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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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등학교 장지환 선생님
1. 대학입학전형 4년 예고제
대학입학전형 4년 예고제에 기반한 대입 제도는 고교와 학생이 미리 입시 흐름을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다.
먼저 입학 4년 전, 즉 중학교 3학년 시기에는 교육부가 [대입 정책]을 공표한다. 이 단계에서 대입의 평가 방향, 과목 구성, 반영 방식 등 핵심 구조가 제시되므로 학생들은 고등학교 진학 전에 입시의 큰 방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이어 입학 2년 전인 고등학교 1학년 시기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교육부의 정책을 토대로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발표한다. 이는 대학 전체가 합의한 기준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 시점부터 본격적인 대입 전략 구상이 가능해진다.
다음으로 고등학교 2학년 4월이 되면 대학별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내놓는데, 이 내용이 학생에게는 실질적으로 중요하다. 여기서 각 대학은 모집 인원, 전형 방법, 반영 요소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다. 따라서 시행계획이 발표되면 대학별로 유불리를 확인하면서 실제적인 입시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입학 1년 전인 고등학교 3학년 시기에는 대학별 [수시·정시 모집요강]이 발표된다. 제출 서류, 일정, 전형 요소 등 최종 정보가 제공되며 이를 바탕으로 수험생은 지원 전략을 확정하게 된다.

<그림 1> 대학입학전형 4년 예고제
2. 2028 대입제도 및 대입전형 기본사항
2028학년도 대입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만큼 구조적인 변화가 크다. 고교학점제 세대의 첫 대입이라는 점에서 수능 통합형 체제, 내신 5등급 상대평가, 학생부 기록 방식 개편이 핵심 변화로 꼽힌다. 내신은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학교생활기록부에서도 창의적 체험활동이 ‘학생 중심 탐구 활동’으로 재편되고, 학교폭력 조치 사항이 별도 항목으로 신설된다.
특히 수능은 큰 방향의 개편이 이루어졌다. 아래의 표와 같이 기존 2015 개정 교육과정과 함께 도입되었던 국어와 수학의 선택과목이 폐지되며, 탐구 영역도 기존과 다르게 학생 개별적으로 사회·과학 중 과목을 선택하지 않고 1학년의 통합사회·통합과학 범위로 응시자 전원이 동일하게 시험을 치르는 구조로 바뀐다. 이는 기존 대입에서 발생한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제거해 형평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이다. (2025년 5월 예시 문항 분석을 통한 2028 수능 대비 전략 수립 칼럼 참조)¹
¹ 예시 문항 분석을 통한 2028 수능 대비 전략 수립 | 입시매거진

<표 1> 2028 수능의 문항 수 및 배점, 시험 시간, 출제 범위
하지만 이러한 개편은 학생부와 수능을 대학별로 어떻게 반영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가지 추측을 낳게 하였고, 학교 현장의 불안감은 커지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대입에 큰 영향을 주는 대학인 서울대, 건국대, 경희대는 2026년 4월에 발표할 대학 전형 시행계획의 일부를 미리 발표하여 현장의 불안을 줄이고자 하였다.
3. 서울대 2028 정시 전형 분석
서울대 2028 정시는 단계형으로 운영된다. 1단계는 수능 100%(3배수, 등급 합산) 로 합격자를 선발하며, 이는 대학 수학을 위한 기본 학업 소양을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1단계에서 동점자 발생 시 전원 1단계 합격자로 처리한다. 이어 2단계에서는 수능(60%)과 교과역량평가(40%)를 합산하여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2단계 수능은 백분위를 반영하며 교과역량평가 반영 비중을 기존보다 확대하여 학생의 학업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첫 번째로 1단계는 표준점수, 백분위가 아닌 등급만을 반영한다는 사실이다.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탐구, 과학탐구 6개 영역 대상 전 과목 1등급 학생은 서울대 정시 정원보다는 많으므로 1단계 통과자는 6개 영역 등급 합 6 또는 7 정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모든 모집단위에서 반영하지 않고 계열별로 두 과목 중 하나만 반영하여 5개 영역을 반영한다면, 올 1등급의 인원은 늘어나 5합 5의 학생이 1단계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즉, 서울대의 1단계는 현재 수시에서 반영하고 있는 수능최저기준의 역할을 하게 된다. 2단계의 경우 백분위를 반영하게 되는데, 이는 점수 구조상 표준점수에 비해 동점자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수능의 영향력이 현재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가 된다. 