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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매거진 소개

2027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의 방향

2025.12.16 45

서울문영여자고등학교 안지웅 선생님

 

 

 2025년 12월 중순이 지나가고 이제 대학들도 수시 합격자를 발표하여 등록을 받고 있다. 곧 정시 전형이 시작될 것이고, 어느덧 예비 고3 학생들도 겨울방학을 앞두고 있다. ‘2028 대입 개편안’이라는 큰 변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2027 대입을 치르는 이번 수험생들은 현행 입시 체제를 적용받는 마지막 세대로서 어느 해보다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1994년 수능이 도입되기 전 마지막 학력고사 세대들이 당해 입시에서 불안감이 급증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나 변화가 크다고 해서 모두 혼란스러운 것은 아니고, 혼란스럽다고 해서 그게 모두 단점으로만 작용하는 것 또한 아니다. 오히려, 학생 선발의 최정점에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추구하는 방향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그러하기에 2027 대입 전형에서의 학종은 한 마디로 ‘불확실성 속 명확한 기준’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1. 무전공 선발(전공자율선택제)의 확대가 가져온 학종의 평가 기준

 

 2025학년도를 기점으로 무전공 선발은 단순한 시범 운영 단계를 넘어 대학 입학의 기본 구조로 자리 잡았다. 정부 권고에 따라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25% 이상의 학생을 전공 구분 없이 선발했고, 이 흐름은 2027 대입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국 상위 15개 대학 가운데 14곳이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은 ‘유형 1’¹ 무전공 선발을 통해 입학 후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방식으로 모집 인원을 늘리고 있고 이 같은 경향은 전년도에 이어 지속되는 변화다. 또한, 최근 실시된 대학생 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무전공 및 자유전공 확대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융·복합적 학습 경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평가한 의견이 많았으나, 일부에서는 전공 정체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많은 대학이 무전공을 신설·확대하고 있으나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지원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다. 특히 기존 학과별 입시자료와는 다른 구조이기 때문에 혼란이 크다는 평가도 등장했다. 무전공 확대는 의대 정원 증원 등 다른 입시 제도 변화와 함께 논의되기도 한다. 또한, 입시 주변 환경이 복합적으로 변화하면서 수험생 대응 전략도 더욱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변화는 학종의 평가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의 학종이 지원 전공에 대한 적합성을 중심으로 학생의 고교 기록을 읽어냈다면, 이제 대학이 알고 싶은 것은 결이 조금 다른 질문이다. 즉, ‘지원자는 대학에서 어떤 전공이든 감당할 수 있는 탄탄한 학업 기반을 가지고 있는가?’ 이런 종류의 질문이 핵심이 되면서 학종에서 전공적합성의 비중은 자연스럽게 축소되었다고 평할 수 있다. 결국 특정 전공 활동만을 과도할 정도로 채워 넣는 방식은 지금의 학종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은 이미 정해진 관심 분야보다, 다양한 교과에서 드러나는 사고의 확장성을 더 신뢰한다. ‘전공적합성’을 ‘전공역량’이라고 바꾼 것을 단순히 단어가 바뀐 것으로 보는 것은 큰 실수다.

 

¹ 유형 1 = 완전 무전공(전공 미지정 입학), 유형 2 = 계열 단위 무전공(계열은 지정, 전공만 나중에 선택)

 

 

2. 학생부 미반영 항목이 늘었어도 ‘평가력’은 약해지지 않았다.

 

 수상경력, 독서활동, 개인 봉사, 자율동아리 등이 대입에서 제외되면서, 한때는 ‘학종의 변별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었었다. 하지만 실제 학종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대학들의 움직임은 예상과 달랐다. 기록이 줄어들었어도 대학은 더 본질적인 학생의 정보에 집중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학생의 학업 태도와 사고 과정을 오히려 더 명확히 읽어내기 시작했다. 대학들이 학생부를 읽어내는 공통적인 기준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료 1> 대학이 학생부를 평가하는 공통적인 기준

 

 결과적으로 학생부가 간소화되면서 학종은 외려 ‘활동 중심’ 전형에서 ‘사고 중심’ 전형으로 선명하게 재편되었고, 역량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나름대로의 가치를 적절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3. 의대 증원 2,000명, 자연계 학종에는 오히려 기회?

