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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매거진 소개

학종은 ‘스펙’ 늘리기가 아닌 나만의 ‘스토리’ 만들기

2026.04.29 347

서울문영여자고등학교 안지웅 선생님

 

 

 학부모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입시와 관련하여 학생들의 학구열보다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더 크다는 느낌을 지우기 쉽지 않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과 관련된 준비 사항 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이 시기에는 어떤 활동을 해야 하나요?”, “이 활동이 도움이 될까요?”, “이걸 빼고 대신에 이걸 하면 유리한가요?” 등의 질문이다. 얼핏 들으면 자녀의 입시에 대해서 미리미리 체계적으로 준비하려는 학부모의 세밀한 관심이 들어가 있는 질문 같지만, 사실 이 질문 속에는 학종을 바라보는 오래된 오해가 숨어 있다. 소위 ‘유리한’, ‘좋은’ 활동이라는 것이 따로 있고, 그것을 많이 하면 아무래도 합격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오해 말이다. 그동안 특히나 사교육에서의 입시 컨설팅이 이러한 학부모들의 요구를 적합하게 충족시켜 왔기에 오랫동안 학종 준비에 대한 이해가 그런 방식으로 되어 온 측면이 있어 현재도 여전히 상담 초반 앞선 질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대학들이 공개한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과 ‘선행학습 영향력 평가 보고서’, 그리고 ‘대학-고교 연계사업 발표 공유’ 행사 등의 각종 관련 자료나 대학별 입시설명회에서 공개되는 실제 평가 사례들을 종합해서 보면, 지금의 학종은 그렇게 작성된 학생부에 가치를 두지 않은 지 꽤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학은 지원한 학생들의 고교 활동의 종류나 개수를 중심으로 학생을 읽어내지 않는다. 누누이 말해 왔지만, 오히려 그 활동이 어떤 맥락에서 시작되었고, 이후의 학습과 탐구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훨씬 더 중요하게 본다. 학생부를 낱개의 기록으로 잘라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읽어 내려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무엇을 했느냐보다 왜 그것을 시작했고 어떻게 이어 갔느냐가 훨씬 중요해진 셈이다. 그러므로 그런 ‘하나의 흐름’이 보이지 않는 학생들의 학생부는 이미 매력적이라고 볼 수 없다. 단편적인 조각, 조각들은 그 자체로서는 가치를 지닐지는 모르지만 그것들이 고교 3년을 통해 어떻게 엮어 왔는지 읽을 수 없다면, 읽히지 않는다면 조심스레 합격선에서 벗어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학종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 ‘스토리’다. ‘나만의 스토리’. 이 표현이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는 있지만, 실제 평가에서는 매우 구체적인 의미로 입학사정관에게 평가된다. 잠시 원론적인 얘기를 해 보자. 우리는 모두 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생이다. ‘학생’이라는 단어는 ‘學(배울 학) + 生(날 생, 살아갈 생)’. 이 두 글자의 결합이다. 이 결합된 단어의 의미를 궁극적으로 탐색해 본다면, 학생은 ‘배우며 살아가는 존재’, 즉, 단순히 ‘학교에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행위(學)가 존재와 성장(生) 자체와 결합된 상태’라거나 ‘배움 속에서 존재를 형성해 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다시 좀 전에 언급했던 ‘나만의 스토리’로 내용을 연결시켜 보자. 학생이란, ‘학교에서든 그 외의 공간에서든 배우는 과정에서 특정한 관심(호기심)이 생기고, 그 관심에서 질문을 만들어내며, 그 질문이 수업은 물론, 추후 이어지는 교과 학습으로 심화•연결되고, 다시 스스로의 탐구 활동과 다른 교과로 확장되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이러한 삶을 사는 게 학생이라는 것이고, 이런 적합한 학생을 서로 비교하여 선별한 후 ‘보다 우수한, 잠재력이 풍부한’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학종인 것이다. 학종에서 말하는 스토리가 바로 이런 이야기의 총제인 셈이다. 결국 좋은 학생부는 화려한 활동의 목록이 아니라, 하나의 질문이 점점 깊어지고 넓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는, 해당 학생의 고교 시절의 학습 성장 스토리라는 의미다.

