그렇다’라고 확신 있게 답할 수 있는 항목이 많을수록, 여러분의 공부가 성적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① 공부를 끝내는 기준 점검
☐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 한 번만 풀고 넘어가지 않고, 시간을 두고 다시 풀어도 막히지 않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 ‘분량을 끝냈다’보다 ‘확실해졌다’를 공부의 종료 기준으로 삼는다.
② 개념을 ‘외우는 것’에서 ‘적용하는 것’으로 점검
☐ 공식 또는 정의를 외웠다고 끝내지 않고, 왜 그 개념을 써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
☐ 조건이 바뀌면 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변형 상황을 떠올려본다.
☐ 개념을 ‘암기 재료’가 아니라 문제를 해석하는 언어로 사용하려고 한다.
③ 문제를 ‘처리’가 아니라 ‘해석’으로 점검
☐ 문제를 보자마자 풀이부터 떠올리기보다, 무엇을 묻는지 먼저 확인한다.
☐ 조건 하나하나가 왜 주어졌는지를 스스로 질문해본다.
☐ 처음 보는 문제에서도, 바로 포기하지 않고 접근 방향을 스스로 잡아보려는 시도를 한다.
④ 오답을 ‘확인’이 아니라 ‘재발 방지’로 점검
☐ 틀린 이유를 ‘실수’로 끝내지 않고, 어떤 종류의 실수인지(개념/해석/계산/전략) 분류한다.
☐ 답을 보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풀 수 있는지로 오답 처리가 끝났는지 판단한다.
☐ 같은 유형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내가 자주 하는 실수 패턴을 기록해둔다.
☐ 오답을 볼 때 ‘왜 틀렸는지 말로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붙잡는다.
⑤ 반복을 전제로 공부하는지 점검
☐ 개념과 문제를 최소 4~5회 이상 반복해야 안정된다는 점을 전제로 복습 루틴을 만든다.
☐ 한 번에 끝내려 하기보다, 여러 번 쌓아가는 방식으로 공부를 설계한다.
☐ 복습이 귀찮아질 때, 그 지점이 실력이 만들어지는 구간임을 알고 버틴다.
⑥ 시험을 ‘사건’이 아니라 ‘데이터’로 점검
☐ 시험이 끝난 뒤 감정 정리만 하지 않고, 틀린 단원, 유형, 이유를 기록한다.
☐ ‘어려웠다’, ‘망했다’로 끝내지 않고, 다음 시험에서 바꿀 기준 1~2개를 정한다.
☐ 시험을 ‘끝난 일’이 아니라 다음 공부의 출발점으로 만든다.
⑦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을 향하는지 점검
☐ 익숙한 단원만 반복하지 않고, 막막한 단원, 자주 틀리는 유형을 우선순위에 둔다.
☐ 공부할 때 ‘잘되는 느낌’보다 막히는 느낌을 견디는 시간을 확보한다.
☐ 약점을 피하지 않도록, 매일, 매주 ‘약점 전용 시간(또는 문제 세트)’을 따로 둔다.
☐ 하루를 돌아볼 때 ‘가장 약한 부분을 얼마나 마주했나’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⑧ 비교의 기준이 타인이 아닌 ‘나’인지 점검
☐ 친구의 공부량, 속도로 내 공부의 충분함을 판단하지 않는다.
☐ 느린 날이 있더라도, 능력으로 단정 짓기보다 과정(반복, 방법, 집중)을 먼저 점검한다.
☐ 비교의 기준을 어제의 나 vs 오늘의 나로 두고, 오늘의 변화(개념, 유형, 오답)를 말할 수 있다.
⑨ ‘수업, 학원, 숙제’ 외에 자신의 진짜 공부가 있는지 점검
☐ 수업, 학원 후에 설명 없이 혼자 정리하는 시간을 따로 갖는다.
☐ 하루 공부를 평가할 때 ‘무엇을 들었는가?’보다 ‘무엇을 혼자서 할 수 있게 되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모든 항목에 처음부터 ‘그렇다’고 답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공부를 ‘열심히 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했는가’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중위권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갑자기 모든 문제를 맞히는 학생이 되는 것이 아니다. 공부 시간이 극적으로 늘어나서가 아니라, 공부를 끝내는 기준이 달라지고, 개념을 외우는 방식이 바뀌고,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달라질 때 성적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정도면 됐지’라는 생각 대신 ‘이건 아직 시험에서 쓰기엔 부족하다’는 감각이 생기는 순간, 공부는 비로소 성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중위권이라는 자리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머무는 자리가 아니다. 노력의 방향과 기준이 맞지 않을 때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다. 그리고 그 기준은, 오늘부터 하나씩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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