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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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영여자고등학교 안지웅 선생님
의대 광풍이 식지 않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변하지 않는 것이 취업의 어려움이다.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 입시 지도를 할 때는 내심 실속 있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추천하지만, 실제로 학부모와 학생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계·공학계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의대, 치대, 약대, 서울대·KAIST·포항공대와 나란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선택지로 자리 잡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올해 2026 대입의 첨단분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전국 13개 대학 18개 학과에서 총 780명을 선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613명은 수시, 179명은 정시로 뽑고, 수시 선발 인원 가운데 491명을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으로 선발한다. 즉, 계약학과로 가는 길은 수시, 그중에서도 학종이 주된 방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여러 입시 전문 기관에서도 2026학년도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선발 인원(일반대 기준 583명) 가운데 수시 비율이 약 73%, 그중 학종 비율이 약 54%에 달한다고 분석한다. 한마디로, ‘계약학과 = 상위권 수능러들의 영역’이라는 오래된 선입견은 깨지기에 충분하다. 성실하게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만들어 온 상위권 수험생이라면, 학종으로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수시 전형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입에서의 계약학과들이 어느 대학에 있고, 어떤 기업과 연결돼 있는지 알아보자.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대부분 A.I., 반도체, 배터리, 모빌리티, 디스플레이, 네트워크·보안, 클라우드 등 국가 전략 산업과 직결된 전공으로 편성돼 있다. 2026대입 취업연계형(대기업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¹할 수 있다.

<표 1> 2026대입 취업연계형(대기업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¹ 이상의 기업은 2027대입에서도 유사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나, 선발 인원·전형 방법·세부 조건은 대학별로 변경될 수 있으니 반드시 대학별 입학 요강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각 대학 학생 모집 기본사항 및 시행계획을 보면, 계약학과 입시는 일반 학과와 마찬가지로 수시-정시 이원 구조를 따른다. 다만 전형 비중이 수시, 특히 학종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계약학과는 반드시 모집요강에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임을 명시하고 있다. 예컨대 모 대학 2027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 ) 안의 인원은 정원 외 선발이며, SK하이닉스와의 협약에 의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임”이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입에서 이와 관련하여 특히 주목할 만한 대학과 도전 역량을 구분하여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료 1> 대학별 계약학과 도전 역량
계약학과도 기본적으로는 경쟁이 치열하다. 다만 충원율이 높기 때문에 최초 합격선과 최종 합격선 사이의 간극이 클 수 있다. 계약학과는 기업과의 채용조건형이므로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모이며, 경쟁률이 평균 10~30:1 수준이다. 또한 일부 대학에서는 충원율이 수백 %에 이르기도 했기에 지원하는 학생은 충원율까지 고려한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학과들을 학종으로 도전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먼저, 계약학과 학종은 기업 맞춤형 이공계 인재를 선발한다는 점을 먼저 주목해야 한다.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중심으로 키워 나가야 할 역량²을 중심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자료 2> 계약학과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조건
² 일반적인 학과의 학종 전형에서 보는 역량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³ 일반 전공은 학교생활 중간에 희망 진로가 바뀌어 그에 따라 대학에서 전공하고자 하는 방향이 달라져도 상관이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역량이 드러난다 해도, 대학 입학 이후에도 성적과 역량을 유지한 채 해당 기업의 채용 선발을 통과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입시에만 성공하면 끝’이라는 생각은 지양해야 한다. ‘꿈의 학과’인 동시에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롭다. 계약학과는 흔히 ‘등록금 전액 + 졸업 후 대기업 행’에 주목하지만 실제로는 아래와 같은 조건이 있다는 것을 놓치면 안된다.

<자료 3> 계약학과 혜택 조건
그렇다면, 어떤 학생이 ‘학종 계약학과’에 어울릴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상담을 통해 계약학과를 권하게 되는 학생 유형은 의대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한 취업과 높은 연봉을 원한다는 자연계 상위권 학생, A.I.·반도체·모빌리티·SW 등 특정 분야에 강한 흥미와 재능을 가진 학생, 내신과 수능 점수가 아주 약간 아쉬운 최상위권, 그러나 각종 활동이나 탐구 능력은 탄탄한 학생,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다. 이들이 만일 계약학과를 쓰겠노라고 마음을 먹으면 진학 담당 교사는 이들에게, 고1-고3 전 과정에서의 진로 일관성이 있는지, 심화된 자기 주도적인 탐구 경험이 있는지(단순 유무를 넘어선 깊이 있는 활동의 여부), 다양한 산업 구조(반도체·배터리·모빌리티·통신·플랫폼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나는 공학이 좋은가? 나에게 공학이 정말 걸맞은가?’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있는지를 통해 학생을 구별하여 권유를 고민하게 된다.
이상의 고민을 다 끝낸 후 학종을 통해 계약학과로 마음을 정한 학생·학부모에게 제안하고 싶은 전략은 다음과 같다.

<자료 4> 계약학과 전략 제안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선발 인원으로 보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절대 많은 인원은 아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대단히 좁은 문처럼 보이지만, 충원율·전형 구조까지 고려하면 ‘최상위권과의 한 끗 차이’ 학생에게는 생각보다 큰 기회가 열려 있는 전공일 수도 있다. 다만, 계약학과는 입시에서 합격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입학 이후에도 일정 성적·역량을 유지하며 기업 선발을 통과해야 하고, 졸업 후 몇 년간은 해당 기업과 함께 가야 한다. 그만큼 ‘진로에 대한 확신과 공학에 대한 꾸준한 관심, 그리고 해당 기업에 대한 애정이 확인된 학생에게 어울리는 선택이다. 학부모와 학생이 계약학과를 바라볼 때, 화려한 취업 성과만이 아니라 학생의 성향·가치관·장기적인 삶의 방향까지 함께 고민하여야 학종으로 도전해 보는 이 선택이 의미 있는 진로 전략이 될 것이다.
참고 자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시행계획」 및 교육부 보도자료
성균관대학교 「2026학년도 수시모집요강」 및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대구일보, 「[진로진학 디자인] ‘취업 걱정 끝’ 대기업 취업 보장 계약학과」(2025.10.27)
한국경제, 「공짜 학비에 졸업 후 곧장 대기업行…‘꿈의 학과’ 어디?」(2025.03.18)
#학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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