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입시 흐름과 예측

2022.02.25 3983명이 봤어요

서울문영여자고등학교 이영발 선생님

 

 

 

 

2023학년도 입시의 흐름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준다.” - 이창호 9단

 

위에 인용한 바둑의 명언처럼 2023 대학입시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2022 대학입시를 되돌아 보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진학 지도를 하는 선생님과 학교마다 작년 입시를 복기해 보는 작업은 매우 유의미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올해 2023 대학 입시는 큰 틀에서 2022와 작년과 전형 요소와 전형 방법 등 대부분이 동일하거나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표1. 연도별 모집인원 비교표 / 자료 출처: 대입정보 119 >

 

< 표2. 권역별 모집인원 비교표 / 자료 출처: 대입정보 119 >

 

대입정보 119에 나와있는 2023 대입 전형의 특징을 요약, 분석해 보면

 

첫째 수도권 정시 모집 인원 증가, 비수도권 수시 모집 인원 증가2023학년도 대입에서는 전년 대비 2,571명이 늘어난 349,124명을 선발합니다. 올해 대입에서는 수시 모집 인원이 10,064명으로 소폭 증가하였습니다. 비수도권 대학의 수시 모집 인원이 전년 대비 8669명 증가하여 수시 모집 인원의 전체 인원수가 증가하였습니다.

정시 모집 인원은 전년 대비 7,493명 줄었지만 수도권 대학의 경우에는 825명으로 소폭 증가하였습니다. 서울 및 수도권 대학을 지원할 경우 정시 모집과 수시모집와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해 내신과 수능에 대한 대비를 모두 준비해야 합니다.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 약 40%의 학생을 정시로 선발하며 수시 모집에서 이월하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40% 이상의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2023 수시 모집은 학생부 위주, 2023 정시 모집은 수능 위주 선발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3 학생들은 수시 모집을 준비하되 경우에 따라 정시 모집도 염두에 두고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만약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한다면 수시 모집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지 않는 대학 만으로 지원하게 되며 경쟁률도 높아져서 합격 가능성이 매우 낮아집니다. 아울러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하면 낮은 표준 점수와 백분위로 인해 수능 위주인 정시 모집에 지원할 성적이 매우 부족하여 합격을 기대하기가 더 더욱 어렵습니다. 게다가 꽤 오랜 시간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한 결과 재수 성공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더욱 낮아지게 됩니다.

 

< 표3. 전형유형별 모집인원 비교표 / 자료 출처: 대입정보 119 >

셋째, 대학별 논술 위주 전형의 모집 인원이 소폭 감소하였습니다.논술위주전형은 홍익대 세종캠퍼스에서 신설하였으나, 전체 모집 인원은 전년 대비 53명 감소되었습니다.

 

< 표4. 논술 실시 대학과 모집인원 비교표 / 자료 출처: 대입정보 119 >

논술 위주 전형 실시 대학은 가천대, 가톨릭대, 건국대, 경기대, 경북대, 경희대, 고려대(세종), 광운대, 단국대, 덕성여대, 동국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세종대, 수원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 연세대(미래), 울산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기술교대, 한국산업기술대, 한국외대, 한국항공대, 한양대, 한양대(ERICA), 홍익대(서울, 세종-신설) 등 36개 대학입니다.

서경대는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SKU논술우수자 전형으로 219명을 신설하였는데 학생부교과60+논술40으로 선발하므로 논술고사를 실시하지만 학생부교과위주 전형에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2023학년도 입시의 예측

 

첫째 통합형(선택형) 수능으로 인한 변수입니다.

