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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매거진 소개

[종합] 학생부종합전형, '진로 연계 활동'을 통한 잠재력 증명의 기회

2025.11.04 45

서울문영여자고등학교 안지웅 선생님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학생의 진로 연계 경험의 질과 깊이를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삼는다. 기존 교과·비교과 스펙의 양적 경쟁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실행하며 성장했는지, 구체적인 탐구와 문제해결의 과정에서 어떤 잠재력을 보였는지 등의 기준이 대학 진학의 첫 관문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진로 연계 활동’은 대학 입시에서 학생의 미래 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지점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그에 따라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입증하는 것이다. 대학 입시에서의 학종은 학생의 ‘진로 성장 서사’를 기록하고 증명하는 가장 좋은 무대이다.

 

 

1. 학생부종합전형과 진로 연계 활동의 패러다임

 

 학종의 본질은 ‘과정 중심 성장 평가’에 있다. 학생의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이라는 세 가지 큰 축을 모두 아우르면서도, 최근 입시에서는 ‘진로 연계 활동’의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제시하는 진로 연계 활동에 대한 정의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학생이 자기만의 진로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그 목표에 부합하는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연계·확장하며, 협력·문제 해결·자기주도적 성찰까지 경험으로 풀어낸 것.”

 

 ‘경험’은 전공 관련 동아리 활동, 프로젝트, AI·디지털 신기술 활용 활동, 산학·지역사회 연계 진로체험 등 다양한 경험이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은 해가 갈수록 상향 평준화되어 더 이상 보여줄 것도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 경험은 여전히 중요하고, 학생들은 그 ‘다양함’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 학종의 제출 서류가 학교생활기록부와 각 학교 교육과정 정도로 제한되고(자기소개서 전면 폐지), 동아리 활동, 세부능력특기사항(이하 ‘세특’) 등 교내 활동의 일관성과 연계성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공 역량이 인재 선발의 중심이 되었다. 실제로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공식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에서도 진로 관련 교과 탐구, 동아리/프로젝트 경험, 창의적 체험활동(창체) 등의 연계‧확장성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2. 진로 연계 활동의 실제 유형 및 평가 방식의 이해

 

 진로 연계 활동은 특정 과정이나 활동에 대한 단순 참여 기록이 아니다. 명확한 진로 목표 수립에서부터 실천, 성찰, 확장¹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포착되도록 활동을 쌓아 나가는 것이다. 2026학년도 대입 기준, 주요 대학에서 제시하고 있는 중요 평가 항목으로는 우선 ‘교과 및 세특 중심의 진로탐구 내용’을 꼽을 수 있는데, 학생이 원하는 진로 분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교과 수업 참여가 중요하다. 심층적인 질문, 토론, 주도적 발표, 프로젝트 활동 등에서의 적극성뿐만 아니라, 교사의 피드백과 세특 기록을 통해 해당 분야의 탐구활동이 어떻게 심화되어 왔는지 구체적 과정이 드러나야 한다. 동일 계열 또는 유사 주제를 지속적,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실패와 재도전·보완·성찰의 경험까지 세밀한 기록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상위 학년으로 진급할수록, 그리고 학문 간의 경계를 허물수록 더욱 가치 있는 활동으로 평가된다. 다음은 ‘동아리 및 창의적 체험활동’이다. 진로 관련 동아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문제 설정 및 해결 과정에서 협업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진로 관련 동아리가 없는 경우도 있기에 입학 전에 희망 고교의 동아리들을 찾아보고, 신입생 때 관련 동아리가 창설될 수 있는지 교사나 학교와 소통을 하는 것도 매우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최근에는 STEAM, AI코딩, 로봇 제작 등 소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특화 동아리가 주목받고 있다. 학교-대학-산학 연계 동아리, 자율활동 및 봉사활동도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하며 아이디어를 도출한 성과 중심으로 서술해야 한다. ‘맨땅에 헤딩하기’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을 독자에게 한 가지 힌트를 준다면, 관련 대학의 동아리나 관련 학과의 커리큘럼을 미리 탐색하여 활동 계획과 내용에 대한 정보를 얻어 학교에서의 동아리 활동에 도움을 얻는 것도 좋을 것이다. ‘비교과‧교외 연계 활동’ 또한 체계적으로 해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교육청 산하 기관들의 각종 프로그램, 진로 체험활동, 지역사회 혹은 공공기관 직업 멘토링 등도 포함된다. 과학‧의료‧공학 등 특화 분야의 실험이나 창업‧사업화 프로젝트 경험까지, 또한 그로 인한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이 있었다면 꽤나 가치 있게 인정받는다. 필자의 학교에서는 ‘화법과 작문’ 과목에서 배운 ‘건의문 작성’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학교 앞 도로의 과속을 막기 위한 속도 제한 표지판이 설치되게끔 공공기관에 지속적인 건의문을 올린 학생들이 있었다. 실제로 유관 기관의 현장 조사와 가치 판단을 통해 해당 건의문의 타당성이 인정되어 학교 앞 도로에 속도 제한 표지판이 실제로 설치되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은 학종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비단 이 사례만으로 합격이 결정된 것은 아니더라도, 작지만 큰 변화를 가져온 학생들이 대학 입시 학종 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사례임은 분명할 것이다.(지원한 모든 대학 면접에서 관련 질문을 받음) 마지막으로, ‘진로 변화와 성장 서사의 기록’이 제대로 드러나야 한다. 이제 전공이나 진로가 바뀌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문제 될 것은 전혀 없고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나와 학교, 사회 등 주변에 대한 관심이 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일련의 활동에서 반복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실패 경험과 자기주도적 성찰, 피드백 반영, 목표 수정‧확장 사례 등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특, 동아리, 창체, 탐구 결과 등 전체 활동에서 일관성 있게 ‘나만의 성장 서사’가 나타나야 평가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물론, 관련 기록이 학생부에 자연스럽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관건이다.

