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3 200명이 봤어요
서울문영여자고등학교 안지웅 선생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들이 있다. 보통 ‘이공계 특성화대학’이라고 부른다. 이들 대학은 전반적으로 장학금 지원이 우수하며, 대학원 진학이나 해외 유학 기회가 풍부하여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실험과 연구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 연구원 또는 기술 기반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매우 적합한 교육기관이다. 그러하기에 이 대학들의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대한민국 과학기술 인재를 선발하는 핵심 방법으로 활용된 지 오래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들 대학의 학종 운영 방식, 최근 변화, 그리고 효과적인 지원 전략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
이공계 특성화대학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¹, 울산과학기술원(UNIST)으로 총 5개 대학이다.² 이상의 5개 대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대학으로, 일반 대학과는 다른 입시 제도를 적용 받고 있다. 이들 대학은 수시모집에서의 6회 지원 제한이나 정시모집 3회 지원 제한 대상에서 제외되며, 복수 지원 및 이중 등록 금지 조항의 예외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대학들의 수시모집에 합격하더라도, 정시모집에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다. 한편, 이공계 특성화대학으로 알고 있는 포항공과대학교(POSTECH)³는 교육부 소속의 대학으로서 수시 6회 지원 제한과 정시 지원 금지 조항이 일반 대학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수시모집에서 포항공과대학교에 합격한 경우, 정시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유의하여야 한다. 이곳을 제외한 5개 이공계 특성화대학은 일부 계약학과를 제외하고는 입학 시 학과 구분 없이 학생을 선발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복수전공과 융복합 전공의 기회를 확대하며, 전공 간 경계를 넘나드는 학문적 융합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의 신입생을 수시에서 선발하며, 정시에서 소수 인원을 선발한다. 전형에 따라서 서류 100%로 선발하기도 하지만 면접을 통해 단계별 선발도 진행한다. UNIST는 이공계열과 경영계열을 분리 모집하고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한다.
¹ KENTECH은 2022학년도에 처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 에너지 중심 대학이다.
² 영문 대학명 알파벳순
³ POSTECH은 정시모집 없이 수시모집만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며, 나머지 대학들도 다른 일반 대학들에 비하면 수시 비중이 매우 높다. 서울 소재 주요 15개 대학들이 교육부 정책에 따라 점점 정시 비율을 늘린 것에 견주어 보면 더욱 비교가 된다.
1. 학종 운영 방식의 특징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은 일반 대학과 유사하지만, 고교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성실한 이수와 함께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경험’을 더욱 중시한다. ‘깊이 있는 탐구 경험’의 그 ‘깊이’의 수준은 말할 것도 없이 그야말로 ‘탁월’해야 할 것이다. 이들 대학은 고등학교 교육 현장의 다양한 특성과 학생 개개인의 성장 과정을 반영하여 평가하기 때문에, 일률적인 스펙보다는 지원자의 ‘과정’과 ‘맥락’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도록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이들 대학은 형식적인 서류를 판단한다기보다 실제 학교생활에서 드러나는 탐구활동과 성찰, 학업 열정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전형 방법을 고수한다.(과거에 일부 대학은 실제 지원자의 고교를 방문해서 학생의 활동의 양과 질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표 1> 이공계 특성화대학별 학생부종합전형 운영 방식
2. 주요 평가 요소: ‘학업 및 전공역량’, '탐구역량 및 문제해결력', ‘발전가능성 및 잠재력’
다른 일반 대학들도 대동소이하지만, 특히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학종에서는 세 가지 키워드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첫째, '학업 및 전공역량'이다. 해당 대학 수학에 필요한 기초 학업능력(특히 수학·과학 중심), 교과 성취도, 탐구력, 학업태도 등을 평가하는데, 특히 이공계 관련 교과목의 이수 및 성취 수준, 자기주도적 학습 경험, 학업에 대한 열정과 태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단순히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을 넘어 전공 관련 교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주도적인 탐구 활동, 교과 간 융합적 사고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 예컨대, 물리학과 생명과학의 접점을 찾는 융합 탐구,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 등이 좋은 사례로 꼽힌다.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간학문적 탐구활동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이는 일반 대학들의 선발 평가 요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무엇보다 그 깊이가 남달라야 할 것이다)