 

작년 처음 실시된 선택형 수능에서 선택 과목에 따라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공통 과목 점수가 높게 나와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특정 선택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였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국어의 경우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에 따른 유불 리가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수학 선택 과목의 경우 자연계 성향을 가진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 미적분, 기하의 표준점수가 인문계, 예체능계 성향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 확률과 통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표5. 국어, 수학 영역 선택 과목별 응시자 현황 / 자료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

이러한 수능의 변화는 수시 모집의 경우 수능최저학력기준에 영향을 끼치고 정시 모집에서는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경제, 경영 등 상경 계열에 많이 교차 지원하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학 수능 과목 선택과 수학 성적 결과에 따라 상대적으로 예년에 비해 서울 소재 대학을 지원한 인문 계열 최상위권,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수시 모집이나 정시 모집 모두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교차 지원 허용 여부에 따라 대학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작년의 경우 서강대는 수학 반영 비율과 비중이 높아 자연계의 교차 지원이 침공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교차 지원이 두드러졌으나 상대적으로 수학 반영 비율과 비중이 낮은 성균관대의 경우 교차 지원이 매우 적어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구조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수시 모집(등급 반영)에서 3개합 7이나 4개합 5 등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매우 높은 대학의 경우 수능 최저 통과 비율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정시 모집(표준점수, 백분위 반영)의 경우도 수학 선택 과목에 따라 유리(미적분, 기하), 불리(확률과통계)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 교차 지원이 많으리라 예상합니다. 다만 2022 정시 모집 보다는 그 정도와 강도가 다소 약해질 듯 합니다.

 

따라서 올해 2023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 모두 수학 선택 과목 비율의 중요도와 변화가 예상됩니다. 경제 경영을 희망하는 인문계 학생의 경우 미적분을, 인문계 일부 학생들 중 공간 개념이나 감각이 남다른 학생의 경우 과감히 기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한 올해 입시의 최대 변수는 인문계 최상위권, 상위권 학생 중 반수생, 재수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분루를 삼킨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독기와 한을 품고 남다른 간절함으로 공부하여 수능 선택 과목 비율과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은 수시 모집과 수능 비중이 절대적인 정시 모집에서 최대 변수라고 예상합니다.

 

아울러 작년에 부활한 약학 대학이 학부 모집이 지방 의대와 한의대 입시 결과에 영향을 끼친 것처럼 올해도 약대의 인기는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으로 올해 자연계 학생(수학, 과학영역 우수학생)의 여전히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 모두 절대 유리한 상황에서 수시 모집은 상향 지원, 소신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합니다. 자연계 학생의 경우 수시 모집, 정시 모집 모두 기회이며 수학이 우수한 학생의 경우 재수 불사의 각오로 끝까지 적극적인 소신 상향 지원을 보일 것입니다. 따라서 인문계 학생의 경우는 이러한 입시 전체 판도를 예상하고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말고 수시 모집에서 적정, 안정 지원을 해야 합격의 기쁨을 맛보리라 생각합니다.

 

 