 

¹ 최근에는 해당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가치 창출까지 보는 경우도 늘었다.

 

 

3. 진로 연계 활동 우수사례 분석

 

 그렇다면, 대학은 학생들의 어떤 진로 연계 활동에 주목했을까? 최근 주요 대학의 합격자 사례와 입학사정관들과의 질의 응답 및 실무 자료를 기반으로 분야별 진로 연계 활동 우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해 본다.

 

① 과학·공학·AI 분야

 

가. 미세플라스틱 생태계 영향 실험: 1~2학년 통합과학·생명과학 교과에서 주제를 설정하여 탐구를 시작했고, 동아리 공동 실험과 학교 포스터 발표회를 거쳐 작성한 연구 보고서가(교육과정에서 탐구형 활동이 명확히 규정된) ‘융합과학 탐구’ 과목의 세특에 기록되어 좋은 평가를 받음.

나. AI 데이터분석 프로젝트: 확률과 통계 교과의 심화활동 → 융합 동아리 코딩 활동 → 빅데이터/머신러닝 실습 경험 → 교내 경진 발표회 도전과 그 과정에서의 실패, 재도전 및 개선이 모두 꼼꼼히 기록됨으로써 심화·확장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음.

다. 교육과정 내 산학협력 로봇 제작 활동: 소규모 동아리의 로봇 모듈 개발 → 외부 협력 기관 실습 → 프로젝트 발표 → 타 동아리 및 교내외 협업 프로젝트 확장 순으로 이어지며 성장 서사가 뚜렷하게 드러나 좋은 평가를 받음

 

② 보건·의료·생명 분야

 

가. 치매 환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봉사·연구 활동: ‘사회문제 탐구’ 과목의 관련 내용의 교과 심화학습부터 시작해 교내외 프로젝트형 봉사, 문헌조사 및 인터뷰, 사회적 가치와 윤리의식 성장 경험까지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음.

나. 의료기기 개발 프로젝트: 체험활동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미니캡스톤 실습에 참여했으며, 최종 보고서 작성과 결과 발표, 실패 경험을 통한 자기 성장 내용의 부각까지 일관성 있게 드러나서 좋은 평가를 받음.

 

③ 인문·사회 계열

 

가. 심리상담 프로젝트: 심리학 교과 심화활동 및 심리 동아리 활동, 또래 상담 및 멘토링, 그리고 해당 학생의 진로 수정과 성장 경험 등 자기 성찰과 협업이 돋보여서 좋은 평가를 받음.

