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0 28명이 봤어요
하남고등학교 김대식 선생님
I. 수리논술 : 수학 이상의 전략적 가치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 대입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수리논술 전형은 상위권 대학 진입을 위한 가장 강력한 '역전 카드'로 그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수시 전형에서 내신 성적의 변별력이 약화되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충족 여부가 당락을 결정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정량화된 지표만으로는 상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수리논술은 단순히 수학 문제를 잘 푸는 것을 넘어, 지원자가 갖춘 수학적 사고의 깊이와 논리적 표현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고유의 시험입니다. 또한 수능수학을 준비하면서 수리논술의 합격 방향을 잘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다면 정시전형과 병행할 수 있는 좋은 전형이 되기에 매년 많은 중상위권 학생들이 수리논술 전형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매년 최고 경쟁률이 논술 전형에서 나오는 것이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수리논술 합격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3대 기본 원칙
성공적인 수리논술 대비는 복잡한 계획이나 뛰어난 재능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합격을 결정짓는 세 가지의 명확한 전략적 원칙을 체화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이는 15년간 많은 합격자를 지도하고 배출하면서 얻은 핵심적인 조언입니다.
첫째, 완벽한 계획보다 즉각적인 실행이 우선입니다. 많은 수험생이 ‘수능 개념을 완벽히 정리한 후에 논술을 시작하겠다’는 이상적인 계획에 갇혀 실행을 늦춥니다. 그러나 논술 실력은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미흡하더라도 지금 당장 문제를 풀어보는 행위, 즉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길러집니다. 시작이 곧 성공의 절반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수리논술 방향과 학습 방법을 정리한 후 수능수학과 내신수학을 병행하면서 수리논술을 위한 수학을 혼합하여 공부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둘째, 꾸준함이 실력을 만듭니다. 결국 양이 질을 결정합니다. 수리논술은 순간적인 재능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합격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복잡하고 긴 논리 구조를 처음부터 끝까지 실수 없이 끌고 나갈 수 있는 능력은 오직 꾸준하고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만 형성됩니다. 논술적 서술 방식을 꾸준히 반복하여 체화하는 ‘양적 훈련’의 축적이 비논리적인 오류나 비약이 구조적으로 제거된 ‘질적인 모범 답안 작성 능력’으로 자동적으로 전환됩니다. 꾸준한 연습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셋째, 정보력이 곧 가장 강력한 전략입니다. 성공적인 논술 대비는 단순히 기출문제를 푸는 것을 넘어섭니다. 이 입시라는 ‘게임의 룰’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정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대학별 출제 경향의 변화(예: 수학1, 수학2,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의 분포 비중, 특정 단원의 비중 변화), 최신 평가 기준, 그리고 합격한 선배들이 어떻게 풀이 전략과 서술 방법을 세웠는지를 먼저 분석하는 것이 강력한 비밀 무기가 됩니다.
II. 수능 개념의 논술적 전환과 논리적 비약 방지
수리논술 합격의 핵심은 수능을 위해 학습했던 수학적 개념을 '논술형 서술'에 맞게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데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수능 1등급이라도 논술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이 전환 과정을 무시하고 준비가 덜 된 상태로 논술 전형에 뛰어들기 때문입니다.
1. 수능과 논술 문제 해결 방식의 근본적 차이
수능은 빠르고 효율적인 계산을 통해 정답이라는 '결과'를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풀이 과정이 다소 약식으로 이루어지거나, 암산에 의존하더라도 결과만 정확하면 됩니다. 그러나 수리논술은 다릅니다. 이는 엄밀한 논리적 과정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수능에서 정답을 맞히기 위해 사용했던 직관이나 비약적인 풀이 방식은 논술 답안지에서는 논리적 비약으로 간주되어 감점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논술은 내가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를 논술 채점 위원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글쓰기이기 때문에, 수학적 근거를 연역적으로 제시하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2. 정의와 정리의 논술적 재해석
논술 시험을 대비할 때는 수능 공부 시 단순히 활용에만 초점을 맞췄던 핵심 공식과 정리들을 논술형으로 '재해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분 가능성이나 적분 정리를 다룰 때, 그 개념이 도출되는 정확한 정의(定義)와 증명 과정(定理)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스스로 서술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논술 문제에서 요구하는 최종 답안을 '결론'으로 설정하고, 제시문과 교과서에서 주어진 수학적 정의들을 '전제'로 삼아 논리적 흐름을 구성하는 연역적 사고 훈련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계산에 앞서 어떤 정의를 적용할 것인지, 어떤 정리를 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인지를 명확히 문장으로 명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3. 수학적 언어와 문장 구조화 연습
논술 답안은 단순한 기호나 수식의 나열이 아닙니다. 엄연히 수학적 논리를 담은 문장입니다. 따라서, 등호 기호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정의에 따라", "그러므로",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등 논리적 연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풀이 과정의 각 단계에 수학적 근거를 문장으로 명시하는 훈련을 통해, 모범 답안이 갖추어야 할 형식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논술 채점 위원에게 자신의 사고 과정을 명료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III. 고3 시기별 3단계 로드맵: 빈틈없는 실력 완성 전략
고등학교 3학년 시기는 수리논술 실력을 최단기간에 극대화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점입니다. 이 시기를 개념 확립, 유형 심화, 그리고 실전 완벽 대비의 3단계로 나누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1단계: 개념 확립 및 서술의 기초 다지기 (3월~5월)
이 시기는 수능 준비와 논술 기초를 병행하는 시기입니다. 목표는 논술에 필수적인 핵심 개념들을 논술형 언어로 재정립하고, 답안지 양식과 서술 방식에 익숙해지는 기초 체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1) 학습 내용의 방향
미적분(함수의 극한, 미분, 적분) 영역을 중심으로 논술에 자주 활용되는 정의와 정리들을 재정립합니다. 특히 학생들이 암기 위주로 학습하기 쉬운 통계나 기하 파트 중 논술 출제 범위에 해당하는 개념 역시 원리 중심으로 심층 복습해야 합니다.