 

 기본적이고 단순하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학종의 준비 방향이 완전히 어긋나기 쉽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3년 동안의 고교 생활을 굉장히 성실하고 다양하게 활동했지만 학생부 전체를 놓고 보면 한 건 많은데 그냥 나열에 지나지 않는, 연관성 없는 수만 늘려 놓은 단편적인 활동들이어서 과연 입학사정관이 이 학생을 뽑고 싶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거나 입학사정관을 설득할 힘이 부족한 경우를 자주 본다. 활동의 수는 많고 입력란의 1500바이트를 꽉 채울 만큼 내용도 가득한데, 막상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면 각각의 경험이 서로 연결되지 않고 흩어져 있는, 소위 ‘파편화’된 기록인 경우 말이다. 이와는 반대로, 고교 생활 동안의 활동 수는 많지 않아도 하나의 방향성이 분명하게 이어지는 학생은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아 좋은 입결을 내는 경우는 자주 접할 수 있다. 입학사정관과 같은 평가자 입장에서는 ‘열심히 한 학생’으로는 보이는 전자보다는 ‘어떻게 배우고 성장해 왔는지 보이는 학생’인 후자의 경우가 반가운 학생이다. 대학이 학종에서 읽고 싶은 것은 그 학생의 활동 열거 목록이 아닌 그가 사고하고 탐구하며 성장해 온 방식인 것이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A학생은 1학년 사회 시간에 ‘청소년의 소비 행동’에 대해 배우다가, 또래 집단의 영향이 실제 소비 패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졌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특별할 것은 없다. 수업 중 생긴 작은 호기심일 뿐이다. 그런데 이 학생의 강점은 그 호기심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그래서 실제 친구들에게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듣고 실제 무언가를 소비하는 데 지출한 사람들과 그 내용을 조사해 봤고, 어느 정도 연관성을 발견해서 영향 관계를 확인했다. (이러한 개별 활동들을 과목별, 활동별로 나열하여 활동 수만 늘리는 것이 필요가 없다는 점 간과하면 안된다.) 2학년에서는 이 주제를 조금 더 구체화해 ‘SNS 사용과 소비 행동의 관계’를 조사하는 설문을 진행했고, 결과를 정리하면서 관련된 서적을 통해 깊이 있게 탐구였으며, 일련의 과정 속(설문 조사부터 통계 내기까지의 단계)에서의 교정할 부분까지 수정해 가며 제대로 적용했다. 여기까지도 충분히 의미가 있어서 이렇게 끝낼 수도 있겠지만, 추가 호기심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를 바탕으로 단순한 상관관계 이상의 요인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 것이다. 이후 학교에서 실시하는 진로 특강에서 심리학 강의를 신청하여 들으면서 심리학 관련 개념과 연결해 보면서 ‘사회적 비교’, ‘자기 인식’ 같은 주제로까지 확장시켰다. 3학년에서는 더 나아가 ‘비교 경험 이후 나타나는 감정 변화와 행동 반응을 분석’하는 방향으로까지 탐구 활동이 한 단계 더 깊어졌다. 최종적으로는 ‘또래 관계 속 자아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제출한 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질의 응답까지 마칠 수 있는 자기만의 흐름을 만들어 냈고, 이는 오롯이 A학생의 학생부에 잘 기록되었다. 이 학생의 활동만 떼어 놓고 보면 결코 화려하지는 않다.  프로그램 참여가 많은 것도 아니고,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하여 탐구 주제로 억지 확장시켜 보려고 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학생부 전체를 읽어 보면(이걸 잘 찾아내어 연결하여 읽기는 입학사정관의 특별한 능력이다) 하나의 질문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교과를 넘나들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관련된 깊이 있는 탐구를 거치며 정교해지는 흐름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입학사정관의 시선에서 보면 이 학생은 단순히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그것을 학습으로 연결해 가는 힘’이 있는 학생으로 읽힌다. 결국 이 학생이 수도권 상위권 대학 사회과학 계열에 합격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관심 그 자체보다, 그 관심이 형성되고 심화되는 과정이 충분히 설득력 있고 자기 대학의 학생으로 뽑을 만큼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이다. 편의점에 가서도 자신이 구매하려고 하는 그 상품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 바로 계산대로 가져가 지불하고 문을 열고 나오는 사람보다는, 편의점에 구비된 상품들이 왜 진열대 높이에 따라 다르게 배치할까?하는 (단순한 호기심이라 할지라도) 의문을 품고 질문이나 독서, 검색을 통해서 호기심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누적되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인 B학생을 보자. 이 학생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생명과학 동아리에도 합격하여 동아리 커리큘럼에 따른 각종 활동에 참여했고, 인공지능 관련 특강, 실습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보였으며, 환경 캠페인과 교내 프로젝트형 봉사활동 참여, 그리고 논어 읽기 독서 모임 활동까지 여러 분야에서 적극적이었다. 단순하게 표면적으로만 보면 오히려 A학생의 사례보다 다양하게 더 준비가 잘된 학생처럼 보일 수도 있다. 문제는 각각의 활동이 서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생명과학 탐구를 하다가 갑자기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으로 넘어가고, 다시 환경 문제로 이동하는 식이었는데, 개별 활동만 보면 모두 각각의 의미가 있었지만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읽으려고 하면 전공 역량에 대한 중심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¹ B학생의 경우 내신 성적은 오히려 A학생보다 더 좋았지만, 입시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1차 서류 평가 단계조차 통과하지 못했고, 최종적으로 지원한 상위권 대학들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평가자인 입학사정관의 입장에서 보면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분명히 많은 활동과 경험을 했고, 열심히 살았다는 점은 확인되지만,(실제로 학종 지원한 학생들 중 열심히 산 것 같지 않아 보이는 학생은 없다) 그 경험이 어떤 방향으로 축적되었는지, 해당 학생이 지원하려고 하는 전공 분야로의 연결 접점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생부를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학생이 앞으로 우리 대학에 와서 어떤 학습을 이어 갈 수 있을 것인가?’를 예측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활동의 양은 충분했지만, 그 활동들이 하나의 맥락으로, 그야말로 해당 학생만의 스토리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설득력을 잃은 셈이다.