둘째, 학생부종합전형의 변화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블라인드 서류 평가가 올해로 3년 째 인 점을 감안하여야 할 것입니다.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2019.11.28.)’ 발표 이후 도입된 블라인드 서류 평가, 블라인드 면접 등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복기해 봅니다. 2015 교육과정의 선택 과목, 특히 일반 선택 과목과 진로 선택 과목에서 보통 교과, 전문 교과 등에서 전공 관련 과목을 얼마나 들었나에 따라 과거보다 평가에 있어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합니다. 물론 예상대로 교육 과정의 차별화(전문교과 개설 여부)로 영재고, 과학고, 국제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와 전국 단위 광역자사고, 그리고 과학중점학교 운영이나 지역 내 우수 일반고 등 학생부 경쟁력을 갖춘 학교들이 강세를 보였으며 상대적으로 교육 과정의 선택 폭이 좁거나 학생부종합전형 준비가 덜 된 일반고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지역 자사고는 일반고와 블라인드 상황에서 크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교육부와 교육청의 학생부 기재 요령과 지침에 따라 학생부 항목별 글자 수 축소와 금지어 입력 금지 등으로 인해 고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코로나 상황 속에서 학교 간 격차, 학생 간 격차는 학력 격차 외에도 학생의 다양한 활동이 크게 위축되거나 활동조차 거의 하지 못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게다가 예년과 달리 학생부종합전형에도 상대적으로 양과 질에서 학생부 경쟁력을 지녔다고 판단한 졸업생들이 대거 지원하여 경쟁률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졸업생 입장에서는 학생부가 이미 완성된 상황에서 수능에 집중하여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충족에 전념할 수 있어서 수시와 정시 모두 유리했던 상황이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은 전형 방식에 따라 서류형과 면접형으로 이원화 되고 있으며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하는 대학과 요구하지 않는 대학,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과 없는 대학으로 세분화되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점점 서류형이 늘어나고 있으며 면접에 대한 부담감이 큰 학생들이 서류형으로 많이 지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면접형의 경우도 경쟁률은 소폭 감소할 뿐 여전히 10: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이 예상됩니다. 서울 주요 15개 대학은 작년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며. 수도권 일부 대학은 자연 계열에서 경쟁률 소폭 하락 및 입결 하락이 예상됩니다. 상대적으로 서울 및 수도권 대학의 인문 계열 학생부종합전형은 수능 수학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수시 모집에서 매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한 와중에도 인기 대학, 인기 학과 경쟁률은 더욱 더 높아질 것입니다. 결국 욕망의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올해 고3 학생과 학부모님들은 지나친 욕심을 부리기 보다 냉정하게 자신의 학생부를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고3 담임 선생님과 진지하게 상담에 임하여 수시 모집에서 6회 지원 시 안정 지원을 반드시 2곳 이상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 표6. 서울 주요 15개 대학 수시모집 경쟁률 비교표 >

셋째, 학생부교과전형은 학교장추천전형(지역인재전형 등 명칭이 대학마다 다름)과 일반교과전형으로 나뉘며 다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로 분류됩니다. 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은 대학일수록 경쟁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수능최저없는 교과전형과 추천인원이 많은 인기 대학, 인기 학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표7. 서울 주요 15개 대학 학교장추천전형(지역인재전형/교과전형) 경쟁률 비교표 >

넷째, 논술 전형은 대학별 논술 모집 인원은 소폭 축소되나 홍익대(세종) 신설 등으로 전체 인원은 비슷한 수준입니다. 논술을 지원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내신 3~5등급이지만 수능 1~3등급 학생들이 합격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합니다. 게다가 교육부의 논술 폐지 권고 방침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요 사립대학들은 원서 장사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논술 전형을 포기 못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논술 전형 모집 인원은 점점 줄어들지만 지원자는 크게 줄지 않아 갈수록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논술 전형 실시 대학은 36개 대학이지만 상위 10여 개 대학으로 지원자의 쏠림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전형입니다. 논술 경쟁률도 교과 전형이나 종합 전형과 마찬가지로 인기 대학, 인기 학과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의치약한수 논술 전형의 경우 <표9>와 같이 2022 수시 모집 논술 전형에서 천문학적인 경쟁률을 보여 주었습니다.

 

< 표8. 서울 주요 15개 대학 논술전형 경쟁률 비교표 >

 

< 표9. 의예/치의예/약학/한의예/수의예-의치약한수 2022 수시모집 논술전형 경쟁률 비교표 >

마지막으로 올해도 변함없이 지방 사립대학 및 지방 전문대는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에 큰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2월 말 진행되고 있는 추가 모집에서 지방 몇몇 사립대학은 폐교 위기를 느끼며 100만원, 200만원 장학금으로 신입생들을 모으기에 급급한 안타까운 상황을 자주 봅니다. 이론 상 고3 학생은 성적 상관없이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서울’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의 대학에 대한 욕망이 점입가경이 되었습니다. 지역 거점 국립대학을 비롯하여 특성화 대학, 특성화 학과들이 취업률과 평판도를 높여서 이러한 기형적인 대학 입시 구조가 변해야 교육의 미래, 지역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짧은 이 글이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학부, 그리고 현장의 선생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교육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