즉, 2단계의 경우 40%의 교과역량평가 변별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에서 발표한 교과역량평가 내용을 살펴보면 교과역량, 학업 준비도, 공동체 역량을 결합한 입체적 평가로, 고등학교 교육과정 전반에서 나타난 교과역량의 우수성을 심층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과목별 성취도, 진로와 적성에 따른 이수 내용, 그리고 교과 세부능력·특기사항의 실질적 학업역량을 평가 요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전공 적합성과 학업의 깊이를 드러내는 과목 선택과 이수 이력, 탐구 활동에서의 문제해결력·추론 능력·태도 등을 성취기준 기반으로 판단하고자 한다. 특히 종합역량평가에서 ‘성취수준 기반 평가’를 핵심 축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활동 나열이나 서술 중심 평가가 아니라, 각 교과 성취기준에 비추어 학생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도달했는지를 정량·정성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으로, 3학년 2학기까지의 학교 수업이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운영되지 않거나,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 건국대, 경희대 2028 정시 전형 분석
건국대는 2025년 5월 초 2028학년도 입학전형(안)을 발표하였다. 정시의 경우 수능위주전형에 정성평가를 도입해 수능 80%, 학생부 정성평가 20%로 선발한다. 정성평가 대상은 수능 일반전형 중 단과대 자유전공학부 지원자이며, 평가 요소는 과목 이수 이력,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중심이다. 특히 진로·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의 적절성, 이수 내용의 깊이, 교과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 학습 활동의 충실도가 핵심 평가 기준으로 활용된다.
경희대는 2028학년도 정시에서 기존에 운영하던 수능일반전형에 수능학생부형을 신규 도입하면서, 수능 성적 중심 선발에서 학생부 반영을 결합한 다층적 평가 구조로 개편하였다. 우선 모집 인원은 기존 수능형이 전체의 30% 내외, 신설된 수능학생부형이 70% 내외를 차지한다. 전형 방법은 수능형은 수능 100%, 수능학생부형은 수능 90%에 학생부 교과·비교과(출결·봉사) 10%를 합산한다. 계열별로 수능 반영 영역과 비율은 모집단위 특성에 따라 다르게 설정된다.
경희대 수능학생부형의 학생부 반영은 졸업예정자 및 3수생까지 적용하며, 4수 이상 졸업자는 비교 내신이 적용된다. 반영 교과는 국·수·영을 기본 반영하고, 계열별로 인문은 사회, 자연은 과학, 자율·자유전공은 사회·과학을 모두 활용한다. 반영 방식은 공통·선택과목 전체를 포함하여 일반선택·진로선택·융합선택을 모두 반영하되, 상대평가(등급)와 절대평가(성취도)를 함께 고려한다. 예를 들어 석차 3등급이면서 성취도 A인 경우 1등급 수준으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5. 2028 대입 정시 전형 운영 예상
2028학년도 정시는 수능 시험범위 축소로 인해 대학들이 수능 하나로 학업역량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려워지면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첫째, 수능 영향력 축소 흐름이다. 서울대가 2028 정시에서 등급, 백분위를 반영하면서 점수 차이를 축소한 것처럼, 다른 대학들도 수능의 영향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이는 3학년 주요 과목을 수능이 평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학이 수능 중심 선발만으로 학생의 실질적 학업능력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반영한 변화다.
둘째, 학생부 교과 또는 종합평가의 정시 도입 확대다. 건국대·경희대의 발표와 같이 정시에서 학생부 정성평가를 반영하는 방법이나, 현재 2026 대입의 고려대와 연세대처럼 교과 등급을 일정 비율 반영하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수능이 평가하지 못하는 교과 이수의 깊이와 전공 적합성, 그리고 학업 충실도를 보완하기 위한 방향이다.
셋째, 기존의 수능 100% 전형을 운영하면서 학생부 반영 전형을 병행하는 투 트랙 체제의 도입이다. 동국대는 이미 현재 고2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2027 정시부터 경희대의 2028 정시와 같이 다군의 사범대학과 자유전공에 학생부 종합평가를 10% 반영하기로 하였다. 이를 통해 대학은 기존 대입 체계의 N수생과 새로운 대입 체계의 재학생을 각각의 강점에 맞는 전형으로 선발할 수 있어 학생 구성의 균형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종합하면 2028 정시는 ① 수능 영향력 축소, ② 학생부 교과 및 종합평가 도입 확대, ③ 수능 100% 전형과 투 트랙 전형 운영이라는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며, 고교 교육과정 기반 학업 역량의 중요성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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