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5 3375명이 봤어요
영락고등학교 김재호 선생님
1.인문ㆍ사회계열 논술 개관
인문ㆍ사회계열 논술은 2023학년도에 34개 대학이 시행한다.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는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지원할 수 있으며,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를 제외하고 전체 논술전형 모집인원 11,016명의 39.83%인 4,388명을 인문ㆍ사회계열에서 선발한다. 논술 반영 비율이 40%여서 논술 전형으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논술을 시행하는 서경대까지 포함하면 인원은 더 늘어난다.
[ 인문계열 논술전형 시행 대학 ]
인문이든 자연이든 논술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영향력이 막강하므로, 논술로 대학을 가려면 이를 충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다음은 주요 대학의 수능 최저 예시이다.
3개 영역 합 6등급을 목표로 한다면, 수능 최저가 있는 거의 모든 대학이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다. 참고로 가톨릭대, 경기대, 광운대, 단국대, 수원대, 아주대, 연세대, 인하대, 한국기술교대, 한국산업기술대, 한국외대(글로벌), 한양대, 한양대(에리카) 등은 수능 최저가 없는 대학들이다.
2. 인문ㆍ사회계열 논술의 특징
1) 논술의 성격
대학별 고사로서의 ‘논술’은 융합적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인문계 논술은 주로 현재 사회적 쟁점이 되는 사안들에 대해 학문적, 철학적 사유를 요구한다는 면에서 교육적 의의가 있으며, 논제 유형은 비교와 분석을 요구하는 형태가 많다. 제시문 뿐 아니라 그림, 사진, 도표, 그래프 등 시각적 자료를 활용하여 다양한 현상을 압축한 도표・그래프 자료를 분석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고난도 논제가 많은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2) 논술이 요구하는 사고력
기본적인 개념 이해 능력, 적용/활용 능력 외에 유형에 따라 ‘이해・분석적 사고력’, ‘논리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종합적 사고력’이 필요하다. 창의적 사고력은 심층적 사고와 다각적 사고가 핵심 요소이며, 논리적 사고력과 비판적 사고력에서는 논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와 비판을 위한 준거를 설정하는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3. 논제 유형의 이해
실질적으로 인문ㆍ사회계열 논술 전형 지원을 위해서는 논제 유형을 이해해야 한다. 인문ㆍ사회계열 논술 문제는 발문, 제시 자료 외에도 서술 방식 면에서 언어 논술인지, 통계도표 분석 논제인지, 인문 수리 논술 논제인지, 영어 제시문이 포함되는지 등을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음은 유형별로 대학을 구분한 표이다. 출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2023 대입 119’이며, 직접 집필한 부분에서 발췌하였다.
이에 더하여, 논리적인 글과 문학적인 글을 연결하여 논지를 분석하는 고도의 사고력 평가라는 측면에서 문학 제재 활용 여부를 기준으로 유형을 구분하고 대비해야 한다.
4. 인문ㆍ사회계열 논술 쓰기 대비 전략
1) 사고력 분야에 따른 논제 유형
인문/사회계열 논술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통합논술에서 측정하는 주요 사고력을 기르는 지적 훈련이 중요하다. 사고력 분야에 따른 논제 유형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2) 사고력 함양하기
가. 이해・분석적 사고는 가장 기본적인 역량이다.먼저, 논제의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특히, 표면적 요구 사항과 이면적 요구 사항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제시문의 핵심 논지 파악, 제시문들 사이의 관계 및 제시문과 논제 사이의 관계에 따라 유연하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도표나 그래프는 1차 의미와 변인 간의 관계, 수치 가공 능력을 길러야 한다.
나. 논리적 사고는 보통 다음 요소에 따라 변별되므로 이와 관련된 지적 훈련이 필요하다.
