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4 172명이 봤어요
서울문영여자고등학교 안지웅 선생님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선택지가 된다.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업 성취도, 비교과 활동, 인성 등을 종합 평가하여 선발하는 전형이기에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해 온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대학들은 각기 다른 특성과 목적에 따라 학종을 운영하고 있기에 지원자의 강점과 특성에 맞는 전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마다 학종의 세부 유형이 통일된다면 수험생은 준비하기 편리하겠지만, 대학 나름의 고유의 ‘학생 선발권’이기에 투정하기보다는 희망 대학의 학종 유형에 맞춰서 준비하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학종이 정량적 평가가 아니고 정성적 평가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각 대학의 소위 과년도의 ‘입결’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최소한 그 정도의 성적은 되어야 정성적 평가를 겨뤄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니 작년엔 없던 전형, 특히 학종 안에서의 유형이 신설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과년도의 입결을 단순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25 대입 성신여대 학교생활우수자전형에서 면접이 부활했는데, 2020학년도까지 수능 전 면접이 있었던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이 2021학년도부터 4년 동안 면접 없이 서류100%로 선발하다가 다시 면접이 부활한 것이다. (물론 과거와 모두가 동일하지는 않다. 수능 후 면접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과년도의 입결을 고려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수도권 주요 대학 학종의 대표적 세부 유형을 알아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대학을 알아보자.
먼저, ‘서류형’ 선발이다. 이는 세부적으로 수능최저등급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수능최저등급이 없다면 수능 성적 부담을 덜 느끼는 학생들에게 적합할 것이고, 반대로 수능최저등급이 있다면 수능 성적에 자신이 있는 학생들에게 적합할 것이다. 학업 성취도와 함께 핵심 역량(창의적 문제해결,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능력, 자기주도 학습 등)을 강조하므로, 학교의 다양한 교과 탐구 활동이나 독서,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학생이 유리하다. 최근에는 소위 ‘전공 적합성’보다는 ‘계열 적합성’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폭넓은 관심사와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학생들이 서류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생활기록부의 ‘내용’과 ‘깊이’에 자신이 있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게 좋다. (뒤에 다루겠지만, 서류형 선발과 면접형 선발을 구분하여 동일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으로 ‘면접형’ 선발이다. 이 전형은 고등학교 생활에서의 자신의 이야기를 면접 과정에서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학생에게 유리하다. 학종에서도 대학에 따라 면접 유무가 다르지만, 아무래도 면접의 결과에 따라 1단계 성적이 좋았던 학생의 합불이 달라질 수도 있기에 상대적으로 면접이 없는 전형보다 입결이 낮은 편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학종에서 면접을 전형 요소로 포함하지 않은 대학이라 하더라도 사범대나 의대 등의 전공에서는 면접을 실시하는 경우가 있는데,의대의 ‘MMI’가 대표적 면접 형태이다. 이는 다중 미니 인터뷰(Multiple Mini Interviews)를 의미하며, 의과대학 입시 과정에서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면접 방법이다. 또한, 사범대에서는 면접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교육적 비전과 가치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면접을 실시한다. 자신의 학생부가 경쟁력이 높지 않지만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다면, 그리고 순발력까지 갖추어 실제 가진 본인의 역량 이상을 면접 과정에서 상대방이 느끼게 할 수 있다면, 면접형의 학종을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대다수의 대학은 지원자의 학생부를 바탕으로 면접을 진행하여 기록의 진위 여부와 지원 학과에 대한 적성 및 소양을 평가하지만, 고려대(계열적합), 서울대(일반), 성균관대(탐구형, 과학인재), 연세대 등 일부 상위권 대학과 의•약학계열, 사범대학 등에서는 제시문 면접이나 별도의 인•적성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또한, 수능 이후에 면접을 진행하는 학교가 대부분이지만, 고려대(계열적합), 성균관대(탐구형-사범대학), 한국외대(면접형) 등 일부 대학은 수능 전에 실시한다. 따라서 수능에 자신 있는 수험생은 이러한 대학에 지원할 때 더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한편, 대학에 따라서는 학종을 2개의 유형으로 구분하여 실시하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서류형과 면접형이다. 학종의 주된 서류 평가요소인 전공 역량, 학업 역량, 공동체 역량의 비율을 달리 설정하고 면접의 유무에 따라 2개로 구분하여 선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해당 대학의 선발이 2가지로 구분되어서 선발한다면 자신의 역량에 보다 적합한 학종 유형을 선택하여 지원하는 것이 더욱 유리할 수 있다. 참고로, 서울대는 학종이 지역균형선발 전형과 일반 전형으로 나뉘지만 선발 방식과 면접의 내용이 다르고, 연세대도 학종이 활동우수형과 국제형으로 나뉘는데 선발 학과와 전형 요소가 조금씩 상이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표> 수도권 학생부종합전형 2개 유형 구분 선발 대학
세 번째는 ‘추천형’ 선발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추천형은 교과 전형의 대명사이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교과+학종의 형식으로 선발한다. 이 역시 교과 전형과 동일하게 내신이 우수한 학생에게 유리하지만, 단순히 정량적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님에 주목해야 한다.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가 정성평가를 적용해 왔으며, 2025 대입부터 한양대가 새롭게 합류했다. 이어 2026 대입에서는 서울시립대도 정성평가를 도입하여 교과전형 평가에 10%를 반영할 예정이다. 이로써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북대, 공주대, 부산대가 내신 성적과 정성평가를 병행하여 반영한다. 그러니까 학종을 준비한 학생의 경우 당연히 내신 성적 관리도 잘되어 있을 테니 교과 전형 지원 시 이런 대학들을 고려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이 전형은 내신 성적이 우수하고 학교생활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 학생들에게 유리한 것은 자명하다. 대학에 따라서는 수능최저등급이 있기 때문에 수능 준비를 철저히 하여 충족 가능성에 따라 대학을 정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수능최저등급 미포함형’ 선발이다. 성균관대, 서강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은 수능최저등급이 없는 학종을 운영한다. 이는 내신이나 학생부의 강점이 있지만 수능 성적이 다소 부족한 학생들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수능최저등급의 부담이 없는 만큼, 서류의 완성도와 고교 생활에서의 노력과 성과, 그리고 지적 호기심과 탐구력을 강조해야 한다. 이런 대학의 경우, 대체로 경쟁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
2024 대입을 기준으로 학생부종합전형 최종 등록자의 47.1%가 일반고 출신이었다. 과거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한 일반고 학생의 비율이 6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일반고 학생들에게는 도전할 만한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위의 유형 중에서 자신에게 제일 적합한 유형이 무엇인지 알고 미리 그에 따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고, 자신의 강점을 중심으로 학생부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계열 적합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의 다양한 면모를 평가하는 전형이다. 자신의 강점과 목표에 맞는 전형을 선택하고 이와 같이 철저히 준비한다면, 성공적인 대학 입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각 대학별 2025 수시모집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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