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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배우면 평생 써먹는 읽기전략 – SQ4R (1)
리로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대단한 독서가이다.
1909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물리화학자 오스트발트는 일찍이 ‘위인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를 조사하여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일이고 두 번째는 독서였다. 독서가 위인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 조건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독서습관 中, 시미즈 가쓰요시 외 지음, 2004>
위인전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계발서를 읽다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별로 놀라울 것 없는 이야기죠? 독서가 중요한 것은 알겠는데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잘 알려주지 않습니다.
물론 재미로 읽는 소설책, 만화책, 정보성으로 읽는 뉴스기사 등은 전략까지 사용해서 읽을 필요는 없죠. 읽기 전략이 필요한 책은 교과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들입니다.
고등학교만 가도 교과서 내용이 한결 복잡해집니다. 수학은 중학교 때 배운 개별적 개념이 통합되어 나오고, 사회, 과학도 중학교에 비해 수준이 높아지며, 국어 비문학은 지문이 길어 마지막 문단을 읽다보면 앞 문단은 기억이 나지 않기 일쑤죠. 그래서 이번 장에서는 교과서를 읽을 때 필요한 ‘SQ4R'이라는 읽기전략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1946년, 미국의 심리학자 F.P로빈슨(Robinsom, F.P)은 <효과적 공부법(Effective Study)> 이라는 책에서 ‘SQ3R'이라는 읽기방법을 처음 소개합니다. 그 후 교육계에 큰 파장을 몰고 왔고,
2016년 우리나라에도 <공부를 위한 읽기는 따로 있다>라는 책으로 출간되었지만 그 전부터 널리 알려진 읽기 방법이었습니다.
SQ3R은 1. 훓어보기(Survey) 2. Question(질문하기) 3.Read(읽기) 4.Recite(떠올리기) 5. Review(복습하기)의 앞 글자를 조합하여 만든 명칭입니다.
그런데 제가 소개해드릴 SQ4R은 Relate(연결하기)라는 단계가 하나 더 추가됩니다.
SQ4R은 6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읽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숙련되기까지도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읽고 난 후엔 정확히 이해할 수 있고, 오랫동안 장기기억에 남길 수 있기에 교과서를 읽거나 전문서적을 읽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Survey(훑어보기)
훑어보기는 글을 자세히 읽기 전의 단계입니다. 공부할 내용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단계죠. 말 그대로 스윽 한번 가벼운 마음으로 훓어 보는 것입니다.
어떤 글이든 ‘뼈대’부터 세우고, 살을 붙이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글을 읽기 전에 구조를 먼저 파악하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목차를 먼저 살펴보고, 대제목, 중제목, 소제목도 확인합니다. 그리고 학습목표도 보면서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알아보는 것이죠. 굵은 글씨로 쓰여있는 핵심어도 보고, 지도, 그림, 도표도 한번 살펴봅니다. 훓어보기의 시간은 1분 이상 걸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2. Question(질문하기)
전체적으로 한번 훑어보았다면 이제 읽을 차례입니다.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만들면서 읽습니다.
질문을 만들어 보는 이유는 공부할 내용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능동적인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질문하면서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갑자기 해보라 요구한다고 해서 바로 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럴때는 질문을 어떻게 만들면 되는지 알려주시거나 시범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가장 쉬운 질문 만들기는 소단원이나 소제목을 질문으로 바꿔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역사 과목의 <역사의 의미와 역사 학습의 목적>이란 단원을 공부한다고 했을 때. ‘역사란 무엇이지?’,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 차이점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주제를 살펴보면 ‘역사란 무엇일까?’라고 되어있습니다. 우리나라 교과서는 교과서 저자들이 이미 질문하기를 적용하였기에 질문형태의 소주제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만들어 가면서 읽으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기에 자연히 집중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주의할 점은 질문을 만드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소제목과 내용 중 핵심이 되는 단어들을 질문으로 바꿔보는 식으로 질문은 순간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본문을 읽어보며 어떤 질문들을 만들 수 있을지 한번 연습해보세요.
3. Read(읽기)
질문하기까지 마쳤다면 이제는 본문을 본격적으로 읽는 단계입니다. ‘역사란 무엇일까?’라는 소제목에 해당되는 문단을 끝까지 읽는 것입니다. 이때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었던 질문에 답을 찾으며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줄 한줄 적극적으로 답을 찾으며 읽어야 합니다. 한 번에 많은 분량을 읽지 말고, 소제목에 해당하는 분량 정도만 읽습니다.
4. Recite(떠올리기)
‘역사란 무엇일까?’에 해당되는 문단을 끝까지 읽으셨나요? 그럼 이제 잠시 책에서 눈을 떼고, 자신이 만들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떠올려 봅니다.
소제목에 해당하는 내용만 읽었기 때문에 교과서에는 글이 많이 없으므로 최대 2~3페이지 정도 밖에 안 되는 분량일 것입니다.
떠올리기할 때 주의사항은 자신의 말로 표현해야 하고, 예도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교과서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읽었던 부분을 다시 훑어봅니다.
기억을 떠올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노트에 핵심 구절만 적으며 요점 정리를 해보는 것입니다.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억을 더듬어 가며 자신이 이해한 언어로 다음의 예시처럼 아주 간략하게 적어야 합니다.
예시 내용을 살펴보면 ‘사료를 절대적으로 믿어선 안됨, 철저히 검증해야 함’이라는 구절은 학생의 말로 정리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들여쓰기를 하면 요점이 눈에 쉽게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공부를 위한 읽기는 따로 있다>에서 로빈슨은 떠올리기를 하며 요점 노트를 쓸 때 다음과 같은 3가지 주의사항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① 소제목에 해당하는 단원을 다 읽기 전에는 노트 작성을 해서는 안된다. ② 노트는 기억을 더듬어 작성해야지, 책을 보고 베껴서는 안된다. ③ 노트는 학생 자신의 언어로 작성하되, 한 단어나 한 구절 정도로 간결해야 한다. |
그래서 로빈슨은 요점노트에는 ‘단서 단어’와 ‘구절’들만 적어야 노트가 간결해져 나중에 복습할 때에도 보기가 쉽다고 설명합니다.
교과서는 한 문장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어떤 책을 읽을 때 보다 천천히, 자세히, 집중해서 읽어야 합니다. 적당한 분량의 밥을 한 숟가락씩만 뜨고 꼭꼭 씹어서 읽고 떠올리기까지 하는 단계까지만 제대로 꾸준히 한다 해도 성적은 무조건 올라갈 것입니다.
#교육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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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