둘째는 ‘탐구역량 및 문제해결력’이다. 이는 학생이 교과 내에서 단순히 수동적으로 지식을 수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그야말로 ‘지적 호기심’을 발현하여 주체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탐색하며, 교사의 도움 없이도 학습을 지속하려는 태도와 능력을 의미한다. 이공계 특성화대학은 이러한 능력을 교과 및 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독서 활동, 자율활동 등 생활기록부 곳곳에서 그 깊이를 종합적으로 확인한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신장시킬 수 있는 '문제해결력' 또한 중요하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인 문제해결력은 주어진 정보를 해석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으로 나타난다.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면접 문항은 주로 이러한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을 확인하기 위한 제시문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마지막으로 ‘발전가능성 및 잠재력’도 들여다 본다. 이는 단순히 현재의 성적이나 교과 성취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원자가 미래에 보여줄 성장 가능성과 이공계 분야에서의 도전정신, 창의적 문제해결력, 자기주도적 학습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수학·과학 등 전공 관련 교과에서의 탐구 경험, 다양한 비교과 활동, 실패를 극복한 경험,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자기계발 노력 등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3. 전형 방법의 변화
2026학년도 이공계 특성화대학 전형에서 큰 변화는 없다. 다만, POSTECH의 전형방법은 개편되었는데, 학생부종합 일반전형Ⅰ과 반도체공학인재전형의 2단계 평가에서 기존(2025학년도) 서류67%+면접33%에서 2026학년도에는 서류50%+면접50%로 면접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또한 기존 반도체공학인재Ⅰ·Ⅱ 전형을 하나로 통합하여 운영하고, 일반전형Ⅱ의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수학 필수 및 국어·영어·탐구 중 1과목 선택, 합 4등급 이내로 완화되었다. 이 외 다른 이공계 특성화대학들은 전형방법의 큰 틀을 유지하며, 모집인원이나 지원자격 등에서만 일부 소폭 변화가 있었다. 따라서 2026학년도 이공계 특성화대학 전형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POSTECH의 2단계 면접 비중 확대와 반도체공학인재전형 통합, 그리고 수능최저기준 완화라고 하겠다.
또한, 이전에도 그랬지만 면접은 여전히 중요하다. 면접에서는 전공역량, 창의적 문제해결력, 의사소통능력 등이 중점적으로 평가된다. 지원자는 생활기록부 기반의 경험과 전공 관련 학습 경험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입시 전에 자신의 생활기록부의 내용을 여러 번 정독하면서 다양한 탐구활동의 상황과 맥락, 그리고 포인트를 짚어 표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올해 입시부터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학생부에 기재되어 있으면 지원 자체를 제한하거나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특히, DGIST 등 일부 대학은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있으면 모든 전형 지원이 불가하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KAIST, POSTECH 등도 학교폭력 관련 사항을 서류·면접에서 중점적으로 확인하며, 대학별로 감점, 평가 불이익, 지원 배제 등 구체적 반영 방식을 안내하고 있다.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기록 보존기간도 강화되어, 2024학년도 이후 발생한 중대한 조치(6~8호)는 졸업 후 4년간, 9호는 영구 보존된다. 선발 과정에서 공동체역량·인성 평가에서 불이익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2026학년도 이공계 특성화대학 입시에서는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매우 중대한 불이익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지원 전 반드시 대학별 반영 방식을 확인해야만 한다.
4. 학생부종합전형 준비 전략
모든 학종이 그러하듯이 학교생활기록부의 질적 관리가 절실하다. 학종에서는 교과 성적 뿐만 아니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창의적 체험활동, 독서, 수상경력 등 전반적인 학교생활 기록이 중요하다. 단순히 성적이 우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전공과 연계된 탐구활동, 자기주도적 프로젝트, 동아리 활동 등에서의 역량과 성장 경험이 필수적이다. 특히 ‘수업량 유연화’ 교육과정 등 일반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느냐를 돋보이게 하는 것도 하나의 팁일 수 있다.
다른 일반 대학에 비해 이공계특성화대학은 전공역량과 창의성을 특히 중시한다. 수학·과학 교과목에서의 우수한 성취, 관련 탐구활동, 연구 경험, 과학캠프 참가 등은 전공적합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활동들 속에서 자신이 어떤 탐구를 했는지에 더욱 주목해 봐야 한다.
한편, 이공계 특성화대학은 일반 대학에서 모두 없어진 자기소개서⁴가 존재하고 추천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자기소개서에서는 자신의 학업경험과 진로탐색 과정, 전공에 대한 열정, 성장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꼼꼼한 준비를 통해 면접 또한 대비해야 한다. 면접에서는 학생부 기반의 경험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전공 관련 시사 이슈나 문제에 대해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⁴ KENTECH은 자기소개서가 없다.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은 여전히 수시와 학종 중심의 선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변화하는 입시 환경과 각 대학별 전형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만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준비가 합격의 핵심이다. 단순히 성적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의 질적 관리와 전공역량, 탐구역량, 자기주도적 역량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공계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교생활 전반에서 탐구정신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며, 이를 통해 대학별 전형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DGIST, GIST, KAIST, KENTECH, UNIST 2026학년도 입시 요강
대학교육협의회 2026학년도 대입정보 119 자료집
#학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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