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핵심전략 - 기억하기 1) 뇌의 기억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

2024.04.30 589명이 봤어요

공부의 핵심전략 - 기억하기 

1) 뇌의 기억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


리로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지금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창문 밖으로 수많은 간판들이 지나쳐갑니다. 누군가가 그 간판들에 쓰여있던 상호명을 다 기억해보라고 한다면 대답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일상생활 중에 수많은 정보들이 뇌 속으로 들어옵니다. 그러나 모든 정보들이 기억되는 것은 아니죠.

    이 과정은 기억 모델에 따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기억의 단계를 이해해야 우리 아이가 그동안 공부는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왜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았는지 알게 됩니다. 공부란 결국 외부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뇌가 기억을 어떻게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지 그 단계를 충실히 따라야 공부도 잘하게 되는 것이죠.

 

 

 

1. 기억의 3가지 저장소

 

 

 

<애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델, Atkinson & Shiffrin model>

 

    인지심리학자인 애킨슨과 쉬프린의 기억모델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에는 감각 기억, 단기 기억, 장기 기억이라는 3가지 저장소가 있다고 합니다. 이 기억 모델은 1960년대 후반 제시된 것으로 아주 고전적이지만 아직까지 기억에 관한 연구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의 자극은 먼저 감각 기억으로 지각됩니다. 그중 주의를 기울인 정보는 단기기억으로 가게 되며, 단기기억에서 기억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들을 사용하면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는 것이죠.

 

# 감각 기억(sensory momory)

    감각 기억은 오감을 통해 입력된 정보를 잠시 동안 저장하는 장소입니다. 감각 기억의 정보처리 용량은 무한대 이지만 지속 시간은 1초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바다에 놀러가 밤에 불꽃놀이를 할 때 불꽃의 잔상으로 쓰인 글씨를 볼 수 있는 이유는 시각에 들어온 감각기억 때문인데 이 정보는 아주 짧게 지속됩니다. 그래서 감각 기억에 들어온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정보는 금방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 단기 기억(short-term memory, STM)

    단기 기억은 감각 기억과 달리 제한된 용량을 가지고 있고, 감각 기억에서 주의 집중을 받은 일부 정보가 단기기억으로 넘어 오게 됩니다.

최근에는 단기기억을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이라는 개념으로 대체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작업 기억은 단기 기억과 거의 같은 의미지만 단기 기억이 단순 저장고 개념이라면 작업 기억은 정보를 저장하기 위한 역동적인 작업이 포함된 기억의 개념입니다.

작업 기억의 지속시간은 평균적으로 3~5, 길어야 30초 이내이고, 통상 작업 기억에서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용량은 7개 내외(7+-2) 입니다.

작업 기억의 용량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연구는 조지 밀러(George A.Miller)라는 심리학자에 의해 수행되었는데요, ‘The magical number seven, plus or minus two'라는 재미있는 제목을 갖고 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작업 기억 용량은 약 5~9개 사이라는 것이죠.

‘293089341934...’과 같은 긴 숫자를 제시하고, 즉시 기억해서 말해 보라고 하면 대개 첫 머리의 일곱 자 내외를 정확히 기억하지만 나머지는 잘 기억해 내지 못합니다. 작업 기억의 용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잊혀 지게 됩니다.

 

    밀러의 연구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기억해 놓아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청킹(Chunking)을 통해 기억 용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청킹이란 정보들을 구획화하여 덩어리로 나누는 것을 뜻합니다. 293089341934이라는 12개의 숫자를 2930, 8934, 1934이라는 세 개의 덩어리로 나누는 것이 바로 청킹입니다. 12개의 숫자를 무작정 외우려고 하면 단기 기억 용량인 5~9개를 초과하지만 덩어리로 묶으면 3개의 용량만 차지하므로 훨씬 더 많이 암기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작업 기억에서는 청킹 뿐 아니라 반복 시연, 조직화, 정교화 등의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여 작업 기억의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넘기게 됩니다.

 

# 장기 기억(long-term memory, LTM)

    장기 기억은 단기 기억을 거쳐 들어온 정보가 오랜 시간동안 저장되는 곳입니다. 장기 기억은 사실상 용량과 지속 시간이 무한에 가까울 것이라고 보는 연구자들이 많습니다.

장기 기억의 유형에는 서술이 가능하지 않은 기억(이미 몸으로 체화시켜 알고 있는 것, ) 자전거 타기, 악기 연주하기)과 같은 절차적 기억이 있고, 서술이 가능한 기억이 있습니다.

 

    서술이 가능한 기억은 다시 일화 기억과 의미 기억으로 나누어집니다. 일화 기억이란 개인이 경험하는 각 종 사건들, 일화에 대한 기억으로 어제 저녁에 무엇을 먹었는지, 작년 여름 휴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처럼 개인적 사건의 기억이 그 예입니다.

 

 

 

 

장기기억의 기억 유형 (Tulving, 1972)

 

    의미 기억은 각종 어휘, 언어적 개념들, 일반 상식 등에 대한 지식입니다. 예를 들어 이순신이 누구인지를 기억해낼 때 거북선, 난중일기 같은 이미 저장되어 있는 의미 기억을 사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내가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 배경 지식이 많다면 새로운 개념과 연결 지을 수 있는 재료들이 많기에 기억은 사전지식과 비례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공부법 책이든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 중 하나가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만큼 배경 지식을 많이 쌓을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죠.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역사, 인문, 과학, 예술 등의 대한 배경지식이 이미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그럼 어떤 새로운 개념이 들어와도 그 개념과 연결 지을 수 있는 재료들이 풍부하기에 바로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죠.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가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뇌가 기억을 어떤 과정으로 하고 있는지 단계를 잘 이해했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기억'하면 좋은지에 대해 알아볼 차례입니다.

뇌는 원래 기존에 지식에서 결합하여 기억하는 것을 좋아하고(정교화전략), 덩어리로 같은 것끼리 묶어서 기억하는 것도 좋아하며(청킹), '반복'적으로 기억하는 것(시연)을 좋아합니다.

이 과정을 모두 '부호화'라고 하며 부호화란 '정보를 기억나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장기기억으로 간 정보들은 필요한 상황에 '인출'되어 다시 단기기억으로 넘어와야 하는 것이죠.

 

 

저장한 정보를 필요한 때에 불러오지 못한다면 기억의 의미와 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단기기억 단계와 장기기억 단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학습전략이 될 것입니다

 

 

 

#교육일반