㉮ 정확하고 적절한 어휘 사용
㉯ 어법에 맞는 문장 구사
㉰ 단락 구성의 원리(통일성, 일관성, 완결성, 강조성)에 맞는 내용 전개
㉱ 논지에 적합한 논거 제시
㉲ 단락 간의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관계 구조화
다. 비판적 사고는 준거를 추출하거나 설정하여 ‘따져보기’를 행하는 사고력을 말한다.
라. 창의적 사고는 다각적 사고, 심층적 사고, 배경지식 활용과 영역 전이 능력 등을 의미하며 대학에 따라서는 다면 사고, 통합적 사고, 융합적 사고를 통해 평가하기도 한다.
3) 논제 유형별 접근법 익히기
가. 비교, 대조 : 비교의 경우 공통점과 차이점이 모두 포함되는 경우가 많고, 대조의 경우 차이점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되 논제나 제시문에 따라 공통점을 먼저 밝힐 필요가 있다. 차이점을 분석할 때는 각 제시문의 논리적 관계에 따라 차이점을 서술할 수도 있고, 다양한 준거를 설정해서 이에 따라 차이점들을 서술할 수도 있다.
나. 논술 : ‘논술형’ 논제는 내용 구상, 글의 구조, 전개 방식 등에 주관성을 허용한다. 주관성이란 ‘내용을 구조화하는 것’, 제시문들의 논지를 바탕으로 논의를 확장해서 ‘어떤 내용으로 답안을 작성할지 구상하는 것’들을 일컫는다.
다. 설명 : 설명은 ‘논술’하기 발문보다 객관성에 무게가 실리므로 제시문의 논지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논지와 무관하게 자신의 견해대로 내용을 구성하면 안 된다.
라. 요약 : 요약은 관점 구분 후 제시문별로 요약하는 경희대, 제시문 분류 후 입장을 요약하는 성균관대 등의 유형이 있는데, 대다수 대학이 요약과 다른 논제 유형(설명, 비교ㆍ대조, 서술, 논술 등)을 복합해서 출제한다.
마. 분석/해석 : 분석 유형의 논제는 주어진 기준에 따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했는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속하는 다양한 유형은 특징(특성) 분석, 양상 분석, 문제점 분석, 원인 분석, 긍・부정적 측면 분석, 현상 분석, 의미와 원인을 밝히기, 중요한 점들을 기술하기, 자료(도표나 그래프 등) 분석 등이 있다.
바. 비판 : 비판하기는 쉽게 말하면 ‘따져보기’이다. ‘따져보기’를 위해서는 명확한 준거가 필요하다. 준거가 제시되었다면, 그것에 맞게 적합성, 적절성, 타당성, 오류, 효용성 등을 따져야 하며, 준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면, 논리적으로 타당한 준거를 다각적으로 설정하는 능력에서 답안의 질이 나뉘게 된다.
사. 그 외 수리 논술, 논리(이유, 근거, 추론), 옹호, 논박(반론 꺾기), 논평 혹은 평가, 해결책 제시 등 유형의 특성에 맞게 답안을 작성하는 지적 훈련이 필요하다.
아. 관점 제한형, 조건 제시형 논제: 채점 기준의 객관성을 마련하고, 답안 내용의 지나친 비약을 막기 위해 답안 내용 구성의 범위나 방향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 관점 제한 : 대부분 대학의 논제에 적용되고 있다. 분석, 내용 생성의 준거나 범위를 특정 제시문이나 관점으로 제한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근거로, 활용하여, 참고하여, 토대로 등)
㉯ 조건 충족 : 인하대처럼 제시한 <조건>에 따라 논술할 것을 요구하는 유형은 반드시 <조건>의 범위를 지켜야 한다.
5. 좋은 답안 작성 전략
가) 논제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특히 이면적 요구 사항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이해・분석적 사고가 중요하다. 논제의 요구 사항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이라 할 수 있다. 즉, 논제의 요구 사항이 답안의 구조요, 구성 틀이며 채점 기준의 핵심 요소가 된다. 논술 훈련을 할 때 답안에서 논제를 역으로 추적해서 발문을 만들어 실제 논제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실제 논제와 유사할수록 논제의 기본적인 요구 사항을 반영한 답안으로 볼 수 있다.
