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준비는 언제부터 해야 하나요?

2022.02.25 4275명이 봤어요

영락고등학교 김재호 선생님

 

 

 

논술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2023학년도 대입 인원 기준 11,016명으로 모집 인원 비율은 전체의 3.2%에 불과하지만, 경쟁률은 40~50:1은 기본이며 100:1을 훌쩍 넘는 대학이나 모집 단위도 많다. 그만큼 논술은 다른 전형에 비해 모집 인원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전형이다. 논술 전형 지원자 규모는 2019학년도 323,972명, 2020학년도 306,224명, 2021학년도 231,570명, 2022학년도 238,353명에 달한다. 다음은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지난 4년 간 논술 전형 경쟁률이다.

※ 서울대, 고려대는 논술 전형이 없음. 모집 인원 단위는 ‘명’임. 중앙대와 한국외대는 서울 소재 캠퍼스의 경쟁률임.

 

 

 

 

1. 누가 논술전형에 도전하는가?

 

논술 전형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주로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학생부교과전형 등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대입 설계를 하는 데 한계가 있는 학생들이다. 그 중 상당수는 내신 성적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에 강점이 있어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 학력 기준(이하 ‘수능 최저’)을 충족할 역량이 있는 학생들이다.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신 성적은 학기 단위로, 각종 기록은 학년 단위로 마무리되고 나면 평생 다시 보완하거나 고칠 수 없다. 그러므로 어느 한 학기라도 내신 관리가 부족했거나, 전체적인 기록 내용의 경쟁력에 자신이 없거나, 내신 성적이나 학생부가 우수해도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학생부교과전형만으로 6장의 지원 기회를 충분히 살릴 수 없는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는 전형은 수시 모집에서는 논술 전형 밖에 없다.

 

논술 전형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새로운 출발선’이며 ‘재도전의 기회’라는 점이다.

 

 

 

2. 언제부터 논술고사를 준비해야 하는가?

 

논술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당연히 고도의 사고력이다. 고도의 사고력이란 심층적인 이해ㆍ분석적 사고, 논리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종합적 사고를 일컫는다. 두 번째 중요한 요소는 자신이 사고한 바를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표현력이다. 세 번째는 배경 지식이라 할 수 있는 교과 지식이다. 선행 학습 금지법으로 논술 고사는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 충실해야 하므로 인문ㆍ사회 계열이든 이공 계열이든 모두 교과 범위 안에서 출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적인 영향력이 가장 큰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네 번째 중요 요소가 된다.

 

1) 논술고사 준비는 1학년부터 시작된다!

고등학교 교육 과정과 교과 내에서 출제해야 한다는 논술고사의 ‘내용’ 측면에서 볼 때 평소에 교과 지식을 함양하는 것이 곧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최선의 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넓게 보면 논술고사 준비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한, 교과 지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기반이 되므로 고교 수업과 학습 자체가 논술고사의 수능 최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준비가 되는 것이다.

 

인문ㆍ사회계열에서 논리적인 서ㆍ논술 능력과 표현력, 이해ㆍ분석력은 국어 교과의 읽기나 쓰기와 관련된 것이며, 논술고사 문항의 제시문이나 자료는 국어 교과의 ‘문학’, ‘독서’, 사회 교과의 ‘공통사회’, ‘사회문화’, ‘경제’, ‘정치와 법’, 도덕 교과에 속한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 등이 활용되므로 고등학교의 전 과정이 논술 준비와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이공계열도 수리 논술이나 과학 논술에 필요한 수학과 과학의 문제 해결력은 해당 교과 학습을 통해 기를 수 있으므로 평소 충실하게 학업 역량을 기르는 것이 논술 준비와 직결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음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2023 대입 119’를 집필하며 대학별로 논제 제시문이 실린 사회, 도덕 교과에 속한 과목들을 정리한 표이다.

교과서 밖 자료를 제시문으로 활용할 때도 교과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료를 교과서 수준으로 윤문하고 재구성하므로 교육 과정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공 계열의 수리 논술 범위도 대학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미적분을 중심으로 수학, 수학1, 수학2, 확률과 통계까지 두루 활용하므로 1학년 때부터 수학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고, 모의고사나 수능 ‘수학 영역’의 고난도 문항에 대해 풀이 과정까지 수학적 논리로 표현하는 훈련을 평소에 충실하게 하는 것이 수리 논술을 대비하는 지름길이 된다.

 

2) 본격적인 논술고사 준비 시기는?

 

① 인문ㆍ사회계열

고등학교 2학년 1학기를 마치면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자신의 경쟁력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본격적으로 논술 전형을 준비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늦어도 2학년 2학기를 마치고, 내신 성적이나 학생부 서류 경쟁력을 따져보고 논술 준비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논술 고사를 준비한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 개의 논제를 풀어보고 대학이 발표한 평가 기준, 예시 답안을 꼼꼼히 공부한 뒤 자신이 쓴 답안을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한 번 더 답안을 작성하는 시간을 확보해서 훈련해야 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1주일에 1개 대학을 정해 기출 문제를 학습하며 훈련해야 한다. 대학 혹은 계열별로 보통 2개 이상의 논제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혼자 준비하는 것보다는 스터디 그룹을 구성하여 같은 논제를 분석하는 시각의 차이, 답안의 차이를 서로 평가하며 타산지석(他山之石)이나 본보기로 삼아 자신이 쓴 답안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논술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② 자연ㆍ이공계열

자연ㆍ이공계열은 2학년을 마치고 논술 전형에 도전할 계획을 세웠더라도 미적분까지 배운 뒤에야 기출 문제를 활용하여 본격적인 논술 준비를 할 수 있다. 수리 논술과 과학 논술을 함께 시행하는 대학 중 과학Ⅱ 과목을 범위에 포함하는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과학Ⅰ 과목에서 출제한 문항을 중심으로 평소에 훈련하고, 과학Ⅱ를 배운 뒤 해당 문항을 훈련해야 한다. 

수학 교과나 과학 교과의 교육 과정을 고려할 때 학교별 교육 과정 구성에 따라 자연ㆍ이공계열은 인문ㆍ사회계열보다 실질적인 논술 준비 시작점이 늦어져 3학년 1학기 중이나 학기를 마친 뒤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적분이나 과학Ⅱ 과목을 마치기 전부터 평소에 수학이든 과학이든 고난도 문항을 풀이 과정까지 논리적으로 표현하거나 서술하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3. 논술 준비 자료는?

 

대입 논술을 준비할 때 교과서에 해당하는 자료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학별로 논술고사에 대해 자세하게 안내하는 ‘논술 안내서’이다. 논술고사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준비 과정과 논술 전형에 도전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자세히 안내할 뿐만 아니라, 기출 문제 해설과 함께 어떤 답안이 좋은 평가를 받는지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두 번째 자료는 대학이 시행하는 논술 모의고사이다. 대학에 따라서는 채점 교수님들의 첨삭 조언이나 응시자 대비 성적 등 객관적인 평가 자료를 제공해 주므로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필수적으로 여러 대학, 목표 대학의 논술 모의고사에 참여하며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 자료는 논술 전형의 바이블에 해당하는 ‘선행학습 영향 평가 보고서이다. 논술 안내서는 제작하는 대학들만 제공하지만, ‘선행 학습 영향 평가 보고서’는 모든 대학이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여기에는 논술 문항, 출제 의도, 평가 기준, 제시문 해설, 예시 답안까지 매년 시행한 논술고사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기출 문제는 논술 준비 텍스트로 가장 중요한 것이므로, ‘선행 학습 영향 평가 보고서’는 논술 준비를 위해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보고(寶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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