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2028학년도 대입 개편과 진학 바로 알기

2025.09.05 335명이 봤어요

영락고등학교 김재호 선생님

 

 

1. 대입 개편 단상(斷想)

 

 선무당이 사람 잡고, 반풍수가 집안 망친다는 속담처럼 올해 고1부터 적용되는 2022 교육과정과 내신 5등급제로 온갖 낭설과 근거 없는 주장이 무성하다. 그런 헛소문 때문에 안타깝게도 고등학교 1학년 중간고사를 마치고 1~2과목을 망쳤다며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내신 성적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급격하게 제도가 바뀌며, 몇몇 언론이나 매체를 통해 오로지 교육적 논의보다 변별력 논쟁이 판을 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바른 대입 진학 정보를 예측하는 관점에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글에서는 변화에 대해 큰 틀에서 살펴보고, 다음 기회에 대입 변화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2022 교육과정이 2028학년도 대입과 맞물리면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보며 몇 가지 떠오르는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5등급제 상대평가로 인해 성취평가제의 본질적인 측면이 사라지고, 변별력 문제나 고등학교 유형별 유뷸리만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

 

2. 대학은 자율전공선택제로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진로를 탐색하고 융합적 지식과 소양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하는데, 정작 고교는 1학년 1학기만 마치면 인생의 진로를 확정해야 하는 교육과정으로 급변하여, 1학년 학생들이 과목 선택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놓여 있다.

 

3.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을 2학년 2학기에도 개설하려면 학생 수, 교사 수급 등이 선결되어야 하는데,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그렇게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규모의 학교가 몇 개나 될까? 절대평가라면 2학년 2학기부터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며 과목 선택을 수정할 수 있겠지만!

 

4. 전공자율선택제는 진로 변경 학생의 출구가 될까? 아니면, 정시 파이터가 더 생기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5. 성취평가제를 폐지하고 내신 절대평가를 내세우는 주장은 과연 바람직하기만 할까? 학생부교과전형의 위축 혹은 폐지로 이어져 일반고 학생들의 진학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요 진퇴양난의 상황이 될 것이다.

 

 

2. 변화 훑어보기

 

 5등급제와 선택 과목이 늘어난 2022 교육과정, 진로나 계열에 따라 과목 이수 이력을 평가하려는 대학들의 평가 방식은 2028학년도 대입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먼저, 대학의 평가 자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정량평가인 교과 내신성적, 정성평가인 학생부 기록, 정시와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는 수능 시험 성적, 대학별고사에 해당하는 논술과 면접(혹은 구술) 등 대학의 평가 자료는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정성평가 요소인 교과 이수 이력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과 각 자료의 성격이나 분량이 변하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변하는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학생부 자료

 

 교과 내신 성적은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변하지만, 상대평가 과목이 늘고, 절대평가 과목이 줄어드는 것은 큰 변화이다. 현행 2015 교육과정에서 성취도 A~C만 제공되던 진로선택과목이 2022 교육과정에서는 5등급 상대평가로 산출된다. 또한, 1학년부터 학기제가 되므로 현재는 3학년 1학기까지 4회의 교과 세특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 고1부터는 총 5개 학기, 약 8개 교과의 세특이 더 기록되므로 많게는 대략 4,000자 정도 정성평가 자료의 분량이 늘어나게 된다. 교육과정의 변화로 대학에 제공하는 성적 자료도 달라진다.

 

<그림 1> 5등급제 변화

 

<표1> 2028학년도 대학 제공 성적 자료 변화 비교

 

 

②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의 선택 과목을 폐지하고, 공통 과목으로만 치르는 구조로 변한다. 또한, 탐구영역은 1학년에서 배우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으로 범위가 축소된다. 수능의 변화에 대해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학생부종합전형 등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는 상위권 대학이 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표2> 2028학년도 수능 개편안

 

 

③ 대학별고사

 

 대학별고사인 논술로 선발하는 인원은 조금씩 늘고 있다. 면접은 학생부종합전형(서류형)과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으로 구분하는 대학이 늘고 있고, 대학의 물리적 여건이나 평가자 확보 여부에 따라 학생부교과전형 등 정량평가에서 활용하는 대학도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대학이 더 생길 가능성도 있다.

 

 물론, 아직 2028학년도 대입 전형이 어떤 모양일지 알 수 없고, 대학들이 여러 모양으로 연구하는 중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의 흐름에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수능 위주 전형과 교과 성적 혹은 정성적인 서류 평가 등이 점차 섞이는 것을 보면, 2028학년도 전형은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

 

<그림 2> 대입 전형의 변화 추세-전형 요소의 결합

 

 

3. 5등급제와 변별력 문제 개괄

 

 2022 교육과정의 5등급제는 정말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변별력은 크게 내신 성적의 변별력과 학교생활기록부의 서류 변별력을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내신 성적의 변별력’ 문제에서 전제해야 할 것은 개별 과목의 등급 경쟁 완화가 전 과목, 전 학년의 내신 변별력 약화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등급 내 %의 범위가 넓어져 개별 과목의 등급 경쟁은 완화된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상대평가 과목이 증가했고, 절대평가 과목이 감소함에 따라 내신 부담은 커졌다. 더구나, 모든 과목을 전 학년 동안 고르게 1등급을 받기는 어려우므로, 이런 면에서는 변별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서류 변별력’은 기록 분량 면에서 변별력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2015 교육과정은 일반선택과 진로선택으로 나뉘었으나, 2022 교육과정에서는 융합 선택이 더 생겼으며, 각 교과(군)의 선택 과목 수가 대폭 늘었다. 일례로, 사회과 교과목과 과학과 교과목의 선택 과목 수가 23과목에서 34과목으로 늘었다. 게다가 1학년도 학년제가 아니라 학기제로 운영되므로 ‘1학년+2학년 1, 2학기+3학년 1학기’ 총 4회의 교과 세특을 기록하던 것이 이제는 ‘1학년 1, 2학기+2학년 1, 2학기+3학년 1학기’ 총 5회의 교과 세특을 기록하게 된다. 결국,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략 4,000자의 교과 세특 기록이 늘어나, 정성평가 자료가 많아지는 것이다.

 

 

 이상에서 2028학년도 대입 전형 개편에 대한 잘못된 인식, 실제 변화 상황을 개관하고, 특히, 대학에 제공하는 성적 자료 변화와 수능 개편, 내신 성적의 변별력과 서류(학교생활기록부)의 변별력에 관해 개괄적으로 훑어보았다. 중요한 것은 과도한 불안이나 부정확한 정보에 의지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점이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변별력 예측 사례와 검증 사례를 살펴보고, 학교 혹은 학생 차원의 대비 방안과 유의 사항, 2026학년도 및 2027학년도 주요 대학의 대입 전형을 통해 미리 2028학년도를 예측하고자 한다.

 

#교육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