나) 제시문, 제시 자료(도표, 그래프 등)에 대한 이해도와 분석의 정확성, 객관성, 논리성을 갖춰야 한다. 문제나 제시문, 제시문과 자료를 모르는 제3자가 읽어도 제시문과 제시 자료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객관성을 띤 답안이 된다. 도표나 그래프는 제시된 수치들을 가공해서 읽는 사람이 쉽고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상하고 조직해야 한다.
다) 본론으로 직진하는 명쾌함과 날카로움이 필요하다. 여기서 본론이란 결국 논제의 요구 사항이다. 불필요하게 도입부나 맺음말에 치중할 필요는 없다. 단, 인하대는 불필요한 도입부 서술을 감점 요인으로 보지만, 반대로 중앙대는 도입 문장과 맺음 문장을 서술하지 않는 것을 감점 요인으로 채점한다. 중앙대의 논제 발문을 보면 ‘완성된 글’을 요구하는데, 이때 ‘완성된 글’이란 짧더라도 도입 문장과 맺음 문장을 반드시 포함하라는 것이다.
라) 되도록 미괄식보다는 두괄식, 양괄식으로 쓰자. 두괄식이 깔끔한 답안이 되게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고, 채점자들이 한 번만 읽어도 내용이 논제의 요구에 충실한 답안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논제의 요구 사항에 맞게 두괄식으로 명쾌하게 서술하거나 문두에 ‘논지’를 써주고, 문미에서 ‘강조’하는 양괄식 형태의 글쓰기 방식이 논술에 유용하다.
마) 친절한 글이 좋은 답안이다. 글을 쓰는 이유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읽는 사람을 위해서, 읽는 사람이 쉽게 읽고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고 진술해야 ‘나’의 견해대로 설득할 수 있다. 논술 문의 독자는 채점자이다. 채점자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나’를 제대로 위하는 것이다. 아울러 논제와 제시문을 모르는 제3자가 답안만 읽어도 논제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마음으로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바) 의식의 흐름 기법에서 벗어나자. 생각의 흐름대로, 마치 의식의 흐름 기법처럼 논지를 전개한 것은 최악의 답안이다. ‘말’은 화용론적 상황, 반(半)언어, 비(非)언어가 모두 동원되기 때문에 생각의 흐름대로 진술을 해도 상대가 이해하지만, ‘글’은 오로지 ‘글’ 자체만으로 생각을 전달하고 상대를 설득해야 한다. 그러므로 생각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정제해서 논리의 비약이 없도록 서술해야 한다.
사) 제한된 분량이지만 내용은 풍부해야 한다. 제한된 분량의 답안에 다각적 사고와 심층성이 드러나게 하려면 개념적 표현, 개념화한 표현을 적절하게 구사해야 한다. 제시문의 중요 개념들을 정확하게 포착해서 활용하고, 견해나 비판 내용을 개념화된 어휘나 어구로 표현할 때 남다른 답안이 될 수 있다.
아) 창의적 사고가 드러나야 한다.창의성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고, ‘남다름’을 의미한다. 남다른 답안은 다각적 사고, 심층적 사고, 배경지식 활용을 통해 완성된다. 예를 들어 원인이나 대안을 모색할 때 하나보다 둘, 둘보다 셋을 만들어내면 다각성이 확보되고 자연스럽게 심층성이 드러난다. 다각적으로 접근하려면 배경지식의 충분한 활용이 필요하다.
자) 논의를 확장하되 제시문과 답안 논지를 심화 및 재구성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제3의 내용이나 사례로 확장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차) 제시문에 얽매여 헤매지 말고, 제시문을 가지고 놀아야 한다. 즉, 제시문의 논지들을 분합(分合)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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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