 

¹ 자기소개서가 있었을 때는 각각의 파편화된 활동일지라도 자소서의 해당 내용을 통해 각각의 활동들이 어떻게 엮어지는지, 왜 그런 활동을 이어서 했는지에 대해 실제 입학사정관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자소서가 없어진 지금은 그 ‘엮음’을 오롯이 입학사정관이 해내어야 한다면 그야말로 불편한 학생부일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엔 C학생의 사례를 보자. 국어 시간에 공부하던 중 교과서에 수록된 ‘자연법 사상’ 관련 독서 영역 지문을 공부하던 중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규범은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호기심이 생겨 작문 역량을 평가하는 수행 평가에서 해당 호기심을 작문하여 자신의 호기심을 드러냈고, 이 질문을 이후 학습의 중심으로 삼고 다른 교과목으로 눈을 돌렸다. 윤리 시간에서도 공통된 부분이 드러나는 단원을 찾아 관련 개념을 정리했고, 사회 시간에는 실제 우리나라의 실존하는 법 제도와 연결해 탐구했으며, 추가 독서 활동을 통해 다양한 철학자의 관점을 비교하여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활동으로 확장했다. 3학년에 올라가서는 언론에서 보도하여 이슈가 된 특정 사회 문제를 자연법적 관점과 실정법적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는 탐구 보고서 작성으로 연결시켰다. (기억에 분명히 남는 것 중 하나는, 이 학생은 질문이 엄청 많은 학생이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질문의 수준이나 깊이는 감히 고등학생이 할 질문이 아닌 대학원 석사 과정 정도의 전문성 있고 깊이 있는 질문을 늘 쏟아냈기에, 답을 주기 위해서 때로는 필자의 오래 전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입학사정관이 읽어 낸 C학생의 능력은, 어떤 개념을 단순하게 이해했다는 것이 아니라, 개념 이해(는 기본)를 바탕으로, 늘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였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이론을 현실에서 벌어진 실제 문제에 적용하고, 그 차이를 해석하며, 자기 나름의 관점을 정리하고 알게 된 것을 친구들과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교실이나 지역 사회에서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한 인성이라는 것이다. 이 학생 역시 소위 스펙의 개수는 많지 않았지만, 전공과 연결되는 사고나 활동의 흐름이 분명하게 드러났고, 결국 상위권 대학 인문사회 계열에 합격했다. 대학은 학생이 이미 완성된 전문가이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질문을 품었고, 그 질문을 어떤 방식으로 키워 왔는지를 본다. 다시 말해, 전공 역량은 단순히 관련 활동을 했느냐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와 연결되는 사고의 축이 학생부 전반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읽히느냐로 판단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분명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합격한 학생들은 활동의 수가 많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중심을 가진 하나의 흐름이 있었고, 그 흐름이 교과와 탐구, 독서와 다양한 활동 속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 점은 제시한 몇몇 학생의 우연한 사례가 아니라, 현재 대입 구조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2028 대입에서는 내신 등급 체계 변화로 인해 성적만으로 학생을 세밀하게 구분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또한 수능조차 자격고사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대학은 학생부 기록을 통해 드러나는 해당 학생의 학습 과정과 탐구의 맥락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학생부 전체를 하나의 텍스트처럼 읽고, 그 안에서 학생의 사고 방식과 성장 방향을 해석하는 일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학들이 공개한 여러 자료에서도 전공 역량이 드러나게끔 자리 잡은 그 중심을 바탕으로, 교과 활동과 비교과 활동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학습이 얼마나 확장되는지, 학생의 관심이 일관되게 나타나는지를 본다는 점이 반복해서 강조된다. 학생부를 단순한 스펙, 정보의 집합과 나열이 아니라 해석 가능한 기록으로 읽혀야 의미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간주관성’이다. 여러 교과와 활동에서 비슷한 특징이 반복적으로 드러날 때, 평가자는 그 학생의 역량을 더 신뢰하게 된다는 뜻이다. 