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7 2679명이 봤어요
충남삼성고등학교 양병문 선생님
지난 주제에서도 언급했듯이 공동교육과정은 희망 학생이 적거나 교사 수급 곤란 등으로 단위 학교에서 개설이 어려운 소인수·심화 과목 등을 학교 간, 지역 또는 대학과 연계·협력을 통해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¹ 학교에서는 실질적으로 모든 학생의 수요에 맞춰가며 과목을 개설하기는 어렵다. 이때 공동교육과정으로 수업을 개설하면 학교 여건상 듣고 싶었던 수업을 듣지 못했던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할 수 있으며, 수강을 원하지 않았던 학생도 폭 넓은 과목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 주제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2025년 기준 고1)에서 공동교육과정을 활용하는 방법과 수강 시 주의할 점을 다루려고 한다.
¹ 공동교육과정 운영 안내서(2024). 교육부
1. 공동교육과정 수강 예시
리로고는 수학 교과 편제를 <표1>과 같이 운영한다고 하자. 리로고에 다니는 학생 A는 수학을 매우 잘하는 학생이고, 수학 관련 진로를 생각하고 있으며 재능도 출중하다. 그런데 학생 A는 <표1>에 의하면 리로고에서 미적분Ⅱ 이나 기하보다 더 심화된 과목을 수강할 수 없다. 리로고에서는 <표2>의 과목들을 개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학생 A는 자신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고자 공동교육과정에서 <표2>의 과목이 개설되었는지 확인하고, 개설된 과목이 있다면 수강할 수 있다.

<표1> 리로고의 수학 교과 가상 편제표 : 리로고는 진로 선택, 융합 선택 중 일부만 개설함.

<표2> 과학계열의 수학 선택 과목² : 내용이 어려우므로 일반고에서는 거의 개설하지 않는다.
²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2022). 교육부
2. 공동교육과정 수강 제한 예시
[예1] 학점 초과 이수 제한
공동교육과정의 개설 과목을 학점 이수의 관점에서 보면 총 이수 학점인 174학점 중의 일부를 이수하는 과목과, 174학점을 초과한 후 이수하는 과목으로 나눌 수 있다. 174학점 이내에서 이수하는 과목이라면 국어, 수학, 영어 교과의 이수 학점 총합이 81학점 이하가 되도록 수강하면 되고, 174학점을 초과한 후 이수하는 과목이라면 초과한 학점 중에서 국어, 수학, 영어 교과의 총 이수 학점이 전체 초과 이수 학점의 50%를 넘길 수 없다.

<표3> 학점 초과 이수 제한 기준 : 2015 개정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점 초과 이수 제한 기준이 약간 다르다.
<표3>에서와 같이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공동교육과정의 학점 이수 기준이 총 이수 학점에서 초과분의 이수 학점으로 변경되었다. 만약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학생 A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174학점을 모두 이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동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싶다면, 초과한 학점 중에서 국어, 수학, 영어 교과의 총 이수 학점이 전체 초과 이수 학점의 50%를 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표4>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과목 이수 제한 기준 예시:
2015 개정 교육과정이었다면 <표3>의 기준에 따라 학점 초과 이수가 되지 않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공동교육과정의 학점 초과 이수 제한 사항이 적용된다.
[예2] 학교 개설 유무
학생 A는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고급 미적분, 고급 기하, 고급 대수 등 과학계열의 진로 선택 과목 수강을 원한다. 리로고는 <표1>에 의하면 이 과목들이 편제에 없으므로 학생 A는 공동교육과정을 이용해 해당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만약 학생 A가 다니는 리로고에 해당 과목들이 개설되지 않았거나 신청자 부족으로 폐강된 과목이라면 리로고의 편제에 등록된 과목이라도 공동교육과정으로 수강할 수 있다.
[예3] 과목 이수 제한
학기 당 과목 이수 제한이 없다면 학생 A는 공동교육과정을 이용해 수업을 무한정 들을 수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제한 사항이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과목 이수 제한 사항과 학점 초과 이수 제한 사항이 맞물려 고려할 부분이 이전 교육과정에 비해 더 많아졌다.