 

 최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자연계 학종 경쟁 구도를 크게 흔들었다. 최상위권 자연계 학생 상당수가 기존의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자연계열이나 공학계열 대신 의대로 이동하면서, 주요 대학 자연계 학종에서 상위권 모집단이 얇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종 충원율이 상승하고 실제 합격선이 완만하게 낮아지는 현상이 최근 입시기관 분석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시에서는 N수생 비중이 크게 증가해 재학생이 경쟁에서 불리하지만, 학종은 본질적으로 재학생 중심 전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종으로 기회가 이동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특히 자연계 최상위권의 이동으로 생긴 공백은 중상위권 재학생에게 직접적인 반사이익으로 작용하며, 대학들은 학생부에서 기초 학업역량·교과이수·세특의 사고 과정 등을 중심으로 정교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정시 대비 수시 학종의 문이 상대적으로 더 열려 있는 것이다. 정리하면, ‘의대 증원 → 최상위권 이동 → 자연계 학종 경쟁 완화 → 재학생 합격 가능성 상승’이라는 흐름이 대입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자연계 수험생에게 학종은 전략적 우선순위가 될 만한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의료계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오롯이 환자들에게 돌아갔기에, 2026 대입에서는 모집인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회귀시켰고 이에 따라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상당수 돌아왔으나 정부와 휴전 상태인 의료계는 2027학년도 이후 정원을 주시하고 있어 정원 규모에 따라 갈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자료 2> 의대 정원·모집인원 추이(단위: 명)

 

 

4. 학교폭력 조치사항 반영의 강화: 학종의 ‘인성 평가’ 재 초점

 

 2026 대입부터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모든 전형에 의무적으로 반영되면서, 단순한 평가 항목이 아니라 합격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교육부-대교협의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 따르면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대입 전형계획에 반드시 포함하도록 명문화함으로써, 대학들이 학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기록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 전면화되었다. 그 결과, 2026 대입에서 학교폭력 이력이 반영된 지원자 397명 가운데 약 298명, 즉 약 75%가 불합격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감점 차원을 넘어, 기록 자체가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대표적 사례로서 학종·교과 전형과 정시를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2026 대입에서 학교폭력 기록은 인성평가의 핵심적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대학들은 학종을 통해 학생을 선발할 때는,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나타난 교실 내 행동, 공동체 참여, 갈등 해결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면서 규범 준수와 책임감, 타인 존중의 자세 등을 평가 요소로 삼고 있다. 단순히 성적이 뛰어나더라도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면 합격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거나 지원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현실이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2026 대입은 기존의 학업역량 중심 평가에 ‘인성의 구체적 증거’가 더해진 첫해라는 점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학교폭력 기록 반영은 학생 개인의 미래 진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가 되었으며, 이는 이후 2027 대입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5. 2027 대입, 수험생이 따라야 할 전략

 

 누누이 말했지만 학종은 기초학력, 탐구 과정, 교과 선택의 흐름을 중심으로 학생의 학업 구조와 역량을 정밀하게 읽어내는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단순한 성적 우수 여부보다 어떤 과목을 선택해 어떤 방식으로 배움을 확장해 왔는지가 대학 평가의 중심이 된다. 그러하기에, 이 관점에서 예비 대입 수험생이 지금부터 염두에 둘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자료 3> 예비 대입 수험생이 염두에 둬야 할 전략

 

² 개별 학생의 노력보다 학교 차원의 수업 방식의 변화가 중요하다.

 

 2027 대입에서도 학종은 여전히, 특별한 기교보다 기초학력·사고 과정·수업 기반의 학생이 제일 잘 드러나는 기록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전형이다. 이 세 가지가 학생부 안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면, 올해 입시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2027 대입은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으면서도, 동시에 기준이 가장 명확한 해이기도 하다. 대학은 무전공 시대를 대비해 학생의 기초 학력과 탐구 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학생부 축소 속에서도 학업 과정의 진정성·사고의 깊이를 더욱 정교하게 읽어내고 있다. 결국 학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대학은 화려한 말이나 미사여구가 가득한 기술적인 문장보다, 교실에서 실제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생각하고 탐구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기초에 충실한 학생, 도전에 기꺼이 나서는 학생, 사고를 확장해 온 학생, 이를 통해 작지만 변화를 이끌어 가는 학생이 결국 합격의 문을 열게 될 것이다.

 

 

 

[참고 문헌]

한국대학교육협의회(KCUE), 「2027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2024.8 발표)

교육부, 「학교폭력 조치사항 대입 반영 의무화 지침」(2025학년도 이후 적용)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 「2027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2025.4 기준 공개 자료)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과이수·학업역량 관련 통계 분석(2024–2025)

 

#학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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