국어, 사회, 수학, 영어, 과학, 동아리, 독서 활동에서 보여 주는 것들이 서로 다른 각각의 이야기를 하는 학생보다, 서로 다른 장면들 속에서 같은 문제 의식과 학습 태도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학생이 훨씬 설득력 있게 읽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학생과 학부모는 무엇을 달리해야 할까? 방향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새로운 활동을 자꾸만 추가하려고 하기보다, 이미 하고 있는 활동을 어떻게 연결하고 확장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매 학년 초반이나 학기 초에(특히 1학년 때의 활동을 입학 전이라도) 고민하여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그것이 3년 활동의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이고, 그것을 토대로 여러 활동이 가지를 뻗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번의 탐구로 끝내지 않고 다음 학습으로 이어 가는 것, 한 과목에서 배운 개념을 다른 과목이나 현실 문제에 적용해 보는 것, 작은 호기심을 질문으로 키우고 그 질문을 다시 탐구로 연결하는 경험이 쌓일 때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사실 이런 과정은 억지로 연출한다고 해서 만들어지기도, 실천하기도 어렵다. 상담할 때도 “그래야만 합니다”라고 강조해도, 뭔가 새로운 배움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늘 염두에 두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제일 좋은 건 타고난 호기심과 성실성이긴 하다) 실제로 궁금해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해결하려는 과정 속에서만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 지점이 가장 답답할 수 있다. 입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내담자는 명확하고 적확한 답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야 쉽게 그대로만 따라갈 수 있고 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무엇을 더 할까?’의 ‘무엇’에 집중하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무엇으로 이어 갈 수 있을까?’를 물어야 한다. 학생의 관심을 빨리 확정하고 거기에 맞는 활동을(그것도 소문난 합격자의 스펙을 모아서) 끼워 넣으려 하기보다, 이미 드러난 호기심과 질문을 어떻게 더 깊게 이어 갈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도 효과적인 접근이다. 결국 학생부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넣어 놓은 기록의 나열을 넘어선, 그 재료들을 엮어 내는 과정이다. 아무리 맛있는 다양한 채소를 보기 좋게 모아 놓아도, 어떤 양념과 장을 섞어 어떤 비율로 어떻게 비비느냐에 따라 비빔밥의 맛이 좌우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학종은 해당 학생의 스펙을 자랑하듯 나열하는 전형을 벗어난 지 오래다. 2천년대 초중반 다양한 활동들을 목록화하여 증빙 서류까지 포트폴리오로 제작하여 박스 채 제출한 적도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초창기 혼란기의 어쭙잖은 시기의 학종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무엇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왜 시작했고 어떻게 이어졌는지가 중요하다. 활동의 개수는 많지 않아도 괜찮지만, 흐름이 끊기거나 읽히지 않는다면 설득력은 약해진다. 반대로 활동이 많지 않더라도 방향성과 깊이가 분명하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결국 대학이 보고 싶은 것은 하나다. 이 학생이 어떤 방식으로 배우고 성장해 왔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지, 그리고 그 가능성은 농후한지.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답이 되는 학생부, 그것이 바로 스토리가 있는 학생부다. ‘스펙’보다 ‘스토리’인 것이다.

 

 

 

참고문헌

조원기, 황우원(2025), 「2028 대입제도 개편에 따른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방향」

인천광역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에 따른 일반고의 진로진학교육 방향 연구」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과 선행학습영향력 평가 보고서」

 

#학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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