<표5> 과목 이수 제한 기준 :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동교육과정 수업은 2학점 혹은 3학점으로 개설되었으므로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의 수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조금 더 많을 수 있다. 그러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개설 과목이 학기당 최대 2개 이내로 제한되지만 개설 과목을 4학점으로 운영하면
2015 개정 교육과정보다 더 많은 학점을 수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보통교과의 최소 이수 학점은 대부분 3학점이므로 공동교육과정 수업은 모두 3학점으로 개설한다고 가정하자. 학생 A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동교육과정 수업으로 개설된 수학 교과 세 과목을 듣고 싶다면 174학점을 초과한 학점은 총 9학점이다. 이 경우 초과한 학점에서 국어, 수학, 영어 교과의 이수 학점 비율이 100%이므로 교과 이수 학점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74학점을 초과한 학점의 비율이 50%를 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하므로 국어, 수학, 영어를 제외한 교과를 9학점 이수해야 한다. 그러므로 학생 A가 공동교육과정으로 이수해야 할 학점은 총 18학점이다. 이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동교육과정 수업은 학기당 최대 2개 이내로 제한되므로 공통과목 이수가 끝나는 2학년 1학기부터 수시 원서 접수 이전인 3학년 1학기까지 매 학기 두 과목을 꾸준히 이수해야 한다.
3. 공동교육과정 수강 시 평가 방법
공동교육과정 개설 수업의 평가는 지필평가나 수행평가 모두 시행할 수 있으며, 100% 수행평가도 가능하다. 지필평가를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만약 지필평가를 운영한다면, 사전 공지된 날짜에 등교하여 지필평가에 응시해야 한다.
공동교육과정 개설 과목은 교과(군)별 성취도 5단계 또는 3단계, P/F로 평가하며 상대평가 석차 등급은 산출하지 않는다. 공동교육과정 개설 과목 수강 후에는 이수한 과목의 ‘교과’, ‘과목’, ‘학점’, ‘원점수/과목평균’, ‘성취도’, ‘성취도별 분포비율’, ‘수강자수’ 등을 교과학습발달사항에 입력하고, 교과세부능력특기사항에는 최대 1500바이트를 기록할 수 있다. <표6>에 이하면 보통 교과와 전문 교과에서 ‘석차등급’을 반영한다고 되어 있지만, ‘석차등급’에는 1~5등급을 입력하지 않고 ‘.’을 입력한다.

<표6> 공동교육과정 개설 과목의 성적 처리 방식 :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대부분 과목은 상대평가 석차 등급(5등급)을 반영하지만 공동교육과정 개설 수업은 성취도 등급만을 반영한다.
학생이 수강할 대부분 과목이 석차 등급을 반영하는 상황에서 성취도 등급을 반영하므로 공동교육과정의 활용 가치는 더욱 높다.
4. 공동교육과정 수강 시 장단점
현재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아직 공동교육과정 개설 수업을 들을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1학년 과정에서는 공통과목 위주로 수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동교육과정은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용할 것이다.
공동교육과정은 학교의 여건상 들을 수 없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이에 더하여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대부분 과목에서 5등급 상대평가가 이루어지지만, 공동교육과정 수업은 상대평가를 하지 않으므로 공동교육과정 수업의 활용 가치는 더욱 높다.
그러나 정규 시간 이외에 개설되는 공동교육과정 수업을 지나치게 많이 수강하면 정규 시간 내에 개설되는 과목에 그만큼 소홀해진다. 특히 국어, 수학, 영어 교과를 수강한다면 학점 이수 제한 때문에 더 많은 과목을 수강해야 하므로 과목 이수에 대한 부담은 더해진다.
여기에 교육과정상 과목의 위계를 반영하면 제약 사항은 더욱 많아진다. 만약 학생 A가 위의 계획대로 고급 미적분, 고급 기하, 고급 대수를 듣는다고 가정하자.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공동교육과정 이수 가능 범위를 학기 당 두 과목으로 제한하므로 고급 미적분, 고급 기하, 고급 대수 중 한 과목은 2학년에 이수해야 한다. 만약 대수가 2학년 1학기에 편성되어 있고, 미적분Ⅱ, 기하가 2학년 2학기에 편성되어 있는 학교라면, 과목의 위계 상 2학년 2학기에는 고급 대수를 이수하고 3학년 1학기에는 고급 미적분과 고급 기하를 이수할 수 있다. 그러나 미적분Ⅱ나 기하가 3학년에 편성된 학교에서는 해당 과목을 이수하는 동시에 공동교육과정 수업으로 고급 미적분이나 고급 기하를 이수해야 하므로 학습 부담이 늘어난다.
그러므로 공동교육과정을 무분별하게 수강하는 대신 자신에게 꼭 필요한 과목인지를 확인하고, 해당 학기에 시간 분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계획을 세워 활용해야 한다.
#교육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