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고1] 겨울방학 대비 1) 공부 힘 기르기

2022.02.24 4754명이 봤어요

오산고등학교 최준혁 선생님

 

 

 

대입을 치르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준비를 해야 하는 고3 후반기와 마찬가지로 중3 후반기부터 고등학교 선택,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를 생애 전환기라고 부른다. 그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라는 의미다. 예전보다 고1 내신 성적과 학생부 기록이 대입에서 차지하는 실질적인 비중이 커짐에 따라 슬기로운 고교 생활을 위해서는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또한 수능 체제  변화로 인한 선택 과목 유불리와 문과 이과 교차 지원, 고교학점제 시행, 학생부 기재 방식 변화로 인한 학종 평가 방식의 변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입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준비를 잘 해야 한다.

 

 

 

1. 대입 전형의 이해와 교과 학업 역량

 

고교 생활은 학습과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활동은 교과 수업과 연계된 활동과 교과외 활동으로 이루어지는데 교과외  활동은 자율, 동아리, 진로, 봉사 활동으로 불리는 창의적 체험 활동이 대표적이다. 그 과정과 결과물이 대입에서 평가의 대상이 되고, 평가 요소를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전형으로 구분된다.

 

<대입 전형 방법 및 전형별 모집 비율>

선발 방식은 다양하지만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지가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핵심적인 기준이 된다. 지원자가 정원보다 많을 경우 대학은 당연히 수준이 더 높은 학생을 선발하려고 한다. 수준이 높다는 것은 실력이 있다는 것이고 그 실력이란 일반적으로 교과 학업 역량을 가리킨다.

 

[역량: 어떤 과업을 해낼 수 있는 능력]

 

학업 역량을 판단하는 객관적인 지표가 바로 고교 내신과 수능 성적이다. 수시 학생부 중심 전형 비율이 가장 높으며 교과 내신 성적이 기반이 된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이 40%이상으로 증가하였고, 학생부 중심 전형의 경우에도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적용되어 수능의 중요성도 더욱 확대되었다. 물론 수시 전형의 학생부 종합 전형은 내신 등급 만으로 합불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원 대학의 범위와 수준을 결정하며 논술도 어느 정도의 학업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 마디로 학업 역량이 가장 중요하며 학업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먼저 공부가 되어야 한다.

 

 

 

2. 자기주도성과 공부하는 힘

 

중학교와 고등학교 공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과목 수도 많을 뿐더러 학습 양도 방대하고 내용도 어렵다. 많은 양의 어려운 학업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힘이 필요하다. 부모님이 시켜서 내지는 벼락치기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공부가 아니다. 자신의 의지로 혼자 공부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기주도성이 필수적이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암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호기심을 가지고 추가 정보를 찾아보며 지식을 확장하고 심화해 나갈 수 있는 탐구 역량을 키울 때에도 자기주도성이 필요하다. 자기주도성을 바탕으로 교과 수업이나 다양한 활동에 충실히 참여하다 보면 그 과정과 결과들이 학생부에 기록되고 입시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슬기로운 고교 생활과 입시 성공을 위해서는 자기주도성을 바탕으로 공부하는 힘이 필요하다. 

 

공부하는 힘은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비롯된다.

 

 

 

 

3. 공부 힘을 기르기 위한 네 가지 조건

 

1) 환경 관리와 건강 관리

안정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책상 정리부터 하자. 책상 위가 어수선하고 주변이 어질러져 있으면 주의가 분산 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쉽다. 그리고 고3 입시까지 긴 레이스를 버티기 위해서는 지구력이 필요하며 충분한 운동과 영양 섭취, 수분 보충, 수면 관리를 통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도록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2) 내적 관리

의지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갈 되게 마련이다. 의지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목표 의식이 있어야 한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 낼 때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며, 작은 성취가 모여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할 수 있다는 자기 긍정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성적 향상과 입시에 대한 불안감은 불확실성에서 온다. 미래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그 불확실성을 견뎌내야 한다.

‘부정적인 사람은 한 게 없고 긍정적인 사람은 한계가 없다. 한계라고 느낄 때 한 개를 더해야 성장한다.’

 

3) 시간 관리

자기 관리의 핵심은 시간 관리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해야 할 일도 많아지고 시간에 쫓기게 된다. 시간 관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고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자칫 무방비 상태로 2,3개월을 허비하고 올빼미 생활을 하다가는 신학기 시작 이후 적응에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학습 플래너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작심삼일이 문제라면 3일 간격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도 괜찮다.

‘꿈에 날짜를 붙이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쪼개면 계획이 되고, 계획을 따르면 그 꿈이 이루어진다.’

 

또한 학습을 방해하는 소위 ‘시간 도둑’을 잡아야 한다. 중고생들의 대표적인 시간 도둑은 핸드폰(혹은 스마트 패드)과 게임, 잠이다. 핸드폰은 학습 용도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유튜브 알고리즘의 세계나 넷플릭스의 무궁무진한 콘텐츠에 빠져들면 헤어나기가 어렵다. 쉴 새 없이 울려 대는 깨톡 소리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따라서 계획된 학습 시간 동안 핸드폰을 멀리하거나 부모님과 협의하여 사용 시간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4) 학습 관리

공부의 왕도는 없다고 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학습법이 최선이다. 하지만 일반화된 몇 가지 원칙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양치기 : 절대적인 학습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인내와 지구력을 기르고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자기한테 맞는 학습법을 찾기 위해서도 양치기가 전제 되어야 한다.