(2) 실천적 접근
논술 기초 교재를 활용하여 증명형 문제의 필수 예제들을 선정합니다. 이 시기에는 풀이의 속도보다는 손으로 직접 서술하는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완벽을 기하다가 시작을 늦추지만, 합격은 계획이 아닌 즉각적인 실행에서부터 나옵니다.
(3) 서술 원리 숙달
모범 답안의 구조(제시문 분석, 개념 적용, 논리 전개, 결론 도출)를 익히고, 논리적 비약 없이 최소한의 형식적 완성도를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주 3~5시간 정도를 꾸준히 투자하여 논술 학습을 일상적인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2단계: 대학별 유형 분석 및 논리 심화 단계 (6월~8월)
6월 모의평가 이후부터 여름 방학까지는 논술 실력의 질적인 도약을 이루어야 하는 핵심단계입니다. 목표는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들의 출제 경향을 명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풀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논리적 오류를 구조적으로 제거하여 논리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1) 정보를 전략으로 전환
최소 3개 대학 이상의 기출문제와 모의논술을 풀어보고, 해당 대학이 중요시하는 수학적 주제(예: 증명, 그래프 개형, 최적화 등)와 난이도를 파악하여 학습의 우선순위를 정립해야 합니다. 대학별 평가 기준 및 출제 의도를 역분석하는 것은 경쟁자보다 앞서 나가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2) 논리적 비약 제거 훈련
문제를 푼 후, 자신의 답안을 전문가의 해설이나 모범 답안과 철저히 비교 분석해야 합니다. 특히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던 부분'이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서술되었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함수의 정의, 정의역, 구간 분할, 예외 조건 등을 명확히 서술하도록 의도적으로 훈련해야 합니다.
(3) 시간 관리 도입
실전 시간 관리 훈련을 시작하여, 실제 시험 시간의 50~70% 내에서 초안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오답 첨삭 및 논리 보완에 집중하여, 긴 논리 전개를 실수 없이 해내는 능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3단계: 최종 실전 및 집중력 극대화 단계 (9월~수능 직후)
수시 원서 접수와 수능이 임박한 이 시기의 목표는 실전 감각을 극대화하고, 최종 합격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고도의 집중력을 배양하는 것입니다.
(1) 고강도 실전 훈련
지원 대학의 최신 기출 및 모의논술을 실제 시험 시간과 동일하게, 완벽한 집중력을 가지고 풀어내는 훈련을 주 2회 이상 실시해야 합니다. 논술 답안 작성은 장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므로, 멘탈 관리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2) 약점 주제 최종 보완
1~2단계에서 파악된 개인별 취약 주제(예: 공간 도형, 미분 가능성 판단 등)를 집중적으로 복습하고, 해당 주제가 논술 문제로 변형되었을 때 완벽하게 풀이할 수 있도록 최종 점검을 마쳐야 합니다.
(3) 최종 전략 점검
수능 직후에는 대학별 논술 시험 일정에 맞춰 최종 모의고사를 실시하고, 모집 요강과 경쟁률 변화 등 논술 전형에 대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최종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러한 단계별 접근법의 핵심은 학습의 '꾸준함'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논술 실력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습니다. 아래 표는 이 로드맵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표 1> 고3 시기별 수리논술 대비 단계별 목표 및 핵심 전략
- 수리논술 실력 향상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2부)로 이어집니다. -
참고 자료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
각 대학별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6학년도 대입정보119
2025년 발행 수박먹고 대학간다 기본편, 실전편
#논술
다음글 2028학년도 수능과 내신 변화에 따른 ‘변별력’ 문제 바로 알기
2025.10.22이전글 구해줘~ 수능즈③_학력평가 및 모의평가 성적통지표 분석 후 최종 지원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