나. 독서·토론·논술 연결 활동: 배우고, 찾아 읽고, 주장과 논거를 제시하고, 나아가 탐구하는 활동의 연계 과정처럼, 인문계열은 교과, 독서, 논술, 자율주제 탐구를 연결해 사유와 표현의 성장 서사를 구체적으로 기록한 사례가 좋은 평가를 받음.

다. 관련 동아리(영자 신문) 활동: 외교관·언론인 특강, 이를 통한 지적 호기심의 발현으로 시작한 관련 주제의 토론과 보고서 작성, 실제 사회 참여 경험까지 확장한 국제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잘 부각되어 좋은 평가를 받음.

 

④ 성장 포트폴리오 기록 활동: 교내 포트폴리오 관리 시스템에 전공·진로 연계 활동을 연속적으로 기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학생부가 작성되어 보다 체계적이고 신뢰감 넘치는 학생부로 완성되어 좋은 평가를 받음.

 

 

4. 진로 연계 활동의 설계와 학생부 기록 전략

 

 이러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진로 연계 활동을 학생 개개인이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활동한 내용이 학생부에 제대로 기록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우선, 자신의 진로 목표를 명확하게 정한 후 실행과 성찰, 확장의 이른바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필요하다. 활동이 단편적으로 분산되지 않고, ‘진로 탐색→실행→실패→성찰→재도전→확장→협업’ 등으로 이어지는 성장의 흐름이 세특, 동아리, 창체 등 전 영역에서 일관되게 드러나는 게 좋다. 늘 성공하고 좋은 과정을 거쳐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므로, 오히려 실패 경험을 기록함으로써 진로 성장, 자기주도성, 문제해결력을 더 잘 인정받을 수도 있다. 다음으로, ‘교과-비교과 통합형 활동 설계’가 필요하다. 비단, 진로 관련 세특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 동아리, 자율활동, 봉사활동, 프로젝트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공 관련 역량들이 드러나도록 통합·연계해 기록되도록 해야 한다. 핵심은 활동의 일관성, 연속성, 그리고 심화했거나 구체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결과, 그리고 그것이 실제 진로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학교-사회-기관 연계 네트워크의 활용’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 개인이 계획하고 준비해야 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학교 차원에서 개별 학생이 교내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공기관, 산학, 지역사회, 외부 전문가 멘토링 등 다양한 자원 및 기관과의 연계와 협업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학교교육과정 안에서의 교육계획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 AI·디지털 신기술, 융합교육, 사회참여활동을 적극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변화하는 입시 환경에 가장 부합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부 기록의 전략’을 짚고 싶다. 세특에는 ‘주제탐구→실행→협업→성찰→확장’의 흐름이 명확히 드러나는 게 좋다. 다만 일련의 기록은 모두 교사의 권한이기에, 학생은 각 활동의 근거자료(보고서, 결과물, 피드백 등)를 학생은 체계적으로 수집·정리해 두어야 한다. 동아리 및 창체 활동, 각종 진로 활동 역시 성장 기록의 서사로 통합된다. 모든 기록은 ‘나만의 경험’과 ‘사회와의 소통’, ‘미래의 포부’ 등이 일관되게 녹아 있으면 더욱 매력적이다. 엑셀이나 각종 플래너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1학년부터의 활동을 세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여 정리하는 과정에서의 더더욱 치밀한 준비가 도움이 될 것이다.

 

<표 1> 실제 학년별 생활기록부 주요 활동 정리 사례

 

Ⅴ. 진로 연계 활동의 방향과 과제

 

 대입에서 대학은 학생이 ‘자신만의 진로’를 어떻게 탐색, 실행, 확장했는지, 그리고 실패·협업·재도전·사회문제 해결 의지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교사와 학생 모두 더 이상 전형적인 스펙 쌓기에서 벗어나, 과정 중심의 성장, 문제 인식과 해결, 주도적 성찰과 실행, 사회와의 소통과 기여까지 통합적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이는 학생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학교 차원에서 기본 바탕을 세팅해 주는 거시적인 계획 하에 학생들의 미시적인 활동들이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우수한 진로 연계 활동이란, 결국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성, 융합적 사고, 협업 능력,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키워드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잠재력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대입에서의 학생부종합전형은 이러한 학생의 ‘잠재력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결정적 기회임을 간과하지 말길 바란다.

 

 

 

참고자료

2026학년도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 동국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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