 

이해-암기-적용 : 요령에는 한계가 있다. 학습의 기본은 암기이다. 다만 무조건적인 암기가 아니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다양한 문제 풀이를 통해 적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메타인지 학습 :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학습이다. 따라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구별해 낼 줄 알아야 한다. 강의를 듣기 전에 예습을 통해 애매하거나 모르는 내용에 표시를 해 두면 강의 포인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시험을 보고 난 후 오답 노트를 활용해 틀린 문제나 찍어서 맞춘 문제를 따로 정리하여 완벽하게 알고 가야 한다.

 

복습의 중요성 : 에빙하우스 망각 곡선에 의하면 10분 후 망각이 시작되어 2주가 지나면 학습 내용의 10%만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따라서 주기적인 복습이 중요하다. 단순한 읽기 보다는 듣고 말하고 행동하고 가르치는 경험을 통해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분산 학습 : 과목이나 범위를 몰아서 하기 보다는 일정량을 나누어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4. 우선 순위 학습 전략

 

1) 영어의 벽을 넘어라

중학교와 다르게 학습 장벽을 가장 크게 느끼는 교과가 영어이다. 어휘의 수준이 높아지고, 문장과 지문의 길이가 길어져서 독해가 되지 않는다. 내용도 추상적이고 어려워서 해석이 되어도 이해가 안 된다. 본문을 외우고 주요 문법 사항만 익히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던 중학교와는 다르게 독해에 필요한 기본 문법과 구문에 대한 지식, 어휘의 다양한 쓰임새를 알지 못하면 좋은 점수를 받기가 어렵다. 수능 영어가 절대 평가이므로 쉽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고난도 10문제는 미국 고등학교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한 해당 연도의 난이도에 따라 1등급 비율이 상대 평가 비율 수준으로 나오기도 한다. 5년 간의 수능 1,2등급 비율은 다음과 같다.

 

정시에서는 영어 등급이 환산점으로 반영되기도 하고 총점에서 가산되거나 감점으로 활용되는 데 다른 영역에 비하면 영향력이 크지 않다. 하지만 미세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입시에서는 영어의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수시에서는 최저 학력 기준으로 반영되는데 전략적으로 수능 최저를 맞추기 위해서는 영어에서 안정적인 등급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절대적인 영어 실력을 갖춰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 시기부터 영어 학습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영어Ⅰ,Ⅱ 과목이 출제 범위로 되어 있긴 하지만 사실상의 의미는 없으며 수능 영어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수준에 도달하고 나면 다른 과목의 학습에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

영어 학습의 핵심은 어휘이다. 국가 교육과정에 제시된 영어과 기본 어휘 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코퍼스 분석에 따르면 매년 수능에 출제되는 어휘 수는 대략 1,500여 개 남짓이지만 누적 어휘 수를 고려하면 수능 고득점을 위해서는 5000단어 이상은 알아야 한다. 따라서 중학교 과정의 어휘를 먼저 마스터하고 나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어휘집을 골라서 학습해야 한다. 단어와 우리말 뜻만 기계적으로 암기해서는 안 되고 유의어와 반의어, 파생어 등의 다양한 어휘의 활용 사례까지 학습해야 한다. 좋은 예문들이 함께 제시된 단어장이 좋다. 이왕이면 학력 평가나 수능에 출제되었던 문장이 예문으로 구성된 어휘집을 추천한다. 어휘 학습과 함께 문법과 독해, 듣기 학습도 병행해야 한다. 기초가 부족하다면 EBS를 비롯한 인터넷 강의의 영역별 개념 학습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2) 선행보다는 복습, 기본과 개념에 충실

교육 과정상 문과/이과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등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 졌으며, 수능에서 25%의 비율로 출제되는 선택 과목(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에 따른 유불리와 이과 성향의 수험생들이 인문 계열 학과로의 교차 지원이 현실화 되면서 수학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공 계열의 경우 수학의 반영 비율이 높아서 수학 성적이 좋으면 당연히 유리하고, 통상적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인문 계열 학생들의 경우도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을 내면서 선행 학습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고1 과정을 넘어 수Ⅰ, 수Ⅱ까지, 심지어 미적분을 포함하여 수학 전 과목을 훑는 경우도 있다. 선택 과목보다는 75%의 비중으로 출제되는 수Ⅰ, 수Ⅱ 과목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인문 계열 학생의 경우 무리하게 어려운 과정보다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여 완벽하게 학습하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일단 너무 멀리 보기보다는 고1 과정부터 충실히 해야 한다. 그리고 고1 과정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과정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교육 과정상 중학교 1~3년간 학습한 기본 개념과 내용들이 고교 수학 전 과정에 걸쳐서 응용되고 심화된 형태로 재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남들 다 하니까 수박 겉핥기로 진도 빼기에 급급해하기 보다 중학교 전 과정을 완벽하게 복습하여 기본을 다지는 게 더욱 중요하다. 물론 선행 학습을 소화하고 심화 학습까지 가능한 학습 능력이 뛰어난 학생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습을 하면 된다.

 

3) 기출문제 풀이를 통한 연습과 실전

실력이 있으면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잘 하는 것과 시험을 잘 보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 간에 편차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시험의 속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시험의 유형을 파악하고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실제로 공부만 계속 하는 것보다 시험을 통해 연습을 병행한 경우가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어 더욱 오래 기억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개념 학습이 더욱 중요하지만 문제 풀이를 통한 연습을 병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최소 3개년치의 3월 학력평가 기출 문제 풀이를 통해 수능 유형을 익혀야 한다. 중3 과정이 출제 범위이므로 현재 자신의 학력 수준을 점검하고, 피드백을 통해 학습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또한 고교 첫 시험의 목표 점수를 설정해 보면서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다.

 

 

#교육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